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에서 이미지 발췌
스웨덴의 어느 가정집, 남편이 죽는다. 그리고 부인이 살인용의자로 체포된다. 이것이 사건의 시작이다.
책의 처음은 누군가의 내레이션이다. 주인공인가? 아니었다. 바로 살인을 저지르는 킬러의 목소리였다. 킬러라면 당연히 악인이라는 편견을 갖고 있기 마련인데, 이 책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이 처음에 나오는 킬러의 이야기를 통해 보여준다. 물론, 아무리 나쁜 사람이라도 함부로 생명이라는 것을 빼앗는가 하는 도덕적이고 어쩌고 저쩌고 하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우선 이 책을 읽기 전에, 혹시라도 책 소개에 형사가 나온다고 해서 수사물이라 생각했다면, 그런 책을 좋아한다면, 이 책은 실패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산 것을 후회했고, 내 선택에 실패했다. 주요 등장인물인 여형사 엠마는 형사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흔히 알고 있는 형사라는 직업에 대해 생각하는 그런 부분들 말이다. 감은 있는 것 같으나, 그 감도 영~ -_-; 이 여자의 직업을 왜 형사로 정했을까, 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살인 사건이 일어났고, 죽은 넘이 엄청나게 못 된 넘이라는 것도 안다. 독자들만. 책에서는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결국 딸과 함께 남편을 떠나 새로운 삶을 살려는 코넬리아라는 여자가 살인용의자로 의심 받고 구치소(맞나? -_-;)에 이틀 동안 딸과 떨어져 불안해 하는 모습이 나온다. 확실히 가장 화가 난 부분이기도 하다. 사건을 해결해 가는 형사들의 그 능력 없는 모습이라니~ -_-
코넬리아는 동일임에 분명한 살인범이 누군가를 또 죽이는 사건이 일어나서야 나올 수 있었고, 자기의 속내를 조금이라도 보여준 친구 조세핀의 동생 엠마를 마주하기 꺼려한다. 또 다른 등장인물 조세핀은 가정폭력에 시달리며 자기 속내를 조금이라도 비추지 않는 코넬리아가 그나마 믿고 의지하는 친구이며, 엠마의 사랑하는 언니다. 아이 셋을 키우며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는 그녀지만, 남편이 불륜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고 내적 갈등을 겪는다.
이 세 명의 주요 등장인물과 엠마의 현재 남자친구와 스토커처럼 엠마를 쫓는 전약혼자가 있고, 엠마의 남편이 나와 독자에게 진짜 범인이 누구일까? 궁금하게 만든다. 읽다보면 의외의 인물이 살인범이라는 사실이 중반 이후에 눈치챌 수 있어, 약간 맥이 빠지는 부분은 있지만 왜?라는 생각에 계속 책을 읽게 만든다.
이 책의 문제는(당연히 나 혼자만 생각하는 문제지만~ ㅋㅋ) 살인 사건이 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요 등장인물이 범인을 잡는 것도 아니고, 살인을 위한 부차적인 존재라는 것이다. 코넬리아 같은 경우는 그녀의 상황이 범인으로 하여금 세상의 악인을 없애준다는 생각을 갖게 한 것이고. 뭐, 남편이 과거에 한 일 때문이기는 했으나, 현재의 상황에서 코넬리아가 행복한 가정에 살고 있었다면 살인범이 범행을 쉽게 저지르지는 못했을 것이다. 살인범에게 일종의 살인을 해도 된다는 상황적인 면을, 자기 위안적인 부분도 만들어 준 것이다. 복수 외적인 부분에서. 이 복수, 그러니까 왜?라는 부분이 이 책의 가장 약한 부분이라 끝이 정말 허무하고 맥이 빠졌다는 것은 논외로 치더라도.
엠마 역시 주요 등장인물이나 상황적인 부분을 만들어가는 축일 뿐, 사건 해결이나 주체적인 역할을 갖고 있지 않다. 이런 역할이 있어야 내용이 만들어지는 것이기에 꼭 형사가 주체적으로 사건을 해결해야 한다는 법은 없지만, 미흡하고 답답하게 느껴진 것은 사실~!
오히려 마지막에 사건에 가장 밀접하게 연결되어(다른 사람을 살인범으로 오해하고 잡게 만드는데 기여) 사건을 해결(?)하게 만든 조세핀이 의외의 인물이랄 수 있다. 비중이 가장 적고, 행복한 줄 알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는, 남편의 불륜 때문에 겪는 환멸의 과정을 껶는, 그냥 그런 여자인줄 알았는데 후반부에 죽을 뻔한 경험을 하면서 결정적(?) 증인이 된다.
결론, 범인은 잡히지 않는다. 범인이 누구인지 궁금하게 만들면서 지루함을 참아가며 끝까지 보고 난 허탈감. 범인이 꼭 잡혀야 한다는 말은 아니지만, 범인의 과거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유추를 한다고 해도 꼭 그들을 죽여야만 했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 물론 부인을 때리는 인간 같지 않은 넘과 불륜을 공공연히 하는 넘들이긴 하지만. 살인범이 살인을 하게 만든 결정적 계기가 없었다는 게 문제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코넬리아의 모습을 보며 자기 행동의 정당성을 부여했을지라도.
소피 사란브란트라는 작가가 이 소설의 주인공 엠마를 주인공으로 한 시리즈를 6권 냈다는데, 이 킬러딜이 그 시리즈 중의 하나가 아니길 바란다. 엠마가 사건을 해결하는 것도 아니고, 범인을 잡지 못하는 형사 시리즈라면... -,.-;
음, 스웨덴 베스트셀러 1위에 전세계 100만부 판매했다고 하지만, 내 취향의 책은 아니었다. 다만 복지국가, 북유럽의 잘 사는 나라나는 이미지와 다른, 여성의 인권(가정폭력이나 남쳐 차별, 스토커 피해-이것을 너무 안이하게 다룬 점 역시 못마땅하다!- 등등의 여성 관련 문제들)이 그다지 높지 않은 사실에 놀랐다. 편견을 갖고 있었던 것일 수도 있지만 그쪽 나라(소득 수준 높은 북유럽 국가들)는 여성의 인권도 높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다 읽고 난 후의 느낌. 왓?! 그래서 어쩌라고? -_-; 돈 아까워!!
호불호가 갈릴 듯. 난 별로였음!!
제목
프리스타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