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 TV 홈페이지에서 이미지 발췌
(안타깝게도 지금은 방송하고 있지 않다)
추석이나 설 같은 명절 연휴를 기다리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학교든 회사든 나가지 않는 빨.간.날, 바로 공휴일이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고,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다는 점. 어렸을 적에는 이것 외에는 거의 없었다. 그래서 신났다.
어른이 된 후에도 거의 비슷했다. 점점 명절이 쉰다는 것, 그 하나가 가장 좋은 점이 된다는 것으로 바뀌는 것 외에는. 보다 더 나이가 들면, 맛있는 음식이든 영화든 애니메이션이든 관심 밖이 된다. 그저 덜 일하고 푹 쉬기만을 바란다. 명절이 쉬는 날이 아니라 일하는 날이 되어, 더 간절히 '쉰다'에 초점이 맞춰진다. 빨리 끝내고 쉬고 싶다,라는 생각만이 머릿속에 가득가득해진다.
그런 이유로 명절 때 특선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방영 시간 챙겨가며 본 지가 까마득한 옛날인 것 같은데, 올해는 애니메이션 자체를 방송하지 않아서 놀랐다. 한 번 찾아봤더니 깜짝 놀란... ㅋㅋㅋ 애니메이션을 볼 연령대가 더는 TV를 보지 않는다는 반증인 건가? 하는 생각도 들면서 정말 놀랐다.
국산 애니메이션도 검색해봤더니, 생각보다 너무 없어서 또 놀랐다. 아마 검색으로 전부 나온 건 아니겠지만, 국내 애니메이션의 앞날이 더욱 암울한 것 같아 서글펐다. 물론 뽀로로나 타요 같은 아주 어린 아이들용 애니메이션은 그래도 선전하는 것 같은데, 그 위의 연령층을 위한 애니메이션은 전무한 것 같아 너무 아쉽다. 어렸을 때 본 만화를 공유하는 것, 그로부터 새로운 즐거움을 얻는 것도 문화인데 그런 공유 문화가(국산 애니메이션을 기준으로 볼 때...) 지금 학생들에게는 무엇일지 궁금하다. 국산 외의 애니메이션도 많으니 그것을 공유하려나? 조금 애석하다.
우야둥둥, 내가 어렸을 적에 본 국내 애니메이션들을 생각하다가 '두치와 뿌꾸'가 번뜩 기억났다. '두치와 뿌꾸'는 순수 창작 애니메이션은 아니다. 만화를 바탕으로 만든 것으로, 대원미디어에서 제작해 1996년에 KBS에서 방영했다. 총 26화로 방영 때 이런 스타일의 애니메이션도 있구나,하면서 즐겨보았던 것 같다. 결말은 기억나지 않지만. ㅋㅋ
이 애니메이션을 어린 나이에 보고 신기해했던 건, 당시에 보던(1996년 이전 방송 애니메이션들) 애니메이션과는 느낌이 너무 달랐다. 벌써 20년이 훌쩍 넘은 애니메이션이 된 '두치와 뿌꾸'는 마치 좀 오버하면 '몬스터 호텔'의 전작 느낌 같달까? 괴물들이 중심으로 나오는 애니메이션은 '두치와 뿌꾸'가 처음이었던 것.
두치는 초등학교 4학년으로 작은 키지만 농구도 잘하고 격투기에도 능한 소년이다. 이 두치는 우연히 알게 된 괴물 사총사를 도와 모험을 하는 내용이다. 괴물 사총사는 인간이 되고 싶은 괴물 큐라(드라큘라)와 미라, 리노(늑대인간), 몬스(프랑켄슈타인)를 두치와 뿌꾸(두치의 친구이자 애견. 말을 할 줄 알며, 두치와 매번 싸우지만, 위험할 땐 목숨 걸고 돕는 충견이다. 옆집의 코코와 사귄다. ㅋㅋ)가 도와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이 재미를 준다.
두치와 뿌꾸가 지키고자 하는 괴물 4총사를 이용하여 세계를 지배하고자 하는 마빈 박사가 바로 악당이다. 마빈 박사는 세계를 지배할 궁리만 하는 박사로, 시간을 넘나들며 큐라, 미라, 리노, 몬스를 인간이 될 수 있다며 유혹해 호리병에 1,000년을 가두고자 한다. 호리병에 갇힌 큐라, 미라, 리노, 몬스는 1,000년 째에 초능력자가 되고, 마빈 박사는 이들을 이용하여 세계를 지배하고자 하는 것.
그러나 999년째에 두치가 사는 마을을 지나다가 호리병을 떨어뜨렸고, 이것을 두치가 열어서 마빈 박사의 계획은 실패한다. 덕분에 괴물 사총사는 자유를 얻게 되었고. 마빈 박사는 이후 두치 일행을 계속 감시하며 괴물 사총사를 다시 붙잡을 궁리를 하지만 항상 실패한다. 마지막에는 감옥에 갇힌다.
다시 보고 싶다. 과연 마지막에 괴물사총사가 그렇게 바라던 인간이 되었을까, 궁금하다. 사실 '두치와 뿌꾸'는 정말 단편단편으로만 기억이 나서 다시 봐도 처음 보는 애니메이션 느낌일 것 같다. ㅋㅋㅋ 신기하게 재미있었다거나 재미없었다거나 하는 사실 조차 기억이 나지 않는다. 분명 처음부터 끝까지는 아니더라도 보긴 봤는데. 다른 방송사 애니메이션과 시간이 겹쳐서 이 애니메이션을 주로 보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하고. ㅎㅎㅎ;
그래도 1990년대가 국산 애니메이션의 꽃이 아니었나 싶다. 만화를 기반으로 했건, 순수 창작물이건 지금보다는 많이 제작되어 방영했던 것 같다.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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