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에서 이미지 발췌
내가 최근에 어떤 책을 읽었나 곰곰이 생각해봤다. 곰곰이 생각할 정도로 책을 놓고 살았다는 사실에 놀라면서도 한심했다.
일년에 도대체 몇 권의 책을 읽는지, 매년 "올해는 많은 책을 읽어야지" 다짐하면서도 지켜지지 않는 것은 게으르고 약한 의지력 때문!! ㅠㅠ
나를 유혹하는 것들은 너무 많다. 책을 읽는 것도 매우 재미있는 일이지만, 밀린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을 보느라 책에 대한 관심이 밀려나는 것도 사실이다. 한정된 시간 속에서 모든 것을 다 즐기며 살기에는 체력도 달려서... ㅠㅠ 잠을 줄이는 방법 밖에 없는데, 쉽지 않아~~
그나마 가장 최근에 읽은 책은 엘러리 퀸의 "미국 총 미스터리"다.
엘리리 퀸의 초기 작품들 국가명 미스터리(제목에 나라 이름을 붙였다 ㅋㅋ) 중 한 작품인 "미국 총 미스터리"는 미국이라는 이미지로 카우보이 관련 소재를 다루었다. 엘러리 퀸이 이 작품을 쓸 당시의 미국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서부와 카우보이라는 건 얼핏 고개가 갸우뚱하기는 하지만 옛날 미국 서부 영화들을 떠올리니 아~~ 하는 생각이 들었다. ㅋㅋ
솔직히 엘리리 퀸의 다른(국가명 미스터리 중) 작품들 중 뛰어난 것은 아니었지만 그나마 최근에 읽은 게 이것이고 지금 읽고 있는 것은 "중국 오렌지 미스터리"라...
미국 총 미스터리의 미스터리는 바로 살인에 사용된 무기의 행방을 찾을 수 없다는 것과 살인이 일어나마자 모든 출입문을 봉쇄한 상태에서 살인자도 찾을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분량도 꽤 많은데다가 지루한 부분도 있어서(사건 해결이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그 기간 동안 엘러리의 행동이 사건을 풀기 위해서라고 해도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꾸역꾸역 읽었던 것 같다. 그래서일까, 범인을 밝힐 때도 그다지 놀라지 않았던 것은... -_-; 머 그렇다고 내가 범인을 예측한 것은 아니었지만.
범인의 존재가 깜짝 놀랄 만하기는 했다. 완전히 예상 밖의 인물이었으니까. 나름의 반전이 꽤 기발하다고 여겨야 하는데 워낙 추리물을 좋아하는데다, 그런 반전을 전혀 접해보지 못했던 것은 아닌지라 놀라긴 했지만, 좀 심드렁한 반응이 나왔다. 그것을 밝혀내는 과정에서 벌써 힘이 다 빠지고 지친 상태였기에 감흥이 덜했다는 게 맞을 듯. 그리고 범행의 이유가 나에겐 어처구니가 없다고 느끼기도 했고. 그렇게 나름의 반전을 준 살인 방식에 비해 범행 이유가 맥이 빠지는 것.
그렇지만 범인 보다 총을 숨긴 그 장소가 엄청 기발하게 느껴졌다. 내가 총의 종류나 구경을 전혀 모르기에 더 그렇게 느낀 것일 수도 있겠지만 '어떻게 거기에 숨길 수가 있었지? 그게 가능해? 오~'라는 생각에 그 부분은 집중해서 봤던 것 같다.
엘러리 퀸의 초기 작품이라 할 수 있는 국가명 미스터리 중 이 작품이 가장 별로인 듯 싶다. 머 내 개인적인 감상이지만. ㅋㅋㅋ
엘러리 퀸의 국가명 미스터리 시리즈는 로마 모자 미스터리, 프랑스 파우더 미스터리, 네덜란드 구두 미스터리, 그리스 관 미스터리, 이집트 십자가 미스터리, 미국 총 미스터리, 샴 쌍둥이 미스터리, 중국 오렌지 미스터리, 스페인 곶 미스터리 이렇게 아홉 작품이다. 사실 미스터리와 국가를 연관짓는 것은 약간 억지로 끼어붙이는 듯하지만(그렇다고 내용에서도 굳이 제목과 같은 미스터리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이건 중국 오렌지 미스터리야!"라는 식으로 살인사건 자체에 저런 식의 이름을 붙여서 대화를 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 자체는 제목이고 내용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국가명 미스터리 시리즈 중 그리스 관 미스터리와 이집트 십자가 미스터리가 최고 걸작으로 꼽힌다는데 그 중에서도 이집트 십자가 미스터리가 가장 유명한 것 같다. 나도 어렸을 적에 읽지는 않았어도 제목은 알고 있을 정도였으니까. 그때는 이집트 십자가 미스터리가 아니고 T자라는 알파벳이 들어간 제목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T자 살인사건인가? 아닌가? ㅋㅋ
나는 이 9개의 작품 중 7권을 읽었는데, 이집트 십자가 미스터리 외에는 크건 작건 밀실 같은 곳에서 살인이 일어났다는 점이 비슷했다. 로마 모자, 네덜란드, 그리스 관, 미국 총, 샴 쌍둥이가 그렇다. 모두 극장, 병원, 콜로세움, 저택 등의 장소에서 살인이 일어났고 살인을 발견하자마자 모든 출입문을 봉쇄한다(네덜란드 구두 미스터리는 빠져나갈 수 있는 시간이 있긴 했다). 범인이 빠져나갈 수 없는 상황임에도 범인을 잡지 못하는 상황이 일어난 것. 거기서 엘러리 퀸의 추리가 가동된다. 짧으면 며칠, 길면 한 달이 넘어서야 사건이 해결되는데, 그런 식의 방식이다 보니 9권을 연달아 읽다보면 확실히 지칠 수 있다. 매번 모든 살인의 방법이 다르고 범인이 그런 상황에 처했는데도 숨어버릴 수 있었던 방식이 다름에도 말이다.
연달아 볼 생각이 있는 분들이라면 그런 점은 참고해서 보면 좋을 것 같다. 내 개인적인 생각에 가장 기억에 남고 흥미진진하게 봤던 것은 그리스 관 살인사건, 로마 모자 미스터리다. 이집트 십자가 미스터리는 9개의 작품 중 가장 스케일이 큰데(여러 지역을 거치면서 범인을 쫓는다), 이것을 꼽지 않은 이유는 좀 지루했다. 사람의 머리를 자르고 T자형의 막대기에(극중에서는 아프리카인가? 어느 나라의 십자가 모양이 이렇다고 한다) 사람을 매달아놓는 살인 방식 등을 보면 가장 참혹하고 그 이유가 궁금하며 이 연쇄 살인(그것도 여러 번의 살인을 한다. 이것도 다른 국가명의 미스터리와 다르다)을 쫓는 엘러리 퀸의 행보에 궁금증이 생기며, 범인은 누구인가?하는 생각에 조바심마저 생긴다. 그럼에도 지루하다. -_-; 희한하다. 걸작이라 꼽히는 작품을 난 지루하다고 표현하다니...
제목
엘러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