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라카미 하루키 팬이다.
그가 쓴 책이 나온다는 소식만으로도 가슴이 두근두근거릴 정도로.
세계적으로 이름이 널리 알려진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자신, 소설가라는 자신에 대해 쓴 책이 작년에 나왔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는 2015년 일본 발간 당시 초판 10만 부 중 약 90%를 일본 최대 서점 기노쿠니야에서 매입하여 유통해서 엄청난 화제가 된 책이기도 하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글 중, 소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여러 에세이가 있다. 정확하게는 확인하지 않았지만, 소설과 에세이의 비중이 그렇게 차이가 나지 않을 정도라고 느낄만큼 많은 에세이를 썼다.
이 책이 다른 에세이보다 특별할까? 우선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이름만으로도 그가 쓴 어떤 장르의 책이든 화제가 되기도 하고, 자신의 일, 소설가라는 자신에 대해, 소설가에 대해 쓴 내용이 엄청난 흥미를 준다. 그 자신이 유명한 소설가인데 그가 쓴 소설가라는 직업에 대해 쓴 에세이라니!
거기다 출판사가 의뢰해서거나 어느 잡지에 쓴 글도 아니고, 지금까지 살면서 자기가 틈틈히 써왔던 원고들을 모아 엮은 글이니 궁금할 밖에.
무라카미 하루키는 소설가를, 소설가라는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까?
우선 결론은 만약 소설가를 꿈꾸며, 무라카미 하루키와 같은 엄청난 명성을 얻는, 노벨문학상에 늘 거론되는 작가가 되기 위한 힌트를 얻기 위해 읽는다면 실망할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사람에 대해서 정말 몰랐구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가 쓴 에세이보다는 소설을 더 좋아했고, 에세이를 읽었어도 그 자신에 대한, 굉장히 깊이 있는 생각을 엿본 것은 이 책을 통해서였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은 수확은 잘못 알고 있었거나 몰랐던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내가 좋아하는 소설가에 대해서 조금 더 알 수 있었다는 것과(너무나 평범하지만, 또 평범하지 않은 그가 재미있었다) 그가 생각하는 소설가라는 직업에 대한 이해였다. 내 삶에 대한 반성도 겸해서.
어려운 말을 잔뜩 늘어놓으며 잘난 척하고 으스대는 글이 아니라 쉽게 읽히는, 가볍게 읽어도 좋을 만한 책이다. 소설가를 꿈꾸지 않아도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글이다.
그래서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는? 쉽지 않다는 것. 어떤 일이든 마찬가지겠지만, 오랜 세월동안 한 가지 일을 계속 한다는 것은 분명 쉽지 않다. 특히 글을 쓴다는 일은, 처음에는 쉽게 접근할 수 있으나 10년이고 20년이고 계속 이어서 하기가 쉽지 않은 직업이라고...
제목
소설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