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에서 이미지 발췌
후지무라 마라의 작품 '오늘은 회사 쉬겠습니다' 속 여주인공 아오이시 하나에는 33살의 무척 성실한 직장인이다. 회사 다니면서 지각 한 번 하지 않고, 일도 제대로 해내는, 근면과 성실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다. 겉으로 보기에 완벽해 보이는(이상하게 안경을 쓰면 더욱 그렇게 보이는?) 그녀에게도 무척 큰 고민이 있다.
33살이 되도록 연애 한 번 못해 본 모태솔로이자 남자와 같이 밤을 보낸 경험도 없는, 대학생 때 그럴 뻔한 경험을 날렸다는 후회만 10년이 넘도록 하고 있는 것.
33살 생일날, 하나에는 같은 사무실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21살 대학생 타노쿠라 유토와 술을 마시게 된다. 사무실의 직원인, 20대의 어린 후배가 같이 있었으나(타노쿠라에게 관심을 가진!) 혼자 술에 취해 먼저 보내고 둘이 있게 된 것. 하나에는 오늘이 자기 생일이라며, 생일날 혼자 지낸다고 넋두리를 늘어놓는다.
옆에 있던 타노쿠라는 촛불 꽂힌 케익 대신 폭죽을 꽂은 칵테일을 선물한다(오~ 그런 것도 있는 거야??). 의외로 다정한 녀석이군. 하나에 역시 의외로 다정한 면이 있는 타노쿠라를 다시 보고, 그러다 눈을 떴더니 옆에 어떤 남자가 자고 있는 것을 본다. 으잉? -_-; 술에 취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하나에. 자신의 첫 경험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그 상대가 21살의, 12살 어린 띠동갑의 연하남 타노쿠라라는 사실에 깜짝 놀란다.
그후로 아무 일도 아니라고 스스로 생각하려 하지만 점점 타노쿠라를 의식하는 하나에. 그런 하나에를 눈치챈 타노쿠라는 하나에에게 사귀자고 먼저 적극적인 의사 표시를 한다. 고민하던 하나에는 지금 자기의 나이에 이런 기회가 또 올까 싶어서(결과가 어떻게 되더라도, 그 어떤 후회를 한다고 해도. 사실 띠동갑 연하남과의 연애, 그것도 처음 하는 연애가 쉬운 경험은 아니지!) 어려운 결정을 내리고(ㅋㅋ) 타노쿠라와 사귀기로 한다.
그렇게 처음 하는 연애를 통해 하나에는 안경도 벗고 외모에도 신경 쓰며, 한 번도 결근하지 않은 회사를 쉬기도 하는 등의 인생 큰 변화를 겪는다. 특히 연애를 통해 생기는 여러 고민이나 갈등 등을 통해 더욱 성숙해진다.
재미있는 것은 하나에에게 타노쿠라라는 어린 연인이 생기자, 같은 건물에 있는 30 대중반의 CEO 아사오라는 사람과도 엮이게 된 것. 그는 연애의 '연'도 모르는 하나에가 타노쿠라와의 연애 고민을 상담해준다. 쿨하고 멋지고, 하나에에게 관심도 있는 사람. 연애 상담을 하면서 하나에와 타노쿠라를 갈라놓으려 한다거나 하는 비열한 짓도 하지 않는다. 냉철하고 신사적이다.
솔직히 나는 타노쿠라보다 아사오가 더 좋았다. 취향 탓이지만, 12살의 띠동갑 연하라니... 어어어억! 인생 단 한 번의 기회라고 해도 나는 하나에와 같은 결정을 내리지 못할 것 같다. 아사오와 친해지게 된다거나 하는 것도 하나에의 타노쿠라와의 연애 상담이 주이기도 했지만, 꼭 타노쿠라만이 기회는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사오도 있잖음? ㅋㅋㅋ
아사오도 하나에에게 관심을 표하지만 하나에는 타노쿠라와의 사랑을 선택한다. 첫 정이 무섭구나; -_-;; 책임감 강하고 잘생겼고, 성실하고, 예의도 바르고 12살 많은 하나에와의 관계도 진지하게 생각하는, 꽤 어른스러운 타노쿠라가 하나에는 너무 좋다.
총 13권으로 완결이 나온 이 작품은 13권이라는 분량답게 하나에와 타노쿠라의 갈등도 당연히 있다. 둘의 나이차에 따라 오는 하나에의 고민이나(타노쿠라 주변의 어린 여자들을 향한 질투라든가), 회사 후배의 훼방 등등의 이야기가 당연스럽게 나오지만(이야기에서 갈등이 없을 수 없겠지...) 그 모든 역경을 이겨내고 결혼에 이른다.
결혼을 생각한 것은 이야기의 중반부. 그것에 따른 갈등이 또 드러나고(여기서도 둘의 관계에 따른 것이라고 할까? 그외에도 결혼이란 게 원래 마냥 쉽지 않은 것이니까) 여차저차 기타 등등을 겪으며 13권에서 드디어 결혼한다.
하나에의 고민은 사실적이지만, 역시 순정만화답게 판타지가 저변에 깔려 있다. 12살 띠동갑 연하남과의 결혼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실제 그 이상의 나이차에도 결혼하여 잘 사는 사람들도 분명 있지만 흔하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더군다나 남자의 나이가 21살이라면 20대 초의 이제 막 대학생(일본은 우리보다 빠르긴 하지만)이나 갓 사회인이 된 상황에서 결혼을 생각하고 한다는 게 현실 같지 않고, 억지스럽기보다 판타지라고 느껴지는 것이다.
이런 판타지가 나쁘다는 게 아니다. 당연히 이런 판타지가 있어야 하고, 이런 판타지를 느끼려고 책을 보는 것이니까. 일상에서 얻지 못하는 판타지의 대리만족! 이 얼마나 중요한가! 다만 ㅋㅋㅋㅋ 아사오와 하나에가 연결되었다면 조금은 덜 판타지다웠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은 덜 판타지다워도 괜찮았을 텐데... 음, 생각해보니 아사오와의 연애가 판타지답지 않다는 것도 이상한 논리이긴 하다(아사오 같은 남자도 과연 있겠어?!). 어쨌거나 연애, 남자를 몰랐던 하나에에겐 모든 것이 다 판타지 아닐까? 그 안에서 겪는 여러 감정들도.
그래, 난 타노쿠라보다 아시오가 더 좋아서 그래. -_-;; ㅋㅋㅋㅋㅋ 나이보다 어른스럽고 때론 나이보다 어린애 같은 타노쿠라와 아사오. 둘 중 누구와도 판타지. 둘 다 '내' 주변에서는 있을 수 없기에. ㅎㅎ 어쨌든 나는 타노쿠라가 싫은 게 아니다. 개취일뿐. 그래도 하나에가 타노쿠라와 행복한 결말(결혼이 끝은 아니지만~~)을 맞이해서 좋았다. 뭐든, 해피엔딩은 진리다!!!
이 만화는 일본에서도 엄청나게 인기를 끌었고, 당연하게도 2014년에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다. 아사오 역을 그, 그그그그그!!! 자그마치 '노다메 칸타빌레'의 치아키 선배!! 타마키 히로시가 했다. 노다메 칸타빌레가 2006년에 방송했으니까 8년이 지난 건데, 20대의 치아키 선배를 하던 타마키 히로시가 30대 중반의 아사오 역을 하다니... 세월은~~
큼큼. 각설하고. ㅋㅋㅋ 10대와 20대와는 달리 30대나 40대...는 사랑을 논하면 어딘가 불편하게 받아들여진다. 최근에는 30대의 사랑도 많이 다루긴 하나(요새 비혼이나 늦은 결혼 등의 사회 현상에 따라 드라마 속의 인물들도 그에 맞춰 나온다) 그나마 30대 초에서 중반? 그것도 결혼에 늦은 나이라는 식의 붙는 말이 꼭 있다. 나이가 많으면 사랑도 못 하고, 그 사랑이 아름답지 않고 추한 걸까? 점점 기대 수명이 100살이 넘어가는 이 시대에 그런 구태의연한 사고나 생각, 가치관은 이제 털어버려야 하지 않을까?
이 작품은 30대의 모태솔로에 경험 없는 직장인 여자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를 다루었지만, 그것을 확장해서 생각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30대든 40대든 50대든, 60대든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아름답고 예쁜 일이다. 혹시 이 여주인공처럼 연애와 거리가 먼 생활을 해왔다고 해도, 이 여주인공처럼 특별한 상대나 경험을 분명 할 수 있다. 나이라든가 기타 다른 조건으로 스스로를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아, 물론 연애나 사랑 같은 걸 하고 싶지 않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한 번뿐인 인생에 그런 경험을 한다는 건 꽤 재미있는 일 아닐까? 한 번이든 여러 번이든~ ㅋㅋㅋ
재미있는 작품이다. 판타지로서도 충분히 충족시켜주고 있고, 특히 여자라면 여자 주인공의 심리 상태에 공감이 가는 내용이기에 즐겁게 볼 수 있다. 다행히 품절 없이 서점에서도 전권 다 구입할 수 있어 너무 좋다! 누군가는 너무 현실적이지 않다고 안 봐! 할 수도 있겠지만~ ㅋㅋㅋㅋ
제목
프리스타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