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에서 이미지 발췌
나는 에세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산문집은 다르다. 박완서 작가나 법정 스님 등이 쓴 산문집은 좋아한다). 에세이는 이상하게 서점에서 고르고 골랐는데도, 실망하는 경우가 있어서 더더욱 안 사다가 최근에는 그럼에도 제목에 혹해서 사 보는 일이 종종 있다. 성공 확률은 50% 정도 되는 것 같은데(에세이집을 워낙 안 사다 보니 상대적으로 더 책 선택에 실패하는 경우가 높은 것 같다. 내가 사는 대부분의 책은 소설이 거의 대다수인데, 소설 역시 막상 읽어보고 실망하는 경우가 없는 게 아님에도 사는 권수가 많다보니 에세이집 실패보다 체감으로 느끼는 게 낮은 듯 싶다. ㅋㅋㅋ), 이 책은 재미있게 잘 읽은데다, 친한 사람들에게 막 추천해주고 싶을 정도.
제목부터 확 끌리지 않나?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라니!! 반전 코미디의 느낌이 나는 제목과 슬쩍 살펴본 내용에 과감히 지갑을 열었다. 그것도 2권이나 산!! 하나는 선물용, 하나는 내꼬~! ㅋㅋ
이 책의 소개를 보면 "한 남자의 인생을 건 야매 득도 에세이"라고 적혀 있다. 소개만 봐도 끌린다. 그래서 읽었고, 만족했다. 문제는 내가 이 책의 저자처럼 열심히 살지 않았기에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이라는 말과 상반되는 것에서 오는 왠지 모를 자괴감이 들어서 안타까웠달까? ㅋㅋㅋ
저자는 정말 열심히 살았다. 4번의 대입 시험과(재수는 해 본 사람만이 안다. 공부를 안 해도 그 스트레스는 말로 못한다) 그렇게 어렵게 들어갔는데도 막상 공부보다는 공부를 하기 위한 대학교에 돈을 내기 위해 아르바이트만 주구장창 했으며, 3년 간의 득도 시간을 거쳐(ㅋㅋㅋ 흔한 말로 백수라고~) 회사에서 일하면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투잡을 하는 생활을 거치다 이제 회사를 그만두고 다시 득도의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다행히(?) 이번 득도는 처음의 득도와는 다른 마음가짐이라 정말 "득도"란 단어에 어울리는 생활을 보내고 있는 저자!
그렇게 열심히 살았으면 더 열심히 살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데 상대적으로 나는 그렇게 열심히 살지 않았던 탓에 더 열심히 살지 않아도 될지, 새삼 고민이 되는 것. ㅋㅋㅋㅋㅋㅋㅋ
살면서 느꼈고, 또 느끼고 있는 그런 것들을 이야기하며 동감이 되기에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다. 특히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부분은 포기하는 것도 용기라고 한 부분이었다. 원하는 대학에 가겠다며 4번이나 시험에 도전해서 결국에 그 학교를 다니게 되었지만, 막상 그곳에 다녀도 "그곳에만 다니면 잘 살 거야."란 생각처럼 살아지는 게 아니었던 것.
그 부분을 읽고 나는 무엇을 포기하지 못한 채 계속 붙잡고 있는지 계속 생각하고 있지만, 나에게 그런 악착 같은 면이 있나 싶기도 하고 한편으론 그것을 아예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인가 싶기도 하고... 시간과 열정과 노력을 들였던 무엇을(꼭 그렇지 않더라도~) 포기한다는 것은 정말 엄청난 용기가 아니면 안 된다. 하다못해 아침에 단 5분만이라도 일찍 일어나서 가벼운 스트레칭이라도 하자,는 결심을 해도(몸이 예전 같지 않아서~) 잠을 포기하지 못하고 빠듯한 시간에 일어나 부랴부랴 정신 없이 출근을 하는...(어라? 이 예시는 좀 아닌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책은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뜻대로, 원하는대로 살지 못하는 인생이니 대충대충 살아라, 라고 하는 게 아니고 아무리 열심히 해도 뜻대로, 원하는대로 되는 게 인생은 아니니 너무 아등바등 무리하면서 살지 말고 포기할 건 포기하고 마음 편하게 살라고 말해주는 것 같다.
그래, 한 번뿐인 인생인데 무엇을 위해 살고 있나, 싶은 마음을 가지면 안 되지!! 사실 "열심히 한다"는 말의 개념도 너무 주관적이긴 하다. 열심히 한다고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고. ㅋㅋㅋㅋ 좋아서 하는 것이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은데도 자기 삶을 축내면서 그렇게 살 필요는 없다. 물론 먹고 살아야 하는 인생인지라~ 그런 부분을 해결하려면 어쩔 수 없는 건 확실히 있지만... 먹고 살 수만 있다면, 그 이상 안 바란다면, 열심히 안 살아도 되지 않나? ㅋㅋㅋㅋ
이 책의 내용도 재미있지만, 삽화도 너무 재미있다. 저자가 직접 그린 것으로, 삽화에서 속옷 한장만 달랑 입고 나오는 저자가 어찌나 웃긴지. 재미있는 책이다. 단순히 킬링타임용이라고 하기엔 묵직하게 다가오는 내용도 있다. 가끔씩 너무 열심히 산다 싶을 때마다 읽으면 좋을 듯! ㅋㅋㅋㅋ 이 책, 진짜 강추다!!
제목
프리스타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