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에서 이미지 발췌
1965년도에 나온 이 "로재나"는 스웨덴 작가 마이 셰발과 페르 발뢰가 공동으로 작업한 작품이다. 이 소설은 총 10권의 시리즈로 10년 동안 출간했으며, 후에 "북유럽 범죄소설의 선구자"라고 불렸다. 1965년에 처음 시작한 이 시리즈가 현재까지도 관련 부문에서 상을 받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1968년 스웨덴 엑스프레센 셜록상을 시작으로 2016년에 스웨덴 크라임타임 스펙세이버스 명예상 수상까지 출간되고 40여 년이 훌쩍 넘은 지금까지 상을 받는다는 것은 이 시리즈가 대단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우선 이 소설이 지금까지 회자되고 칭송받는 이유는 그때까지(그 당시) 다루지 않았던 현실 그대로의 경찰과 그 경찰이 수사하는 사건을 그대로 진행하기 때문이다. 그 전까지는 천재적인 능력을 가진 탐정이 홀로 수수께끼와 같은 사건을 풀어서 경찰을 바보 만드는 식의 일명 탐정 소설이 대세를 이루었다면, 이 책에서는 실제적으로 차근차근 하나씩 물리적 증거와 증인들의 증언 등을 중심으로 몇 달이 걸리도록 하나의 사건만을 파는 실제적인 형사들의 사건 수사를 다루고 있으니, 출간 당시에 엄청난 반응이 있었을 수밖에!
물론 내용만 기존과 다르다고 뛰어난 작품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와 더불어 입체적이고 사회고발적인 내용이 담겨 있어 더욱 이 책이 각광받고, 후세인 지금까지 인정받고 있는 것.
특히, 당시 스웨덴의 사회 문제 등을 알 수 있는 책이기도 해서 상당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지금과는 다른, 경찰 수사의 모습도 신선함으로 다가온다. 핸드폰이나 컴퓨터 같은 것은 당연히 없는, 모든 것을 발로 뛰고 팩스나 우편을 이용하여 사건을 수사하는 모습 등이 말이다.
1권의 내용에선 스웨덴에서 미국에 있는 형사와의 전화통화도 몇 명의 교환원(이것은 나도 너무 새롭다!)을 거쳐서 그나마 잘 들리지 않아 엉뚱한 말을 하고 끊는 장면이 있었는데, 마지막 10권에는(우리나라에는 현재 4권까지만 번역 출간된 상태다. 제발 10권 시리즈 전부 나오길~ 하긴 나온지가 언젠데, 작년에 출간되기 시작했으니... 늦어도 너~~~~무 늦다!!) 그런 사회 모습이 어떻게 변화했을지도 궁금하다. 10권까지 볼 수 있다면 말이지만. -_-;
이외에도 당시 스웨덴 사회 제도의 모습(복지국가라는 프레임을 만들기 시작한 때라고 한다)과 그 이면 등을 알 수 있다고 하니 더욱 기대된다. 1권인 로재나에서는 그런 부분들이 많이 드러나지는 않았다. 다만 당시의 교통이나 통신, 경찰들의 모습들만 알 수 있었다.
스웨덴의 유명한 관광지인 예타운하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여자의 시체가 드러난다. 그 여자는 몸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았기에 신원을 알 수가 없었다. 다만 끔찍한 성폭행을 당하고 목이 졸려 죽었다는 것만 알 수 있을뿐이다. 도대체 그녀가 어디에서 왔는지, 어디서 죽었는지 등을 알 수 없는 상황(일주일? 열흘인가? -_-;)이 흐르고, 스톡홀름의 국가범죄수사국에서 형사들이 그곳으로 간다.
이 형사들 중 한 명이 바로 주인공 "마르틴 베크"다. 그는 특별하지 않다. 천재적인 번뜩임이 있는 것도 아니고 부인의 잔소리를 듣기 싫어하고 사람 많은 곳을 싫어하여 지하철 타는 것을 끔찍하게 여기는 형사다. 그는 동료 형사 2명과 함께 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장장 6개월의 시간을 쏟는다. 그는 그 사건만을 위해 사는 것 같다. 그녀의 신원만 알 수 있다면 아무것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조금이나마 진전이 있을 텐데!
스웨덴을 비롯하여 각국의 실종자 관련 팀에도 알렸고, 스웨덴 곳곳에도 알렸지만, 그녀를 안다는 사람은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다 드디어 스웨덴이 아닌 미국에서 연락이 왔다. 그녀는 바로 미국의 사서로 휴가차 유럽으로 간다고 했다는 것. 그녀의 이름은 로재나 맥그로(맥그윈인가, 맥그로우? -,.-;).
이로써 그녀가 스웨덴 사람이 아닌, 스웨덴으로 온 관광객인 것과 그녀의 행적이 드러나며, 그녀의 죽은 장소까지 알아낼 수 있었다. 바로 예타운하를 지나는 여객선! 그곳에는 다른 국적의 많은 관광객들이 있었고, 형사들은 각 나라의 경찰들에게 협조 요청을 보내 그 사람들의 증언과 사진 등의 자료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게 몇 달에 걸쳐, 그녀와 함께 있던 남자의 모습을 알 수 있었지만 그의 신원도 오리무중! 또 시간만 흘러가는데 스톡홀름에서 그 남자를 보았다는 순경의 제보가 들어오고 이야기는 막바지로 향해간다. 남자를 몇 날 며칠이고 미행해보지만 남자는 너무나 성실하고 하루의 일상이 똑같은 날을 살뿐이다.
그러나 그 남자가 살인범이라 확신한 마르틴과 그 동료들은 그를 옭아맬 작전을 시행한다. 그가 범행을 저지르도록 만드는 것. 이번 작전에도 거의 한 달(3주?)이 걸려 그 나쁜 놈을 잡을 수 있었다. 범인이 그녀를 죽인 이유? 그게... 음. -_-a 이건 직접 읽어보시랏!! 겉으로는 너무 멀쩡하고 제정신 가진 사람 같지만, 한 마디로 미친 넘. -_-
로재나가 죽은 지 반 년이 넘은 후에야 범인을 잡은 것. 십여 년이 넘는 미제 사건도 있으니, 이 정도면 형사들의 노고에 치하를 해야 하는 거 아닐까? ㅎㅎ 현기증 난단 말이야~!! 반 년이나 걸렸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말이지. -_-;
내용을 보면 한 사건을 반 년 넘도록 해결하는 것에 질려서 재미없거나 지루하다고 느낄지도 모른다. 버뜨!!! 그런 생각은 들지 않는다. 확실히 페이지수도 많다. 400 페이지가 넘는다(물론 뒤에 작품에 해설 같은 게 있긴 하나, 그게 100 페이지 이상 되는 것은 아니니~~).
그럼에도 참 신기하다. 막 술술 읽힌다. 범인은 도대체 누구일까? 어떻게 잡을까? 등등의 궁금증으로 페이지가 술술 넘어간다. 막 긴장감이 넘치는 스타일은 확실히 아니지만, 이야기의 강약을 통해 지루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정말 대단한 듯싶다.
마르틴 베크는 뛰어난 형사인지 아닌지 알 수가 없다. 물론 그를 잡는 함정 수사나 그의 모습을 알 수 있는, 각 관광객들의 사진들을 통해 그녀의 모습을 확인하고자 한 것 등도 모두 그의 아이디어지만 번역의 문제인지 원래 그런 스타일로 글을 쓰는지 그런 부분에 대해서 술렁술렁 넘어가는 것 같다. 그의 공이지만 그가 확실하게 누군가에게 그런 것을 "지시"하는 직접적인 말이나 행동이 나오지 않는다.
어쨌거나 그런 것을 보면 분명 뛰어나고, 냉철하고(감정이 막 드러나지 않는다. 부인하고의 대화도 역시 마찬가지. 이 부부, 언젠가 이혼할 것 같다. -,.-), 한 가지 사건에 집중하는 뚝심이 있는 형사인 것은 맞다. 그의 동료들도 각각의 재능이 각기 다르고.
재미있는 것은 분명 마르틴 베크가 다른 두 명의 형사보다 위인데, 번역은 서로 반말하는 걸로 나온다는 것. 하여 처음엔 다 똑같은 계급의 형사들인가보다, 생각했으나 읽다보니 그런 것은 아니었다. 그런 부분은 좀 의역을 해도 되지 않았나 싶다. 외국은 나이, 계급 상관 없이 반말을 하는 건 맞지만 번역은 우리나라에 맞게 해도 되지 않았을까? 게다가 이상하게 그들에게 존대하는 형사가 한 명 나오기도 하고, 그들도 경감이나 위의 상사에게는 존대를 한다.
뭐지 이건? 마르틴 베크와 그의 동료 두 명은 친구인가? -_-; 그러다 마르틴이 조금 더 높은 자리가 되었을 뿐인 건가?(높은 건 확실하다. 3명 중 한 명이 마르틴에게 꼭 시킬 거 없냐고 물어보고, 다른 한 명도 그의 지시를 받고 일을 하니까. 아니면 그냥 스웨덴의 경찰 시스템은 같은 급끼리 팀을 짜서 한 명을 리더로 한 것뿐인가?)
그런데 난 왜 그런 것에 신경을 쓰는 것일까? 그런 게 사실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님에도 말이지. -_-;; 아악! 그렇지만 궁금하다!! 왠지 관계가 명확한 것 같지 않은 느낌이랄까? 하아, 난 왜 이상한 데 삘~!이 꽂히는지 원!!
아무튼!!! 우쨌든!!! 재미있다!! 1권은 이제 막 시작하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조금씩 주인공의 매력이 드러나지 않을까? 점점 다음 권이 기대되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