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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드라마화라고 시끌시끌했던 드라마 "엽기적인 그녀"는 배경부터가 영화와는 완전 다르고 내용, 캐릭터 설정도 다르다.
도대체 왜 이 드라마가 "엽기적인 그녀"의 제목인지 모르겠다며 불만 섞인 말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게 원작을 토대로 만들어지는 작품들의 피해갈 수 없는 숙명일지도 모르겠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국내뿐 아니라 외국 만화 원작이든 소설 원작이든, 다른 나라 드라마 원작이든(애니나 영화 등) 원작을 뛰어넘어서 인기를 얻은 경우가 그렇게 많지 않다.
그런 작품은 손에 꼽을 정도. "꽃보다 남자", "직장의 신"... 또 뭐가 있더라? ㅋㅋㅋㅋ
원작을 베이스로 한 작품을 만든다는 발표가 나오면 그게 책이든, 만화든, 드라마든 영화든 기대보다 우려가 더 많다. 이번 드라마 "엽기적인 그녀" 역시 마찬가지. 영화가 워낙 흥행했고, 유명했던 장면은 지금도 예능 프로그램에 심심찮게 등장하니 더더욱 그럴 듯. 게다가 이 영화의 속편이 완전히 망하는 바람에(원작을 뛰어넘지 못하는 속편이란 말을 그대로 따른 듯, 흥행과 평가에서 참패를 맞았다) 드라마는 더더욱 의구심이 있었다.
그렇지만 시대도 다르고 영화와는 다른 내용을 선보일 거라고 했고, 솔직히 나는 기대했다. 드라마의 제목과 남자 주인공의 이름만 같을 뿐, 완전히 다른 드라마라 영화 "엽기적인 그녀"와 비교 아닌 비교도 하지 않고, 드라마 그대로로만 편하게 볼 수 있었다고 할까? 사전 제작 드라마라서 가을, 겨울의 모습도 볼 수 있다.
나는 그랬지만 생각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많았던 것 같아서 드라마를 재미있게 본 나로서는 아쉽다.
드라마 "엽기적인 그녀"의 내용은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천방지축, 엽기적인 혜명 공주(오연서)와 수려한 외모와 천재적인 글 솜씨로 청나라 유학 때 황제로부터 청에 남아달라는 간청까지 받을 정도의 인재 견우(주원)와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다.
둘이 너무 잘 어울렸다. 주원은 원래 잘 생겼다 생각했고, 오연서도 너무 예뻤다!
시대만 조선 시대이지 왕 등은 모두 픽션이다. 혜명 공주의 아빠이자 조선의 왕인 휘종(손창민)은 좌의정(정웅인)에게 휘둘리며 허수아비 같을 뿐이다. 솔직히 첫 방송에서 휘종을 보고 카리스마 있는 왕인가 싶었는데, 웬 걸!! 무능하디 무능한 모습의 왕이라서 깜짝 놀랐다. 어떻게 보면 연기 변신인 거냐? 싶었을 정도. 특히 속수무책으로 중전을 잃은 어리석은 왕이라서, 원.
중전이 자신의 숙부(추성대군 역, 김민준)와 불륜을 저질렀고, 그렇기에 쫓아내야 한다며 밤중에 오르르 몰려온 좌의정(당시는 좌의정 아니었음)은 왕 몰래 중전을 죽일 계획까지 세운다.
1화부터 몰아치는 내용이었다. 그렇게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고, 좌의정과 한통속이었던 당시 숙빈(윤세아)이었는지, 그런 직책에 있던 여자가 중전이 되어 원래 중전이 죽을 위기에서 낳았던 아들을 자기 아들인양 키우고 있다.
왕이 중전과 관련된(불륜 사건) 모든 일에 함구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혜명 공주는 어렸을 적에 영문도 모르고 엄마를 잃고, 우연찮게 엄마가 아빠로부터 받았던 반지를 당시 세자의 스승(민유환 역, 오희중)에게 받은 후 엄마가 죽지 않았으며 엄마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살아가고 있다. 그런 이유로 공주가 월담하고 저잣거리에서 술 마시고 돌아다니는(이건 슬픔을 주체 못해서? ㅋㅋㅋ) 일이 많아지고, 이를 두고 좌의정이 공주를 쫓아내기 위해 모함하는 등의 배경에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너무 무능한 왕이었기에 좌의정 같은 신하가 나왔던 걸까?
좌의정 같은 신하 때문에 무능한 왕이 될 수밖에 없었던 걸까?
아니 왜 이 배우가 이런 무능한 역을? 이란 생각이 절로 들었던...
이 드라마가 마지막 드라마가 되었던 배우 윤소정. 왕의 엄마이자 공주의 할머니였다.
가짜 편지를 믿고 며느리를 쫓아내는데 동의했으나, 자애롭고 분별력 있는 할머니.
어느 날, 공주는 여느 때와 같이 술 마시고 저잣거리를 돌아다니다 청나라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견우와 만나고 견우는 변태색정광이라는 오해를 받고 옥에 잠깐 갇히는 등, 둘은 악연으로 얽힌다.
견우는 위험에 빠진 공주를 구하면서 점점 공주에게 마음이 가고, 공주 역시 마찬가지. 공주가 왜 월담을 하는지 등의 이유를 알게 된 견우는 적극적으로 공주를 돕고 공주의 엄마 이야기도 알게 된다. 그녀가 모함을 받았고, 그 모함의 배후가 좌의정과 현재의 중전이라는 등의 사실을 말이다.
그러나 확실한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좌의정은 어떡해서든 공주를 쫓아내려고 청나라 황자까지 끌어들이고 그 일로 오히려 공주와 견우의 마음을 확인시키는 계기가 되어 둘은 본격적인 연애를 한다.
이 드라마, 배경은 조선 시대이고 직책이나 말투도 확실히 사극이지만, 당시의 시대 고증을 그대로 따르지 않았다. 무슨 사극이 저래?라고 보기 시작하면 재미 없다는 말. 그런 융통성은 발휘하면서 보면 좋을 것 같다. 실제 있었던 사건이나 왕의 시대를 그린 것도 아니니까. ㅋㅋ
좌의정의 딸(정다연 역, 김윤혜)이 얄밉게 나오지만 솔직히 비중 있는 역도 아니고 그냥 무시, 무시해서 봐도 된다. 이 드라마에서 가장 큰 적은 정웅인이고, 분명 나쁜 놈인데 이상하게 조바심이나 큰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연기를 못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지.
똑같이 못된 부녀. 못된 역이라서 그런가? 김윤혜도 안 예뻐보이더라.
중전은 중전이 되고자 하는 욕망 때문에 먼 친척인 좌의정 손을 잡고 모~~~옷된 일까지 벌인다.
사랑했던 사람까지 버리고 궁에 들어간 중전의 최후가 결국... 쯧쯧.
아마 이런 부분 때문에 이 드라마의 인기가(우리나라에서 사전 제작 드라마는 한 두 작품 외에는 시청률이 좋지 못했다. 이 드라마는 시청률이 바닥은 아님에도 화제성에서는 너무 떨어져!) 덜했던 것은 아닌가 싶다. 드라마의 제목 때문에 주는 선입견과 함께 전체적인 스토리가 2% 부족한 느낌이라서 화제성이나 시청률이 낮았던 듯. 특히 희한하게 시청률에 비해 화제성이 너무 낮아~~~!!
공주는 엄마를 꼭 찾고, 그 무고함을 밝히려 하고 견우는 이를 적극적으로 돕는다. 절정이다! 견우가 계속 악몽을 꾸었는데, 그 악몽의 이유가 밝혀진 것. 좌의정과 중전이 공주의 엄마를 모함하여 쫓아내기 위해 불륜을 만들던(가짜 편지) 과정에서 그 편지를 만든 사람과 가족을 죽인다. 이를 어린 견우가 발견하고, 오해하여 당시 중전이 불륜했다는 식의 글을 써서 유포한 것.
가짜 뉴스(?)에 의해 좌의정과 중전은 당시 중전을 쉽게 쫓아낼 수 있게 되고, 중전이 쫓겨나게 되었다는 것을 안 견우는 자기가 실수를 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러다 어린 혜명 공주도 만났고, 혜명을 위해 사람을 부르러 가다 낭떠러지로 떨어져 당시 기억을 모두 잃었던 것.
한편, 도성에 귀면탈을 쓴 사람이 나타나 10년 전 사건은 모두 모함이었다는 글을 유포하면서 중전과 왕의 숙부를 모함한 신하들을 위협한다. 귀면탈이 모든 사건을 알고 있을 것이란 생각에 견우는 귀면탈을 쫓다가 다친다.
다친 후, 어렸을 적의 모든 일을 기억한 견우는 공주와의 이별을 예감하고, 모든 사실을 왕에게 밝힌다. 그러나 좌의정은 이것을 오히려 견우와 왕의 편에서 충신인 견우의 아버지(대제학 견필형 역, 조희봉)가 배후였다며 모함한다. 결국 옥에 갇힌 부자.
우직하고 강직한 충신 대제학은 아들의 잃어버린 기억에 대해 알고 그 기억을 찾을까 공주와 어울리지 못하게 한다.
공주의 충성스런 신하인 내시 영신(류담)과 호위무사 별이(태미).
내시는 그렇다쳐도 호위무사는 너무 무능해. -_-; 공주를 보필하는데 너무 못 싸워!!
공주는 어린 시절이고, 당시 기억을 잃었음에도 용서할 수 없다며 옥에 갇힌 견우를 차갑게 대한 후 오열한다. 그러나 왕에게는 모함인 것을 알지 않냐며 풀어줄 수 있는 방도를 찾아달라며 견우를 위해 애쓴다.
견우가 기억을 찾으면서 현재의 중전이 당시 중전, 공주의 엄마를 모함하기 위해 가짜 불륜 편지를 쓰도록 시킨 증거를 주었기에 왕은 중전을 죽이려 하나 좌의정이 말린다. 중전은 좌의정의 말에 따라 궁에서 도망을 치고, 좌의정의 배신에 결국 벼랑으로 떨어져 죽는다.
드라마에서 견우와 공주가 곤란할 때 나타나 슬쩍슬쩍 도와준 춘풍(심형탁)이란 선비가 있었는데, 알고 보니 바로 억울한 누명을 쓰고 죽었던 왕의 숙부 동생이었다. 춘풍의 정체가 궁금했는데, 숙부의 동생이라니 깜놀! 그리고 혜명 공주를 몰래 짝사랑한 강종사관(강준영 역, 이정신)도 견우에 밀리기는 했으나 나름 꽤 멋있었다. 그러나 사극은 좀더 연기 연습을 한 후에 하는 걸로~ 말이 많지 않아서 다행이었지, 뭔가 굉장히 자연스럽지 못한 느낌은 나만 받았을까앙?
춘풍이 능글능글하지만 뭔가 속셈이 있는 것 같았는데 추성대군의 동생 은성대군이었다뉘!!
그럼 이 사람도 현재 왕의 숙부가 될 터인데... 나름 맘이 아팠을 역.
강종사관~ 짝사랑이 심도 있게 그려진 것은 아니었지만, 순애보 모습을 보인다.
청나라에서 공주와 혼인하러 온 황자(크리스 쑨)인데 너무 느끼한데다 김민종 동생인가 싶을 정도로 닮았다고 생각했음. ㅋㅋ
그런데 진짜 중국 배우였다니... 중국말 엄청 잘한다 했더니... ㅋㅋㅋㅋ
원작 생각하지 않고, 그냥 그 자체로만 본다면 드라마 엽기적인 그녀는 나름 재미있다. 영상미도 나쁘지 않고, 배우들 연기도 좋고. 코믹과 진중이 적당히 얼버무려서 킬링 타임 드라마로 손색이 없다. 깊이 있는 울림이나 생각, 가치관을 전한 드라마는 분명 아니지만 가볍게 웃으며(그렇다고 마구 코믹적인 것도 아니지만 -_-) 보기에 좋다.
그리고 머니머니해도~ 드라마는 해피엔딩 아니겠어? ㅋㅋ 견우를 용서한 혜명 공주. 둘의 혼례까지는 아니지만 청나라로 유학 갔다 돌아온 공주와 만나 앞으로 행복하게 잘 살겠거니~ 라는 행복한 예감을 주며 끝났다.
그런데 난 왜 "하백의 신부" 드라마는 이런 너그러운 마음이 들지 않는 거지? ㅋㅋㅋㅋㅋㅋㅋㅋ
제목
엽기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