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산에서 나왔었다. 지금은 품절.. ㅠㅠ
1999년에 우리나라에서 발매가 되었으니 일본에서는 그보다 훨씬 일찍 출판되었을 거다. 그러니 엄청 오래된 만화인데, 내용은 지금 봐도 참 좋다. 나이가 훌쩍 들은 지금도 그 내용이 기억날 정도니... 왜 갑자기 이 만화가 기억났는지 모르겠다. ㅋㅋㅋ
어쨌거나 이 만화의 내용은 상당히 재미있다. 당연히 순정만화지만, 소개자 독특하다고 할까? 주인공인 아츠시는 주인공답게 학교에서 인기 만점인 학생이다. 공부면 공부, 운동이면 운동 못 하는 게 없다. 이런 주인공이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으면 달팽이로 변하는 이상한 병(?)에 걸린다. 집안에 내려오는 유전도 아니다. 신경이 약한 거라고 해야 하나? ㅋㅋ 암튼 그런 상태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면 위험할 수 있다.
그런 그를 옆에서 보살펴주고 보호해주는(달팽이가 되었을 때 지켜주는 등) 친구가 생긴다. 바로 여자 주인공인 아사코다. 아사코만이 유일하게 달팽이로 변한 아츠시를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고 도와준다. 그런 아사코를 아츠시는 좋아하게 된다. 순정만화라면 당연한? ㅋㅋ
그러나 아사코는 아츠시의 친구를 좋아한다. 이눔의 삼각관계에 눙물이~~ ㅠㅠ
달팽이 전선은 달팽이가 되는 아츠시의 이야기와 아사코, 아사코가 짝사랑하는 사쿠라의 이야기가 엮이면서 전개된다. 당연히 학교가 주무대며, 이외에도 아사코의 사촌 오빠(선생님이다), 사쿠라의 여동생, 아츠시를 짝사랑하는 후배 등의 인물들도 나오지만 다 곁가지다. 순정만화답게(?) 삼각관계가 나오지만, 그것에 따른 갈등이 깊어지거나 고구마 먹은 듯한 전개가 진행되지는 않는다.
달팽이로 변하는 주인공이란 설정이 있어서인지, 그것에 포커스가 맞춰져서 그런 갈등을 깊게 만들지 않았을지도... 하도 예전에 본 거라 내 기억이 잘못 되었을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삼각관계의 갈등 때문에 이 만화를 보면서 짜증이 났던 기억은 없다.
그래서인지, 상당히 담담하다. 달팽이로 변하는 사실이 굉장한 일임에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아사코와 사쿠라(도 나중에 알게 된다)의 태도가 상당히 별 일 아닌 것처럼 의연하다. 아니, 너희들의 뇌를 보고잡다!! ㅋㅋㅋㅋ 이런 담담한 만화를 싫어하는 사람은 싫어할 수도...
그림체가 뛰어나게 좋은 것은 아니지만 못 볼 정도는 아니다. 나는 그림체를 따지는데 그런 내가 봤으니~ ㅋㅋㅋㅋ
처음에는 달팽이로 변하는 스트레스가 아사코 때문이 아니었지만, 아사코의 사쿠라를 향한 일편단심 짝사랑과 자기의 마음(아사코를 좋아하는)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가 달팽이로 변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아츠시는 모든 면의 만능인 학생이지만, 마음은 여리고 민감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타입. 세세하게 신경을 쓰고 배려하다보니 무신경하거나 무관심할 수 있는 것에 그렇지 못하여 달팽이로 변하는 것은 아닐까? 그런데 달팽이가 몸을 감싸는 그 외피 역시 엄청나게 연약한 것을 생각하면 자기의 연약한 몸을 보호한다고 생각해도 결국 그렇지 못한... 숨는다고 숨어지는 것은 아닌...
단단한 겉껍질로 숨어버리려면 게나 거북이가~ -_-b 음, 작디 작고 외피가 있어도 연약한 달팽이가 만화의 주제에 훨씬 맞지만... ㅋㅋㅋㅋ
한동안 달팽이로 변하지 않은 아츠시가 달팽이로 다시 변하고, 그 원인이 아사코 때문인 것을 알게된 후, 아츠시에게는 아사코가 꼭 옆에 있어야 할, 필요한 존재가 되었다. 좋아하게 된 마음에 더해서... 달팽이로 변하는 게 쉽게 없어질 것 같지는 않기에 말이다.
아사코도 옆에 있어 주겠다고 약속을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친구로서의 말이다. 아사코는 7권 중 거의 끝까지 사쿠라를 좋아한다. -,.- 그럼 사쿠라의 마음은? 아사코가 아츠시를 친구로 생각하는 것처럼, 사쿠라도 아사코를 그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거의 끝에 가서 거절한다. 그럼, 아카시와 아츠시가 잘 되느냐... 머 그렇지도 않다.
아니, 엄청 열린 결말이다. 내가 일본 순정 만화를 좋아하는 이유가 아주 꽉꽉 닫힌 결말들이 많기 때문인데(아주아주 확실한 해피엔딩으로~!! ㅋㅋㅋㅋ), 이것은 뭐야, 이게!! 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아츠시가 아사코에게 고백하고 끝나기 때문.
그렇지만 나는 열린 결말 중, 해피엔딩이라 상상하고 싶다. 그들의 앞날이 행복할 것이라고~ ㅋㅋㅋㅋ
이 만화가 왜 생각이 났는지 정말 모르겠다. 나도 지금 어딘가로 도망가고 싶어서인가? ㅎㅎㅎ
도망간다고 다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아츠시에게 아사코가 있었던 것과 같은 것은 만화나 가능한 것이고, 결국 현실과 부딪히고 깨져야 하는데...
아츠시도 더이상 달팽이로 도망가지 않고 겉이 아닌 내면이 단단한 사람이 되길 바란다.
제목
달팽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