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
제목부터 '선배와 그녀'라니~ '나'는 없는 거잖아! 그렇다면, 이거슨!! 주인공의 짝사랑 이야기련가? 음~~ 역시다. 그렇다! 이 만화는 짝사랑 만화다.
그렇지만 주인공이 짝사랑하는 상대와 잘 되는 순정만화 많이 봤잖아? 짜증나고 물 없이 고구마 먹고 목 막혀 켁켁거리는 그 답답함을 알면서도 보게 되잖아? 물론 주인공이 짝사랑하던 상대가 사실은 남주가 아니어서(남주는 따로 있는 상태에서 주인공 혼자 헛물켜는 만화도 있다) 그 짝사랑이 길지 않거나 혼자 하다가 뒤늦게 남주의 마음을 알게 되는(독자들은 그러나 다 아는!!!) 내용도 있다. 그건 그나마 낫다.
주인공이 중간에 훅~ 바뀌어서 엥? 넌 서브 남주잖아? 하던 애가 갑자기 남주의 자리를 꿰차고 여주와 해피엔딩이 되는 어이 없는, 진심 고구마 백만 개는 먹은 듯한 만화를 최근에 봤기에 그런 스타일의 만화만 아니면 고구마 몇 개 먹은 듯한 답답함이야~ 하는 마음의 여유까지 생겼다. 그 만화 덕분이라고 해야 할지!!!! ㅡ,.ㅡ (그 만화의 팬들도 많겠지만, 나도 팬이었다!! -,.-; 서브 남주와의 꽁냥꽁냥을 원하는 팬들이 더 많았나부다. 그 만화의 이름은 '한낮의 유성'. 몇 개 안 되는 내 인생 최악의 만화로 등극하셨다~ 남주가 답답한 인물로 그려지며 상대적으로 서브 남주가 남주로 등극하는 어이 없는 상황이 연출되었지만, 남주를 그렇게 그린 것은 작가잖아?!! 게다가 제목의 유성은 바로 여주가 남주를 볼 때마다 본 것이었다. 제목과 내용도 바보로 만들었어. 증오할 테얏!!! 머 결국 짝사랑한 여자 주인공과 이루어졌으니 서브 남주의 인생 역전인가? ㅡ,.ㅡ+)
쿨럭; 아무튼~ 이 만화는 짝사랑 만화다. 고구마를 얼마나 먹어야 할까, 기대와 두려움으로 보기 시작했지만, 다행스러웠던 것은 단 2권이라는 것! 짝사랑이란 것이 여실히 보이는 제목의 만화들은 다 보고 난 후 정신적인 피폐함이 크기 때문에 웬만하면 권수가 많지 않은 것들만 골라보려고 한다. 힐링하려다 피폐함만 안게 될 가능성이 높아서~ 요새 힐링이 필요해~
어쨌든!! 이런저런 이유로 봤고, 예상을 넘어서지 않고 여주가 남주를 짝사랑한다. 그런데 상당히 당차다!! 답답함이 가득가득 묻어나는, 보는 사람 마음까지 찡~해지는 짝사랑이라기 보다는 자신의 사랑이 들통났을 때는 그에 맞게 정직하게 직구로 고백한다. 게다가 자기가 좋아하는 짝사랑 상대, 선배가 짝사랑하는 졸업한 선배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그리고 완전 시원했던 부분, 선배의 그녀(여주인공에게도 선배다! 같은 학교, 같은 동아리를 나왔으니까~)에게 따귀를 날리는 장면. 으하하하하. 이렇게 시원한 짝사랑 여주인공을 아직까지 못 봤기에(순정만화에서) 놀라면서도 통쾌했다. 물론 바로 그 선배에게 따귀를 맞았지만. 서로 한 대씩 주고 받았다고 할까? ㅋㅋㅋㅋ
남주
선배가 좋아하는 그 선배(편의상 여자 선배라고 하겠다!)도 상당히 멋있다. 여주인공의 마음을 알고는 자신의 태도를 후배(남주)에게 명확히 하려 한다. 그것을 남주가 받아들이지 못하고 상처 받고, 그 모습에 여주도 상처 받고~
그러다 남주의 졸업이 오고(여주는 1학년, 남주는 3학년이었다~), 여주는 남주를 다신 안 보기로 결심한 채 졸업식날. 여주가 그런 결심을 하게 된 사건은 남주가 여전히 그녀(여주인공)가 아닌 선배(남주가 짝사랑하는 그녀)를 좋아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녀와 사귀는 와중에... 결국 그녀는 선배를 포기하기로 결심하고 동아리실도 안 가고 선배의 졸업식이 된 것.
예상이 가능하겠지만, 해피엔딩이다. 여주가 마음의 상처를 심하게 입었을 때(남주가 선배를 못 잊고 있다고 여겼던 때), 오히려 남주는 여주를 향한 마음을 자각했다고 할까? 아니 그런데 왜 연락 한 번 안 했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훔훔훔...
졸업식날 남주는 동아리실에서 자신처럼 새에게 먹이를 주는 여주를 찾아가고, 이야기는 그렇게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깔끔하다. 가장 싫어하고 짜증나는 삼각관계도 없고(아니 있다고 할 수도 있나?), 짝사랑의 답답함을 길게 끌지도 않고 적당한 때 잘 끝낸 느낌이다. 짝사랑 심리라든가, 여주나 남주의 심리를 조금만 더 깊이 있게 다루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도 들지만 그랬다면 또 이런 깔끔한 느낌을 못 받았을 것 같기도 하고~
인터넷 서점에서는 품절되어 살 수 없고(2005년에 정발되었으니 십 년이 훌쩍 넘은~), e-book으로는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책은 역쉬~ 두 손으로 잡고 봐야 제 맛인 듯!! 컴퓨터 화면으로 본 책들은 이상하게 기억에 오래 안 남는 듯한 느낌적인 느낌이 있다. 편견이기도 하고, 내 가치관일 수도 있겠지만~
제목
선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