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순정만화인 내 첫사랑을 너에게 바친다는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연재되었다. 2007년에 만화상 소녀부문을 수상할 정도로 많은 인기를 끌었고, 일본 내 발행 부수는 750만부를 돌파했다고 하니, 엄청나다.
한국에서 지금은 e-book이나 중고서점, 책방에서만 볼 수 있다. 대원에서 나온 정발은 살 수 없지만, 일본 원서로는 판다.
당연하게도 일본에서 2009년에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그러나 영화는 정말 너무 슬프다. 완전한 비극으로 마무리하기 때문. ㅡ,.ㅡ 난 당연히 안 봤다!
너에게 첫사랑을 바친다,는(응?? ㅋㅋㅋㅋ 내 첫사랑을 너에게 바친다는 제목을 자꾸 너에게 첫사랑을 바친다로 쓴다.ㅋㅋㅋ) 사실 내가 좋아하지 않는 스토리다. 열린 결말(나는 해피엔딩으로 인식하고 있다!!!)로 끝나기 때문이다. 남자 주인공의 심장 수술 장면 후에 남여주인공이 아이들과 함께 하는 장면으로 끝난다. 그리고 그 장면에 남자주인공이 수술 전에 여자 주인공에게 쓴 편지의 마지막 문구가 써 있다. 자기가 죽으면 반드시 다른 사람과 꼭 다시 사랑에 빠지라고... 그 다음 문장이 써 있는 것.
"하지만 바라건데 우리의 첫사랑이 이루어지는 꿈을..."
으어어억. 이 장면보다는 솔직히 남자주인공이 여자주인공에게 수술 전에 유서를 쓰는 장면에서 살고 싶다면서, 우는 장면이 이 만화 통틀어서 가장 슬픈 장면이었다. 보면서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눈물과 콧물이 막 줄줄줄...
아무튼!! 이 마지막 장면을 두고 말 그대로 남자주인공이 바라는 꿈을 그린 거라는 둥(결국은 죽은 것이라고), 나처럼 수술에 성공해서 해피엔딩일 것이라는 둥의 의견이 분분했다. 나는 당연히 후자로 여기고 그 장면에서 안도했다. 다른 건 생각할 수 없어!!라는 마음으로. -,.-;
이 만화의 남자주인공 타쿠마와 여자주인공 마유는 8살 때 병원에서 처음 만난다. 선천성 심장질환을 가지고 있는 타쿠마가 마유의 아버지가 의사로 있는(정확히는 타쿠마가 마유 아버지의 환자다) 병원에 놀러갔다가 우연히 만났고, 그렇게 둘의 인연이 시작된다.
타쿠마는 8살 때 벌써 마유에게 첫사랑이라 느낀 것(또한 마지막 사랑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렇게 둘은 그 나이에 벌써 결혼을 약속하고, ㅋㅋㅋ 학창 시절을 함께하며 사랑을 키워나간다.
순정만화의 법칙! 당연히 삼각, 사각 관계도 나온다. 12권 완결이니 그런 게 없으면 나올 수 없는 분량이다. 아! 쫌! 싶지만, 마유와 타쿠마의 일편단심이 그래도 중심을 흐트러놓지는 않아서(만화 중에 특히 여주가 흔들리는 경우가 있다. ㅡ,.ㅡ 괜히 혼자 오해하면서 말이다. 제일 짜증나) 그럭저럭 고구마 백만 개까지 먹은 느낌은 안 난다. ㅋㅋ
타쿠마는 자신이 20살까지밖에 못 산다는 것을 알게 되고, 마유로부터 떨어지려 한다. 일부러 마유에게 말도 하지 않고 기숙사학교로 들어가는 등, 마유를 멀리하는 것. 그렇지만 마유는 그런 타쿠마를 따라 같은 학교로 간다. 타쿠마로서는 마유가 덜 상처받길 원하는 마음 때문에 마유를 엄청나게 사랑함에도 포기하려 한 것. 어린 나이라고 사랑을 모른다고 함부로 말할 수가 없다(순정만화를 보면 말이쥐).
거기다 마유를 좋아하는 선배가 있고, 타쿠마는 자신과 같은 심장병을 앓는 다른 여자와 친해진다. 자신과 같은 병 때문에 동질감을 느껴서. 딱 각이 나오지? ㅋㅋㅋ 서로 그렇게 오해와 갈등이 생긴다.
그렇지만 역시 당연하게도 둘의 단단한 사랑에 주변인들은 떨어져 나가고, 결혼까지 하게 된다. 병원에서. ㅠㅠ 마유의 부모는 그런 마유를 만류하지만(부모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말리고 싶은 일이라 더 마음이 아팠다) 둘의 병원 결혼식 장면도 왜 슬픈지...
전체적으로 마냥 밝지만은 않지만, 그렇다고 막 우중충하고 슬픈 내용만 있지는 않다. 내용이 적절히 균형을 잘 잡았다. 삼각, 사각 관계를 만들면서 짜증나게도 하고. ㅋㅋ
타쿠마의 수술 전(몇 퍼센트의 가망이 없는, 아주 위험한 수술이다 ㅠㅠ)에 둘은 결혼을 하고, 타쿠마는 수술 직전에 마유를 향한 유서를 쓰면서 죽기 싫다며, 마유 옆에서 첫사랑을 이루고 싶다며 오열한다. 그럼에도 그 유서 말미에 꼭 다른 사람을 만나 사랑을 하라고 적는다. ㅡ,.ㅜ
다시 생각해도 너무 슬프다. ㅜㅜ 읽은지 오래되었는데도 그 장면이 잊혀지지 않는 것을 보면, 만화 좋아하는 나에게도 꽤나 충격이었던 것 같다. 순정만화는 무조건 해피엔딩이어야 해, 슬픈 건 싫어!! 즐겁기 위해 보는 거라고!!를 외치던 내가 주륵주륵 눈물, 콧물 다 짜는 만화를 보았으니...
그렇지만, 나는 둘의 사랑이 이루어졌을 거라고, 꼭 그랬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니 믿는다.
남겨진 사람을 위한 이별을 선택하는 것이나, 그럼에도 결혼을 약속하거나 결혼을 하는 스토리는 꽤 많은 사랑 이야기에 등장한다. 그럴 때마다 과연 무엇이 옳은지, 아니 옳고 그름을 따질 수는 없는 그런 선택들이 보는 사람마저 너무 힘겹게 한다.
그 중 사랑하지 말 걸 그랬어,라는 후회가 가장 나쁜 것 같다. 미래를 그 누가 알 수 있을까. 병이라는 것도, 그 어떤 기적은 늘 있기도 하고. 3개월의 시한부 인생보다 갑자기 닥치는 여러 사고로 먼저 운명을 가를 수도 있다.
머 아무튼 엄청 슬프지만 재미있다. 여운이 많이 남는 내용의 만화다. 그들의 절절한 사랑에, 사랑이란 이런 것인가 하는 생각에 읽고 나면 퉁퉁부은 눈과 빨개진 코, 딩딩 울리는 머리가 후폭풍으로 남지만 그럼에도 꼭 봐야 할 만화다.
아, 10대 중심의 순정만화라는 것은 꼭 염두해두고 보시기를... ㅋㅋㅋ ㅋㅋㅋㅋ
제목
첫사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