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샛말로 탐정 애자다. 탐정이란 말이 나오면 무조건 호감부터 가지고 살펴본다. 책이건 드라마건 영화건. 그래서 권상우 나온 영화도 봤고. 이 영화도 당근당근 봤다.
탐정 홍길동이라~ 캬. 왠지 끌려, 끌려!
그렇지만 권상우 나온 그 탐정 영화보다 훨씬 어둡다. 탐정 영화 같지 않은 느낌의 영화다. 홍길동(이제훈 분)이 탐정이라기 보다는 해결사 느낌이 더 강하게 든다. 해결사나 탐정이나 머가 다르냐고 물으면(요즘 시대에서 생각해보면) 딱히 할 말은 없지만, 정통적인 느낌의 탐정을 생각하면 확실히 다르다. 해결사는 무력 위주로 사건을 해결(해결을 한다고 해야 하려나?)한다면 탐정은 아니지 않나?
무력을 쓴다는 부분만 놓고 보면 왠지 탐정이 아닌 해결사 같다. 게다가 탐정 홍길동이 참 정의롭지 않다. 그래서 아마 더 탐정이란 느낌이 덜한 것일 수도. 내 편견에 의해서~(탐정은 그래도 정의로워야 한다? 머 그런? 아주 고지식한 편견? ㅋㅋㅋ) 어쨌거나 탐정이건 해결사건 맡는 사건의 해결은 거의 다 할 정도로 우수하다. ㅋㅋㅋ
홍길동은 어렸을 때 엄마를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탐정 노릇을 한다고 할 수 있다. 드디어 그렇게 애타게 찾던 원수의 집을 알아냈으나, 원수는 납치되고 손녀 둘만 남아 있는 상황. 손녀들은 할아버지를 찾아달라며 홍길동과 함께 행동하게 되고, 홍길동은 귀찮아 한다. 특히 막내는 홍길동이 할아버지를 찾으려고 거짓말(어쩔 수 없는?)을 할 때마다 초를 친다. 어린 아이 입장에서는 당연할 수 있으나 보고 있는 관객 입장에서는 짜증이 난다. 그래도 나중에 막내의 기지로 위기 상황을 모면하기도 했으나~(귀엽기는 엄청 귀엽다!!) 정확히 모면했다고 볼 수 없는 결과였지만.
원수의 핏줄이라고 더욱 귀찮아 하던 홍길동은 점점 원수를 찾는 여정에 아이들에게 정을 주게 되고, 원수(박근형 분)를 죽이지 못한다. 다시 한 번 같은 상황이 와도 나의 딸을 위해서 너 엄마를 죽일 거라는 말에 홍길동은 이성을 잃지만, 나쁜 놈에 의해(원수를 납치한 놈. 김성균 분) 그와 같은 상황에 실제 홍길동이 처해지고 조금이나마 원수의 입장을 이해한다(이 영화에서 광은회라는 나쁜 집단에 들어간 사람들이 탈출하다 붙잡혀 왔는데, 그게 원수와 홍길동 엄마다. 집단은 원수에게 홍길동의 엄마를 죽이지 않으면 딸을 죽이겠다고 협박하는 상황이었다. 결국 원수는 길동의 엄마를 죽인다. 머 어린 홍길동이었지만 엄마 따라서 그 집단에 소속되었던 것. 잃었던 기억을 찾게 되면서 원수가 잡혀 있는 곳, 광은회의 아지트 같은 곳을 생각해낸다). 아이들과의 정 때문이기도 할 테고.
홍길동은 원수를 광은회의 나쁜 놈으로부터 겨우 구한 후, 광은회의 음모(한 마을 사람들을 모두 죽이려는...)에서도 마을 사람들을 구해낸다. 그 과정에서 광은회 놈들 모두 죽이는 건 당연한 일이고.
이게 간단한 줄거리다. 우선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점은 엉성한 시나리오다. 홍길동이 원수를 찾는 과정, 그 과정 속에서 광은회라는 집단을 알게 되고 위험에 처하게 되는 그 과정이 착착 들어맞게 연결되는 게 아니라 엉성하다. 탐정이라는 제목의 타이틀이 무색하게 말이다. 물론 추리력을 보여주는 부분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나 그게 좀~ 어색하다고 해야 하나?
그리고 광은회의 음모를 알게 되고, 광은회를 쳐부수는 장면.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데 맥이 빠진다. 절정이 절정 같지 않아서인지, 결말이 너무 심심하다.
탐정 영화가 이러면 안 되지!!!라는 생각이 마구 솟아오르면서 탐정 애자인 날 화나게 만든 영화가 되었다. ㅋㅋㅋㅋ
그나마 건진 건, 아이들의 무난한 연기력과 고아라의 연기 변신(연기 변신이라 한다면, 머. 나름 연기 변신이다. 그런 역을 한 걸 처음 봤으니)이 좋았다는 것?
이제훈의 발음이 너무 작아서인지 안 좋은건지 아무튼 잘 안 들렸고, 홍길동이 속한 조직에 대한 이야기도 너무 없었고(그 조직의 보스가 고아라다), 나쁜 놈에 대한 부분이 정말 90년대의 정형성을 그대로 따른 것 같아서 실망했다. 배경이 요새는 아니긴 하지만, 나쁜 놈 성격 부여도 예전에 나오던 스타일로 가는 것은 좀 아니지 않나?
전체적으로 미흡했다. 아주아주 많이. 먼가 영화의 색채 자체를 선명하지 않은 몽환적인 느낌으로 가려 했던 것 같은데(난 그런 느낌을 받았다), 그게 오히려 실패했던 것 같다.
그냥 싫어,라는 식의 글이 된 것 같아서... -_-; 아쉽지만, 영화도 아쉬웠다. 많이 많이.
제목
홍길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