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에서 이미지 발췌
어렸을 적에, 중학생 때인지 고등학생 때인지 잘 모르겠다. 아무튼 그 어린 시절에 샬롯 브론테의 "제인 에어"는 나에게 꽤나 암울한 책이었다.
한 살 차이나는 사촌 언니의 제인 에어를 20번도 넘게 봤다는 얘기에 궁금해서 본 제인 에어. 그때 언니가 고등학생이었는지 중학생이었는지 모르겠지만(중3과 고1의 차는 어마무시하다!! ㅋㅋ) 언니의 그 말은 나에게 꽤 충격이었고, 그렇게 알게 된 책이 제인 에어였다.
사실 언니가 책을 읽는다는 것과 한 책을 20번도 넘게 읽었다는 사실에 충격이었던 것. 당시 언니는 약간 날라리?였었다. ㅋㅋㅋㅋㅋㅋ
제목은 알았지만, 그보다 더 어렸을 적에 어린이용 책으로 나온 제인 에어도 왠지 안 읽었던 터라 그 책에 어떤 매력이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동화집이니 뭐니 꽤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었는데, 그 나이 때까지 제인 에어는 읽지 않았었다) 당연히 그 나이에(라고 해도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이었을 때지만. ㅋㅋ) 어린이용 책이 아닌 "제인 에어"를 읽었고, 좌절했다.
나에게 제인 에어는 너~~~~무 암울하고 재미 없는 책이었던 것. 게다가 엄청 길어!! 이걸 언니가 어떻게 20번 넘게 읽었단 말이지? 도대체 무슨 재미가 있어서? 라는 생각만 들었다. 그렇게 나에게 제인 에어는 암울하고 어두운 느낌으로 남아 있는 책이다.
그런데 얼마 전, 무심코 어느 분의 블로그에서 어릴 때 제인 에어를 10번 넘게 읽었다는 글을 보았다. 그 글을 보는데 사촌 언니가 생각났다. 아~ 나만 그 매력을 몰랐고, 사실은 그 나이 때는 더욱 매력을 느낄만한 책이었던 건가, 싶어서 다시 생각 난 제인 에어였다. 그 블로거님은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도 이야기 했는데, 그 책보다 제인 에어를 더 많이 봤다고 했다.
오잉?! 나는 제인 에어보다 오만과 편견을 더 많이 좋아하기에. ㅋㅋㅋ 성향의 차이는 있으니까, 사람마다 각자 생각이 다른 것은 당연하지만 여전히 제인 에어가 그렇게 많이 읽을 정도로 재미있던 책이었던가,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
샬럿 브론테는 소설가로 이름이 알려진 에밀리 브론테("폭퐁의 언덕")와 앤 브론테("아그네스 그레이") 보다는 언니로, 6남매 중에서는 셋째다. 샬럿 브론테의 작품 중 "제인 에어"가 가장 유명하며, 이를 통해 1840년대 영국 소설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작품으로 불린다.
앞에서도 잠깐 언급한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도 굉장히 유명한 작품으로, 영국에서 셰익스피어 다음으로 거론되는 작가이기도 하다. 어쩌면 샬럿 브론테보다 제인 오스틴을 더 높이 평가하기도 한다. 누가 더 잘났는니 하는 건 아니고, 셰익스피어 다음으로 유명한 작가로 제인 오스틴이 거론되니까 하는 말이다.
나는 왜 그런지 어느 정도 짐작이 간다. 두 작가의 스타일은 많이 다른데, "오만과 편견" 속 주인공 엘리자베스보다 "제인 에어"의 제인 에어는 매우 자주적이고 독립적이며, 또한 사랑을 쟁취하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이것은 제인 오스틴이 살던 시대보다 후에 태어난 샬롯 브론테가 살던 시대라도, 당시에는 놀랄 정도의 이야기였을 것이다.
로맨스 부분만 보더라도 "오만과 편견"이 좀 더 정형화된 로맨스의 모습을 보여준다면(이것은 지금까지도 로맨스 소설이나 드라마, 영화 등 모든 장르에 똑같이 구현된다. 정형화되었다는 것은 훨씬 대중적이라는 의미와도 같지 않을까?) "제인 에어"는 정형화된 로맨스를 살짝 비껴간다.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굉장히 암울하며(제인 에어는 제인 에어의 일생-까지는 아니고, 사랑을 실현하는 때까지?-을 보여주는데,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 친척 집에서 구박을 받으며 사는 모습부터 나온다. 그 후에 간 학교에서도 그런 분위기는 계속 이어지고) 로맨스 부분도 핑크빛의 달달함보다는 조금 어둡다. 이런 부분들 때문에 접근하기 쉬운 내용의 작품들을 쓴 제인 오스틴이 샬롯 브론테 보다 더욱 대중적이라 거론이 더 많이 되는 거 아닐까 싶은 것. 아님 말고~ ㅋㅋㅋ
제인 에어가 커서 가정교사로 들어간 집의 주인인 상류 계급 로체스터는 제인 에어보다 스무살이 많은 남자인데, 왠지 비밀이 있는 분위기다. 그 집도 마찬가지. 이런 분위기 속에서의 로맨스가 핑크빛이 될 수가~ ㅋㅋㅋ 미스터리 스릴러 로맨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어쨌거나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낸 제인 에어는 로체스터의 집에서 가정교사로 일하기 시작했고, 비밀도 있고 암울한 로체스터를 사랑하게 된다. 빠질 수 없는 삼각관계도 잠깐 연출되지만, 갈등의 증폭을 크게 하는 역할은 아니다. 로체스터와 같은 높은 신분의 여자가 알랑거리다 깨깽한다는 정도? ㅋㅋ 아, 너무 저렴한 표현이다. -_-;
둘의 결혼식 날, 제인 에어는 사실 로체스터에게 숨겨놓은, 아무도 가지 못하게 한 다락방(인가, 골방인가? 헷갈림. -_-;) 안에 살던 로체스터 부인의 존재를 알게 된다. 그 여자는 미쳐서 로체스터가 방에 가두고 보살폈던 것. 이에 충격 받은 제인 에어는 결국 로체스터를 떠난다. 로체스터 역시 그녀를 붙잡지 못한다.
그 후 또 제인 에어의 고달픈 나날이 이어지다, 우연히 만난 친척을 통해 삶의 안정을 찾아간다. 그러나 사촌 오빠는 자기와 결혼하자고 강요를 하고, 제인은 여전히 로체스터를 잊지 못한데다 주체적인 제인에게 결혼을 강요하고, 결혼을 하면 집에서 오직 자신을 위해서만 살아야 한다고 말하는 사촌 오빠의 결혼관을 용납하지 못한다.
그러다 제인이 친척에게 상당히 많은 돈을 상속받게 되고, 제인은 당당히 사촌 오빠의 청혼을 거절하고 로체스터를 찾아간다. 로체스터는 미친 부인이 낸 화재로 모든 부를 잃고, 눈조차 멀어 있는 상태로 살아가고 있었다. 제인은 그런 로체스터를 사랑으로 품고 결혼한다. (전세가 역전된 상태에서의 해피엔딩이라니~ 지금도 로맨스 소설에서 이런 내용이 많이 있을까? 분명 많이 있지 않을 터! 이런 내용의 결말, 쉽지 않다. ㅋㅋㅋ 그래서 샬롯 브론테가 대단하기도 하고, 제인 오스틴 보다 대중적인 눈높이에서 벗어난 느낌이 드는 것)
어렸을 적에 읽은 기억을 더듬어서 줄거리를 쓴 것인데, 아마 크게 틀린 부분은 없을 것 같다. 사촌 언니처럼 여러 번 읽지 않았지만, 어린 나이에 꽤 충격적인 내용이라 기억 저편에 내용이 남아있었던 듯. ㅋㅋㅋ
지금 이렇게 기억을 꺼내놓고 보니 "제인 에어"를 다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어렸을 적의 그 암울한 느낌과는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을 듯. 내 개인적인, "제인 에어"보다 "오만과 편견"이 조금 더 재미있다는 생각이 달라질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ㅋㅋㅋ
두 작품 모두 내가 좋아하는 해피엔딩이고, 로맨스적인 부분 외에 여러 가지 시사하는 점이 굉장히 많은 내용이기에, 모두 좋은 작품인 것은 틀림 없다. 특히, 제인 에어는 여성의 자주적인 모습을 적극적으로 보여주어서 더더욱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오만과 편견" 보다 더 의의가 있기도 하다.
뭐, 고전이라 불리는 작품이 고전이라 불리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기에 혹시 제인 에어를 읽어보지 않은 사람은 꼭 읽어보면 좋겠다. 내가 오만과 편견 쪽을 좀 더 재미있게 읽었다고 쓰긴 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취향이고 어린 나이에, 그 나이에 느끼기에는 책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너무 암울하게 느꼈을 수도 있으니까. 10대 때 읽고 한 번도 안 읽어서~ ㅋㅋㅋ 분명 지금 다시 읽으면 또 다른 느낌이 들 것 같다.
꼭 다시 읽어봐야겠다. 음, 상반기 안으로? 으하하하하하. -_-;
아, 샬럿 브론테의 두 동생 작품들도 고전이다.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은 "제인 에어"와 더불어 워낙 널리 알려진 작품이고, 앤 브론테의 유일한 소설 "아그네스 그레이"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잔잔한 내용으로 읽을만 하다고 한다. 나도 이것은 아직 안 읽어봤는데, 두 언니의 작품과는 달리 수동적인 여성형을 그리고 있다는데, 우리나라에서 너무 알려지지 않았는지 단 한 군데서만 출간한 상태다. 번역이나 그런 부분을 비교할 수 없기에 아쉽다고 할까? 제인 에어나 폭풍의 언덕은 많은 출판사에서 출간했기에 표지나 번역 등을 살펴보고 마음에 드는 출판사 것으로 사서 읽을 수 있어 좋다.
제인 에어는 영화나 드라마로도 많이 만들어져서 책을 읽지 않았더라도 내용을 알 수 있을 텐데, 그래도 책으로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책을 읽은 후에 봐서인지 모르겠지만(비록 어렸을 적이라도. ㅋㅋㅋ) 내용을 다 알고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것과 아닌 것은 확실히 다른 듯 싶다. 앗! 내가 알고 봐서 더 그런가? ㅋㅋㅋㅋ
고전을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전~혀 어렵지 않다. 아니, 뭐 고전 중에서도 확실히 어려운 책이 있긴 하지만, 제인 에어나 앞에서 언급한 내용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이 아니다. 로맨스물을 좋아한다면 그런 부분에 방점을 찍고 봐도 무방하기에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아니, 뭐. 로맨스 소설 아닌가? ㅋㅋ 로맨스 시대물? ㅎㅎㅎ
제목
프리스타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