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제목이 영웅이다. 영웅? 우리나라의 영웅이라면 누구?하면서 선뜻 그 누군가가 쉽게 떠오르지 않는 게 사실이다. 희한한 일이다. 이순신 장군을 그렇게 좋아하고, 이순신 장군을 위대한 위인이라 칭송하면서도 영웅이라는 단어에는 쉽게 떠올리지 못하는 것은... 나에게 영웅이란 뜻은 이상하게 작용하나보다.
영웅 :
1) 사회의 이상적 가치를 실현하거나 그 가치를 대표할 만한 사람. 지혜와 용기가 뛰어나 대중을 이끌고 세상을 경륜할 만한 인물을 이른다.
2) 어떤 분야에서 보통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을 이루어 대중으로부터 열광적으로 사랑받는 사람.
영웅이란 말의 사전적 의미는 저렇다. 사전적 의미와 비~~슷하게 대략적으로 알고 있긴 하나, 왠지 영웅이란 말에는 한시적인 느낌이 난다.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이상하지만. 왠지 저 영웅이란 단어에는 우리나라와는 안 맞는 느낌이 든달까?
어쨌든 뮤지컬 영웅의 주인공은 바로 안중근 의사다. 일제강점기 때(일제시대 아니다)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애쓴 영웅, 사전적 의미의 영웅 그대로도 딱 부합한다.
여기서 잠깐, 의사는 뭐고 열사는 뭐냐라고 물으신다면~
열사는 나라를 위하여 절의를 굳게 지키며, 충성을 다해 싸운 사람, 의사는 의협심이 있고 절의를 지키는 사람이라고 사전에는 명시되어 있다.
도대체 뭔 말이냐고? 음~ 한 마디로 의사는 나라와 민족을 위해 싸우다가 의롭게 죽은 사람으로, 무력적인 행동을 통해 공을 이루고 자신의 의로움을 보인 사람이고, 열사는 나라와 민족을 위해 저항하다가 의롭게 죽은 사람으로, 맨몸으로 싸우다 죽은 사람 또는 직접적인 행동을 하진 않아도 권력에 굴하지 않고 절의를 굳게 지키는 사람이나 공을 이루지 못한 사람을 말한다고 한다.
이렇게 쓰는 나도 잘 모르겠다. 에라~ 모르겠다~~ ㅋㅋㅋ 머 쉽게 말해서 안중근 의사, 윤봉길 의사, 유관순 열사, 이봉창 열사 등으로 나누어서 부르는 예로 조금은 이해가 쉬울 것도 같다.
사실 나라를 위해서 모두 애쓴 분들로, 국가보훈처에서는 의사와 열사의 구분 없이 "독립유공자"나 순국선열, 애국지사로 구분한다고 한다. 그게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실제적으로 의사와 열사의 차이를 공을 이루고 못 이루고로 나눈다면 성과 패로 나누는 후대의 이런 인식에 똑같이 열심 대한 독립을 위해 애쓴 당시의 애국지사들은 억울하기도 할 듯~ 모두 대단한 위인들이지만 굳이 그런 식의 구분 자체가 말이다. ㅎㅎㅎ
이야기가 갑자기 너무 좀 다른 식으로 빠진 듯 한데~~ 뮤지컬 영웅은 안중근 애국지사(나는 이렇게 표현하겠다!)의 이야기를 다룬다. 안중근 애국지사(아~ 의사라고만 어렸을 적부터 부르고 듣다가 다르게 쓰려니 익숙하지 않기도 하다!! ㅋㅋ)는 하얼빈 역에서 일제강점기의 우리 나라 통감(일본이 조선을 다스리기 위해 설치한 통감부의 장군. 한 마디로 조선을 통치하던 넘!) "이토 히로부미"를 총으로 쏴 죽인 영웅이다.
뮤지컬 영웅의 내용은 이렇다.
대한제국의 주권이(엄밀히 말해서 조선이 아니고 대한제국이다. 고종이 1897(고종 34)년에 정한 우리나라의 국호로, 국왕을 황제라 칭하고 연호를 광무라 하여, 우리나라가 자주독립국임을 국내외에 선포했다. 우리나라의 주권은 우리에게 있다고 널리 알린 의미 있는 국호이기도 한데, 일본에게 1910년 8월 29일에 강제로 합병되어 멸망한 것. 그리고 일본은 계속 조선이라 불렀다. 대한제국 자체를 인정해주지 않은 것. 그래서인지 1945년 광복 될 때까지 일제강점기의 식민 통치를 받았던 시기를 조선이라 부른다.) 일본에게 완전히 빼앗기기 전인 1909년. 갓 서른 살의 청년 안중근은 러시아 연주의 자작나무 숲에서 동지들과 단지동맹으로써 독립운동의 결의를 다진다. (단지동맹은 안중근과 함께 항일의 뜻을 같이 한 총 12명의 동지들이 조국을 구하기 위해 1909년 2월 결성한 것으로, 왼손 넷째 손가락을 끊어 피로서 태극기 앞면에 "대한독립"이란 글자를 쓰며 맹세했다. 이때 12명의 동지들은 각각 누구를 암살하기로 정하고, 하늘에 제사를 지냈다.)
명성황후 시해 때 어린 궁녀로서 그 참상을 목격해야 했던 설희는 김내관에게 독립운동에 투신할 뜻을 밝힌다. 황실의 비밀정보조직 제국익문사를 몰래 이끌고 있는 김내관은 안중근을 비롯한 제국의 문사 요원들에게 설희를 소개시킨다. 이렇게 해서 설희는 일본으로, 안중근은 다시 러시아로 먼 길을 떠난다.
한편, 일본 도쿄로 건너가 게이샤가 된 설희는 마침내 조선 초대통감직을 마치고 도쿄로 돌아와 있는 이토 히로부미의 눈에 들게 된다. 일본 정계의 막후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이토 히로부미에게 외무대신은 만주 하얼빈으로 가 러시아의 외무장관과 회담을 벌일 것을 청한다. 대륙진출의 오랜 꿈을 이루기 위해 노쇠한 몸을 이끌고 만주로 떠나는 이토. 그의 곁에는 "나미다"라는 이름의 게이샤 설희가 있다.
이토 히로부미의 만주행을 들은 안중근은 그를 암살하는 것만이 독립의 길임을 다짐하고 동지들과 거사를 준비한다. 그렇게 준비된 브라우닝 권총. 7발의 총알을 장전 후 하얼빈 역으로 대한독립을 다짐하고 먼 길을 떠나는데...
실제 단지동맹 이후 안중근은 연추에 집을 지어 살며 "대동공보"(1908년 6월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톡에서 교포단체인 한국굼닌회의 기관지로 창간한 러시아 주재 교민단체신문이다)의 탐방원이자 중간판매원으로 일하며 때를 기다렸다. 마침내 10월 26일 이토 히로부미를 살해하는 거사를 단행하였다. 일본에서는 그래서 안중근을 테러리스트라고 하는데, 자기들이 한 일은 모르고 반성 의식도 없는 머리에서나 나올만한 단어라 할 수 있다. 독일과 어쩜 그렇게 차이가 나는지... 대단한 나라다. -,.-
게다가 안중근 애국지사를 죽인 후 그 시신조차 찾지 못하도록 유기했다고 하니(안중근 애국지사의 유해는 아직까지 못 찾았다), 일본이란 나라에 다시 치가 떨린다.
당연히 뮤지컬 영웅에는 당시 실존하지 않았던, 창작된 인물도 나온다. 창작 뮤지컬이다보니 안중근의 실제 이야기에 팩트를 크게 뒤흔들지 않는 범위에서의 가상 이야기가 나오니 그런 점은 참고해서 보면 좋을 듯하다.
공연은 1월 19일부터 2월 2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진행된다. 과거를 모르면 미래를 알 수 없듯이, 우리나라에 이런 인물이 있었구나(단편적으로만 아는 안중근 애국지사의 이야기가 아니라)라고 조금은 더 깊게 알아도 좋지 않을까?
단순히 애국심 고취용의 내용은 싫어, 라는 사람들에게도 나쁘지 않은 내용이리라 본다.
제목
안중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