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처럼 살기가 싶지 않다고 흔히들 말한다. 내 생각, 내가 머릿속으로 그리는 것들이 정말 나의 생각일까? 생각이라는 것 자체가 내 스스로의, 온전히 나만의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우리는 늘 누군가에게, 무엇인가에 영향을 받고 그것을 통해 생각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 내가 생각하는 나만의 생각이라는 것도 결국은 다양한 경험과 여러 사람들에게 보고 들은 것들을 내 안에서 나에게 맞춰 내 생각이라 생각하는 것으로 만들어지는 건 아닐지...
인셉션은 바로 이 인간의 생각에 대한 영화다. 인간의 생각 속으로 침투해서 그의 생각을 바꾸는 것. 위에도 말했지만 생각이라는 건 늘 여러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그 영향을 주변에서 간접적으로 주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머릿속에서 현실인 것처럼 꾸며 직접적으로 생각을 바꾸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주인공 코브(디카프리오)는 이 일을 무척 잘 한다. 그러나 아내를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쫓기는 중에 어떤 의뢰인에게서 재벌2세의 기업 합병 계획(그의 생각)을 바꿔 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이 일만 잘 하면 그에게 두둑한 보수는 물론 누명까지 벗겨주겠다는 것. 코브로서는 마다할 일은 아니다. 지금까지 그가 했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무척 어려운 일이다. 코브는 절친(고든 래빗)과 함께 이 작전을 함께 할 팀을 만드는데, 이 팀명이 바로 인셉션이다.
누군가의 생각을, 오랜 시간 쌓이고 쌓인 여러 영향들이 그의 고유 가치관이나 사상을 만든 것이기에 누군가의 깊은 생각을 바꾼다는 것은 사실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코브와 팀원들은 의뢰인에게 의뢰 받은 표적의 생활이나 어렸을 적의 일 등, 그에 관한 모든 것을 조사한다. 그것을 바탕으로 그의 생각을 조금씩 바꾸기 위한 작업을 할 수 있는 것. 그래서 남의 생각을 바꾸는 것은 매우 어렵고 남의 생각 속으로 들어가는 것 또한 쉽지 않다(이것을 표적이 꿈을 꾼다고 생각하도록 해야 한다. 꿈에서는 모든 것이 이뤄질 수 있으니 매우 영리한 배경이라 할 수 있다).
표적이 실제 겪었거나 있었던 일이라고 생각하도록 정교한 꿈의 설계를 해야 하는데, 이게 잘 되지 않으면 큰일이다. 그의 생각으로 들어가 있는 동안(마치 매트릭스처럼 나라는 실제 인물은 이곳에 있지만 나는 표적의 생각, 꿈 안에 있는 것. 그 동안 실제의 나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거나 꿈 속의 나에게 무슨 일이 생겨도 나는 거기에 갇혀, 실제의 내가 죽을 때까지 나올 수가 없다. 원론적으로는 꿈 속에서 죽어도 실제의 나는 깨어나면 그만이지만, 꿈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쓴 약이 너무 강력하여 깨어나지 못하면 그럴 수 있다는 것), 꿈 안에서 작업하는 이들을 지키는 사람 등, 팀원들의 합이 매우 중요하다.
인셉션의 줄거리는 매우 복잡한 듯 하면서도 의외로 단순하게 보면 단순하고, 어렵게 생각하면 어렵다. 거기에 액션도 역시 빠질 수 없는 부분. 꿈 안에서 그의 생각을 바꾸는 일인데 어찌 액션이 있겠냐고? 우리의 무의식은 바보가 아니다. 무엇인가가 좀 이상하다, 잘못된 것 같다는 경고가 울리면 꿈 안의 낯선 존재들을 공격하게 된다. 이질적인 무엇인가를... 이것은 표적이 꿈이라는 것을 인지해도 마찬가지로, 표적이 꿈을 꿈이라고 인지하지 못하도록 해야 하면서 꿈을 통해 그의 생각을 바꿀 수 있도록 계속 무엇인가를 보여주어야 한다. 작은 생각 하나라도 최종적으로 자신의 생각이 바뀔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니까.
아아~ 뭔가 쉽지 않은 내용인 것은 분명하다. 거기에 코브의 작전을 방해하는 것이 또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코브의 내면, 무의식이다. 꿈에 들어가 작업하는 사람조차 계속 생각을 하기 때문에 그것의 영향을 또 받지 않을 수 없는 것. 결국 남의 생각을 바꾸기 위한 작업은 자신의 내면과도 싸워가면서 해야 하는 것, 그래서 코브의 이 작전은 참 어렵다.
그래서 결론은? 과연 성공했을까? ㅋㅋㅋ 이 영화는 결론이 중요하기 보다는 그 과정이 정말 재미있다. 결론은, 해피엔딩이다. 그 해피엔딩이라는 것이 단순히 작업을 성공시켰다는 그 표면적인 것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그리고 작업을 성공시키지 못했다고 해도 그게 해피엔딩이 아닐 이유도 없다. 영화를 봐야만 알 수 있는 것. 아직 안 본 분들이 있다면 꼭 보길~!
보고 또 봐도 몇 안 되는 재미있는 영화 중 하나. 참신한 소재와 연출, 연기, 그래픽 등등. 무엇하나 빠지지 않는다. 빠지는 것은 내 두뇌. -_-; 도대체 몇 번을 봐야 완전히, 완벽히 이해를 할 수 있지? ㅋㅋㅋㅋ
지금의 내 생각이 정말 누군가의 영향이라면 그것은 나쁠까, 좋을까? 영화가 추구하는 본질적인 생각과는 다를 수 있지만, 나는 그런 생각이 든다. 역시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는 것. 지금의 나는 나 혼자서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것. 좋든 싫든 사회, 주변 사람, 미디어 등등의 모든 것의 영향으로부터 만들어진 것이라는 것. 분명 자연으로부터도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그리고 각각 개개인의 경험과 주변 인물들에 의해 받는 모든 것들의 영향이 각기 다르게 나타나는 것일 테고. 그래서 모두 생각이 다른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가 작위적으로 내 생각을 억지로(내 의지력으로, 내가 잠들어 있는 그 순간이 아닌) 바꾸려 한다면 정말 기분 나쁠 일. 음.. 어렵다. 이 영화 정말 어렵다~ 또 봐야겠다. ㅋㅋㅋ
제목
생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