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영화 정보에서 이미지 발췌
올해 1월에 시작해서 3월에 끝난 15부작 OCN 드라마 '보이스'는 평이 극과극을 달렸다.
나는 워낙 수사물을 좋아하는데다가 소재가 신선해서 1편만 보고 계속 볼지 말지 결정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봤다.
범죄현장의 골든타임을 사수하는 112 신고센터 대원들의 치열한 기록을 생생하게 담아낸 드라마라고 하는데, 솔직히 보는 내내 그런 것은 별로 느끼지 못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112 신고센터의 좀 더 생생한 일을 보고 싶다면 이 드라마는 아니다. 궁극적으로 112 신고센터에서 신고 접수되는 사건을 중심으로 해결이 되지만, 드라마의 내용이 소소한 사건들도 다루기 보다 굵직한 것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야 해서 그런지 몰라도 이야기들이 모두 무겁고 암울하다.
직감파 형사로 그 능력을 인정받는, 형사로 꽤 유능한 진혁(장혁)은 3년 전에 살인범에게 부인을 잃은 후로는 형사에서도 강등되고 거의 폐인처럼 살아간다. 떨어지고 떨어져서 교통과에서 겨우 일하는 중이다. 이 사건이 일명 '은형동 형사 부인 살인 사건'이다. 처참하게 누군가에게 맞아 죽은 아내의 일을 잊지 못하는 진혁은 범인을 잡고자 하지만, 범인의 흔적은 알 수가 없고 3년 동안 미제가 되었다.
같은 사건으로 아버지를 잃은, 당시 경찰대 수석 졸업 후 112 신고센터 대원이었던 권주(이하나)는 절대 청감 능력을 갖고 있다. 그녀는 아버지와 무전을 하며(아버지도 경찰로 사건 접수를 받고 '그곳'-진혁의 부인이 신고를 하고 죽어간 곳-으로 향하던 길이었다) 아버지의 마지막을 소리로 들을 수밖에 없었는데, 바로 진혁의 아내를 죽인 범인과 같은 사람이었다.
진혁 역의 장혁. 연기가 매번 똑같다고 하는데, 그런 역할을 누구보다 잘 할 수 있는 사람 아닌가?
나는 이번 연기도 너무 좋았다.
그리고 엄밀히 똑같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권주의 아버지는 교통사고로 처리가 되었고, 권주가 아무리 이야기해도 권주와 아버지의 통화가 녹음된 파일이 없어졌기에 아무도 그녀의 이야기를 믿어주지 않았다. 게다가 절대 청감 능력이라니? 누가 믿어줄 것인가. 권주도 그것을 알기에 그런 말을 하지 못했고,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내지 못한 채, 오히려 112 신고센터 대원으로 조동대처를 미흡하게 해서 범인을 놓친 사람으로 매도되어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다.
그래서 진혁에게 권주는 원수 중의 원수고, 권주에게 진혁은 약간의 미안함과 같은 사건을 공유하며 범인을 같이 잡아나가야 할 사람이기도 하다. 그런 진혁을 권주가 3년 만에 외국에서 긴급 신고 전문가가 되어 112 신고센터 접수율 및 검거율 최저(였나? 기억이;; ㅋㅋㅋ)인 성운지방경찰청 112 신고센터장 자리에 지원하여, 골든타임팀을 신설한다. 팀원들을 모집하는데, 그중 콜센터 골든타임팀장으로 바로 진혁을 차출한다.
진혁을 옆에서 돕는 짝꿍 후배 형사 심대식 역을 한 백성현.
와, 살인마 역보다 이 배우의 역이 더 놀라웠다!!
이런 반전이~~!!!
그렇게 둘이 만났고, 진혁은 당연하게도 엄청난 성질을 부리며 그 자리를 거절하고 권주를 위협하지만, 그 순간 센터로 걸려온 신고 전화. 권주는 진혁에게 빨리 출동하라고 하고, 진혁은 순간 갈등하지만 타인의 삶을 더 우선하고 현장으로 달려나간다.
그렇게 둘이 처음으로 손을 잡은 일이 무사히 범인 검거와 함께 끝나고, 진혁은 권주를 믿지 못하면서도 누군가를 구하려는 그녀를 믿게 된다. 그러면서 권주가 누구도 들을 수 없는 소리를 듣는다는 것을 알게 되고 추궁한다.
권주는 어렸을 적에 사고를 당해 눈을 다쳤고, 아무것도 볼 수 없었던 그때 작은 소리도 들을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 눈이 회복된 후에도 권주의 능력은 사라지지 않았다. 이 이야기를 하며, 권주는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아버지의 사건도 함께 이야기한다. 그것은 진혁으로서도 믿을 수 없는 이야기였지만 차츰 권주의 능력을 알아채고 그 능력 덕분에 사건을 해결할 수도 있었기에 권주를 믿는다. 둘은 함께 둘의 원수를 잡기로 한다.
나는 권주 역을 한 이하나의 낮은 목소리 톤이 역할과 잘 맞은 것 같아서
(간혹 발음이 새는 것들은 좀 그랬지만...) 나쁘지 않았다.
누구보다 뛰어난 청력 때문에 듣고 싶지 않은 말도 어쩔 수 없이 들으며
그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왔다면 그녀의 목소리 자체가 톤도 낮고 작을 수밖에 없지 않을까?
나는 오히려 이런 부분을 꽤 디테일하게 살렸다는 생각이 들어서 좋았다.
이게 이 드라마의 큰 줄거리다. 그 안에 신고센터로 걸려오는 사건들을 해결하는 에피소드들이 있다. 그 에피소드들 중 몇 몇은 결국 후에 둘의 원수이자 이 드라마의 악의 축과 연결되는 사건들로 이어지며 마지막에 범인을 잡는다. 정확하게는 법의 심판이라기 보다 자신이 타인에게 벌인 그대로의 심판을 받았다고 할 수 있겠다.
각 회마다 긴장감을 놓치지 않게 하는 부분도 있고, 꽤 심장을 쫄깃하는 하는 부분들도 있어서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은 드라마였지만, 내가 독특한 소재라고 생각한 뛰어난 청력으로 인한 사건 해결이 생각했던 부분보다 미흡해서 아쉬웠다. 청각 능력이 일정하게 발휘하는 게 아니라(극본의 미흡이겠지만!) 언제는 발휘하고, 또 어느 때는 발휘하지 않는(뭐 대화로 무엇 때문에 들리지 않는다고 하긴 하는데, 영~ -_-) 그런 부분 때문에 답답했다.
또한, 둘만의 복수도 이야기의 한축이겠지만 112 신고센터의 다른 대원들의(물론 얽힌 이야기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나 너무 주변인으로 다뤄졌다!!!) 활약은 거의 없다. 두 주인공에게만 이야기의 무게가 쏠리다보니 신고센터라는 주제보다 그 악의 축을 잡기 위한 수단이 신고센터가 되어버린 꼴이랄까?
물론, 보이스가 시즌 2로 이야기가 또 진행이 된다면 그때는 대원들의 활약이 조금 더 두드러지지 않을까(처음부터 신고센터 대원이 되고 싶었던 사람들이 아니었고, 그들-경찰들-사이에도 신고센터 자체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는 생각은 들었지만 그건 시즌 2가 시작한다고 할 때의 이야기일 테고...
권주가 뽑은 신고센터 대원 박은수(손은서)와 오현호(예성).
박은수는 내키지 않았지만, 동생이 위험에 처한 후 신고센터의 역할이 중요한 것을 알게 되고 진정 함께 한다.
오현호 역시 심각하게 생각한 발령이 아니었으나 차츰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일을 하며
이 일의 중요성을 알게 되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사용하여 돕는다(그는 컴퓨터 쪽에 재능이 뛰어나다).
무혁의 선배 장경학 형사로(이해영) 무혁과 112 신고센터를 무시하지만
이 사람 역시 그 중요성을 알아가며 돕는다.
와우!! 부라보!! 정말 악마 같은 사이코 모태구 역(김재욱)을 잘했다.
시즌 2가 진행된다면, 부족했던 점들을 보완하여 제대로 청각 능력을 살린, 한 팀으로 굴러가는 팀웍이 살아나는 드라마가 되면 좋겠다. 소재가 아까웠다. 나는 그래도 나름 재미있게 보았다. ㅋㅋㅋ
112 신고센터도 좀더 제대로 된 기능을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작은 사건들도 사건은 사건이다!), 더 좋을 것 같다. 솔직히 112 신고센터에 대한 불신감이 강한 게 사실이니까. 그들의 어려움과 힘든 점을 모르지 않더라도 말이다.
사회에 시사하는 점이 많을 드라마가 될 수 있었는데, 아쉬웠다. 그러니 시즌 2가 제대로 방영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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