요즘 뜬금 없이 떠오른 책이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이다. 이것을 읽은 것은 벌써 오래 전인데, 중학생 때인지, 고등학생 때인지, 대학생 때인지 아무튼~~ 선생님? 교수님께서 어른이 되면 꼭 읽어보라고 하셨다. 으잉? 그럼 중딩 때나 고딩 때인 듯. ㅋㅋㅋㅋㅋ 쓰면서 기억난.. ㅋㅋㅋ
처음 이 책에 들었던 때가 청소년기였고, 두 번째로 또 들었던 게 아마 대학생 때였던 것 같다. 청소년기 때 들었을 땐 제목이 웃겨서 기억이 되었던 듯. 대학생 때 한 번 또 듣자 호기심에 읽어보았던 것으로 지금 기억이 난다.
그때도 지금 생각하면 어렸던 때라 읽으면서도 그렇게 큰 공감을 느끼지는 못했던 것 같다. 그저 "그래, 남자와 여자의 차이가 확실히 있지. 이것을 이해하란 말인가? 남자는 동굴에 들어가는데 그걸 싫어하지 말란 거군."이라고 느꼈던 것으로 기억한다. 머 따지면 맥락은 제대로 짚은 것 같지만 그걸 실제로 지금까지 살면서 머리와 가슴 모두 이해하진 못했던 듯.
그런데 요즘 내가 이 동굴에 들어간다는 표현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어서 이 책이 유난히 생각이 났다. 책에서는 남자가 동굴에 들어간다고 표현했지만, 여자도 같다고 본다. 남자와 여자의 차이가 있지만, 그것에서도 각각 다 다르기 때문에 동굴에 들어가는 여자도 있지 않을까? 내가 그런 케이스고.
분명 20대, 어렸을 적에는 그렇지 않았던 것 같은데 나이가 들면서 나 역시 감정을 다스리거나 피로를 풀고자 오롯이 혼자만 있고 싶어 하는 그런 동굴에 들어 간다.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다가 최근에야 인지를 했던 것.
또한, 최근에 남성 혐오니 여성 혐오니 하면서 사이트에서 서로 헐뜯는 그런 양상이 두드러지는 것 같기에 더욱 이 책이 필요한 것 같기도 했다.
이 책은 미국에서 1992년에 발간되었는데, 미국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였고. 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인정하고 그것을 받아 들이려 노력해야 한다는 게 궁극적인 내용이다. 제목과도 일맥상통하는 이야기. 남자는 화성에서 왔고, 여자는 금성에서 왔기에 본래 서로 언어가 다르고 가치관도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물론 비유적인 표현이지만, 이 비유가 아주 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화성 남자와 금성 여자가 서로 사랑하고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배려해야 한다는 것.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별에서 온 사람처럼 자신과 다르다는 것을 기억한다면 그들을 변화시키려고 애쓰거나 맞서려고 하는 대신 그 차이를 편하게 받아들이고 더불어 잘 지낼 수 있을 거라는 것.
화성남자와 금성여자의 가장 큰 차이는 남자는 목표 지향적이고 여자는 관계 지향적이라는 점이다. 남자는 관계를 희생하면서 목표를 위한 성공과 능력에 집착하고 여자는 성공이나 능력 등의 목표보다는 사람과의 관계를 중요시한다는 것. 거기에서 안락함과 행복을 느낀다고 책에서는 표현했는데 요새는 꼭 굳이 그렇지 않은 것도 같지만 어쨌거나~~
남자가 동굴에 들어가는 이유가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을 때나 심각한 고민이 있어서 평소와 달리 말수가 없거나 관심을 끊고 오직 그 문제에만 몰두하여 스스로 해결책을 모색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상태를 동굴에 들어간다고 표현한 것. 그런데 여자는 스트레스가 심하면 누군가와 끊임없이 대화를 주고 받으며,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며 관계를 돈독히 한다는 것이다. 이 다른 점 때문에 여자는 남자를 이해하지 못하고 사랑하지 않는다고 오해를 하고, 그럴수록 남자는 더욱 깊이 동굴에 들어간다는 것.
여자는 이런 남자의 모습(동굴에 들어가는 것)을 이해하고, 스스로 동굴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기다리고 지켜봐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책에서 밝히는 남녀의 차이는
1. 남자는 누군가가 자기를 필요로 한다고 느낄 때 힘이 솟구치고, 여자는 누군가가 자기를 사랑하고 있다고 느낄 때 마음이 움직인다.
2. 여자가 단지 남자의 공감을 얻기 위해 이야기를 할 때 남자는 여자가 그 문제를 해결해 주기를 바란다고 생각하고 해결책을 계속 제시한다. 또 여자는 천성적으로 남자를 좀더 낫게 변화시키려 하지만 능력을 인정받고 싶은 남자는 이를 모욕으로 받아들여 싸움이 시작된다.
3. 남자가 원하는 사랑은 주로 신뢰해 주고 인정해 주고 감사하는 그런 종류의 사랑인데 비해, 여자는 관심을 기울여주고 이해해주고 존중해주는 사랑을 필요로 한다.
4. 남자들은 항상 자기가 옳은 것처럼 행동함으로써 여자의 감정 따위는 무시해 버리려는 경향이 있는가 하면, 여자들은 상대에게 이의를 제기하는 대신 자기도 모르게 불만이나 비난을 표시함으로써 남자의 방어심리를 자극한다.
5. 여자의 사랑은 마치 파도처럼 오르내림을 반복한다. 이러한 급격한 감정의 변화는 남자로 하여금 상대에 대한 감정의 혼란과 함께 실망감을 가중시킨다.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여자는 남자의 지속적인 사랑과 관심을 필요로 한다.
등등등...
결국 책에서는 같은 이야기들이 반복하는 양상인데, 결론은 하나다.
바로 책의 제목이 말해주는 것. 화성과 금성에서 온 사람들이기에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배려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것. 요즘 우리가 다시 되새겨봐야 할 내용인 것 같다.
아, 그리고 여자도 동굴에 들어간다는 걸 남자들도, 같은 여자들도 이해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같은 금성인들끼리도 솔직히 각기 다른데, 아예 다른 별인 화성에서 온 남자들은 정말 많이 다르지 않을까?
사랑하니까,좋아하니까라는 말로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나와 같아야 해!라고 하다보면 그게 바로 싸움의 근본 원인이 되는 것 같다.
너와 난 다르니까 그것을 이해하도록 노력할게. 너는 원래 그런 사람이니까 내가 이해할게. 등등의 말을 하자.
단, 다름과 나쁜 것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나쁜 것까지 이해하면 안 될 듯~!!
제목
화성금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