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에서 이미지 발췌
서점 진열대에 놓여 있는 이 책을 처음 본 순간, 바로 책을 집어들었다. 모든 직장인(이라고 해도 될까? ㅋㅋㅋ)의 마음 속에 사직서를 넣고 다닌다고 하는데, 과연 저 "퇴사하겠습니다"라는 말을 하기가 쉬울까? 쉽지 않다. 회사를 관둔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기도 하니까.
어쨌든, 서점에서 단지 제목에 끌려 내용을 살펴봤다가 술술 읽히는 문장에 살까, 말까 고민하다 당시엔 못 사고(이유는 나도 잘 모르겠다. 술술 읽히는 문장은 좋았지만, 언제부턴가 약간 뭐랄까 에세이나 처세술 등의 뭐 그런 책들은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특히 이 책은 엄청 얇다. 이 두께에 이 가격은 비싼 거 아냐?란 이상한 논리를 곁들이며) 또 다른 서점에서 발견하고, 다시 고민하다 에잇!하고 산 책이다.
나는 못 봤는데, SBS 스페셜에 '퇴사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방송에 나온 사람이 쓴 책이 이 '퇴사하겠습니다'라는 책이었다.
나는 일본 사회를 잘 모르지만, 일본의 아사히 신문사는 들어가면 은퇴 때까지 쭈욱 다닐 수 있다는 철밥통이라나? 매우 안정적인 회사를, 거의 30여 년간 다닌 회사를, 그만둔 이나가키 에미코라는 사람이 쓴 책. 호기심이 일었다.
빠글빠글 '아프로 헤어'를 하면서 삶에 변화가 일어났고, 그로 인해 회사도 그만두었다는 서두의 내용이 정말 관심을 끌었다. 헤어스타일이 계기가 되어 회사를 그만두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다니...
그러나 작가는 이 책이 회사를 그만두라고 종용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했고, 실제 읽어본 나도 그렇게 느꼈다. 더군다나 이 작가가 퇴사하기까지, 퇴사를 준비하고 실제 실행하기까지는 자그마치 10년이라는 세월이 지난 후였다. 퇴사 후 무엇을 할 것인지, 어떤 삶을 살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그것에 맞춰 안정적인(?) 퇴사를 하기 위해 장장 10년을 더 보낸 셈이다.
대박!! 퇴사하기로 마음 먹은 후, 10년을 더 다닌다는 것이 정말 가능할까? 하긴 제대로 용기를 내지 못해 회사를 그만두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일 테고, 그만둔 후부터 시작될 앞날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더욱 다른 갈 곳을 정하지 않고 퇴사를 한다는 것은 생각도 못할 일이다. 홧김에 사직서를 내던지고 후회를 하는 것도 대다수의 직장인들일 테고.
그런데 마음 먹고 10년이라~ 난 10년 후에 그만둘 거야, 같은 것은 계획이라기 보다 의미 없는 외침, 바람 같은 것이나 마찬가지로 들린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 작가는 정말, 정말 대단한 사람 같다.
자기 인생의 변화는 자신이 만들어간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꼭 퇴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책의 제목처럼 이 책을 읽고, 그래, 나는 바로 그만두겠어!!라는 마음이 들지 않는다. ㅋㅋㅋㅋㅋ 좀 더 자기 인생에 대해서 체계적인 생각을 하게 만드는 부분이 있다. 저자가 10년을 준비한 것처럼 무엇을 하든 나라는 존재를 더욱 사랑하고, 나를 위한 삶을 살기 위해 살아가는 것이 좋다,라고 할까?
그리고 정말 진지하게 퇴사를 고민하는 사람에게는 이 책이 그 용기를 줄 수도 있을 것 같다. 아니면 오히려 회사를 더욱 열심히 다니게 하는 계기가 될 수도. ㅋㅋㅋㅋ
처세술이니 자기 계발이니 하는 책을 정말 싫어하는데, 이 책은 괜찮았다. 이 책으로 갑자기 큰 변화를 가질 수 있을까 싶지만(분명 변화를 하기 위해서는 내 자신이 변화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음에도 그것을 실천한다는 것은 또 다른... 나와의 문제랄까?), 변화를 가질 수 있다면 좋은 일일 테고, 변화를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일 아닐까 싶다.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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