ㅋㅋㅋㅋ 이 영화는 몇 년 전에 개봉했다가 다시 재개봉한 것으로, 몇 년 전에 개봉했을 때도 몰랐는데 친구가 보고 싶다고 해서 이번에 알게 되어 별 생각 없이 같이 본 영화다.
그러니까 내용을 전혀 몰랐던 영화라는 것. 친구가 보여준 이 영화의 리뷰 덧글만 보곤 영화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긴 했다. 지금은 그 덧글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주인공 여자를 엄청 욕하며 소년에서 어른이 되는 남자주인공이란 식이었던 것 같다. 단 한줄의 그 덧글은 정말 웃겼다.
도대체 여자 주인공이 어떻길래 여자 주인공에 대한 욕들이 많은지, 그 호기심으로 끝까지 본 영화다. 정작 보고 싶다던 친구는 옆에서 자고 있고~ ㅋㅋ
정말 평범한 직장인 톰(조셉 고든-레빗)은 운명적 사랑을 기다리는 나이에 맞지 않는(?) 순수한 남자다. 그래서 제대로된 연애 한 번 못 해봤다. 언젠가 자신의 이 늘 똑같은 재미없고 심심한 일상을 변화시켜줄 운명적인 사람을 나타날 것이라 생각하면서...
그러던 톰 앞에, 썸머(조이 데샤넬)가 나타난다. 썸머는 회사에 새로 온 사장 비서. 엘리베이터 안에서 썸머가 자신이 듣는 음악을 좋아한다고 말을 건 이후로 톰은 썸머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고, 그렇게 둘은 연인이 되어 간다(톰이 생각하기에~). 그러나 썸머는 영원한 사랑은 없다고 믿는다. 그렇기에 썸머에게 톰과의 관계는 연인도 아니고, 그렇다고 친구라고 하기에도 보다 친밀한... 머라고 정의할 수 없다.
운명적인 엘리베이터 안. ㅋㅋㅋ
연인이 아니면 이건 머징?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톰은 썸머가 자신의 운명적인 반쪽이라 생각하지만 썸머와의 그 애매한 관계를 처음에는 용납하다가 점점 그 관계에 지쳐간다. 톰은 둘의 사이가 연인이 아니면 무엇이냐고 화를 내기도 한다.
썸머도 연인이 아니라고 하기에는 톰에게 자신의 마음을 많이 내보인다. 그렇게 잘 되어갈 것 같은 둘은 톰이 느끼기에는 일방적으로 썸머가 회사도 그만두고 자기를 떠난 것으로 느끼고 어떻게든 썸머와 연락해서 전의 관계를 유지하려 하지만 결국 만나지 못하고 시간만 간다.
폐인이 되어 가는 톰
그렇게 점점 시간이 흐르고(이 영화는 500일의 시간을 순차적으로 보여주는 게 아니고 시간을 역행하듯이 왔다갔다 보여주기 때문에 집중해서 보지 않으면 헷갈리고 재미없게 느껴질 수도 있다) 500일이 되자 톰은 썸머와의 헤어짐을 제대로 받아들이고 새로운 사랑을 느끼게 된다.
이 영화는 톰의 시선으로 쭈욱 이어진다. 그래서 톰만 이해하기 쉽다. 왜 여자 주인공이 그렇게 욕을 먹었는지 알 수 있다. 여자 주인공의 입장에서는 전혀 이야기가 진행되지 않는다. 다만 톰이 자신의 입장으로만 생각했던 과거의 행동이나 사건이 다시 한번 등장하는데(객관적인 시선으로), 그것을 보면 썸머의 마음이 점점 톰에게 멀어진 것을 느낄 수 있다.
같은 장면이 두 번 나오는데, 두 번째를 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썸머의 마음이 떠난 것을...
오직 톰만 몰랐던 것뿐. 그래도 연인이라 생각하는 톰에게 썸머의 행동은 확실히 나쁘긴 했다. 제대로 된 이별(친구 사이라도)을 하지 않았기에 톰은 더욱 500일이라는 시간을 오직 썸머를 사랑하고 미워하고 그리워하고 희망에 부풀면서 지냈던 것이다.
둘이 실제 사귄 것인지 아닌 것인지 애매한 관계를 이어간 것은 채 일 년이 못 되던가, 조금 넘던가 할 뿐이다. 그 이후의 시간은 오직 톰의 기다림과 우연히 만난 썸머와의 희망에 부푼 기대감과 다시 좌절일 뿐.
우연히 회사 동려의 결혼식장으로 가는 기차 안에서 만난 썸머와 톰.
톰은 썸머를 피하려 하지만 썸머가 톰에게 먼저 아는 척을 한다.
그렇게 다시 결혼식장에서 좋은 분위기를 가지는 둘.
톰은 희망에 부푼다. 게다가 썸머가 자기 집에 초대까지!!
초대한 집에서도 좋은 분위기를 느끼며 톰은 다시 썸머와 잘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것은 두 개의 시선으로 나뉘어서 보여지는데,
전적으로 톰의 시선으로만 본 것이다. 좋은 분위기 등등은.
톰은 그렇게 썸머란 여자를 만나, 운명적인 사랑이란 없다고 생각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썸머는 오히려 그 반대. 어느 날 책을 읽던 카페에서 자신에게 그 책을 아는 체하며 다가온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에게 운명을 느꼈던 것. 결혼까지 한 썸머.
결혼한 썸머와 우연히 다시 만난 톰. 자신의 꿈을 향해 면접을 보러가던 길이었다.
톰은 이렇게 썸머를 마지막으로 만나고 완전히 그녀를 놓는다.
영화는 톰을 버리지 않았다. 자기가 하고 싶었던 일을 하기로 결정한 톰은(썸머를 향한 미련을 버림으로써. 결혼한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 면접을 보러 간 곳에서 어느 여자를 만나고 둘은 면접 후에 다시 보기로 하고 영화는 끝난다.
결과적으론 어린애 같았던,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지레 포기하고 그냥저냥 하고 있는 일에 안주하고 살아가던 톰을 썸머가 어른으로 만들어준 것이기는 하다. 비록 썸머가 헤어짐에 대한 상대에 대한 인간에 대한 예의는 확실히 없었을지라도.
나는 졸지 않고 끝까지 봤지만, 이 영화가 재개봉까지 할 정도의 명작인지는 모르겠다. 재개봉이 꼭 명작만 하는 것은 아닐 수도 있지만...
한 남자의 순정이라고 해야 할까, 미련곰탱이라고 해야 할까. 어른이라고 성장통이 없을쏘냐! 톰이 보다 크게 성장하기 위한 성장통의 과정이었겠지만, 썸머와 같은 여자 or 남자가 현실에 없을리 없다. 마지막이 아름답지 못했을 뿐이지,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이 나의 운명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러면 모든 연인들이 현재 지금의 연인과 결혼하게? 또 결혼해도 헤어지지 않고 죽을 때까지 함께 하게?
머 썸머가 톰을 친구로만 생각했다고 해도, 친구 사이는 자연스럽게 연락이 뜸해지고 안 하게 되기도 하지만... 친한 사이라면 그렇지는 않을 테고. 완전히 연락을 끊는 것은 상대방에게 화가 났다거나 아니면 톰을 친구 이상 생각했다는 게 맞을 테고. 진짜 욕 들을 캐릭터이기는 하다. 아름다운 이별이 없지도 않을 테고, 이별을 이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상대방에 대한 예의일 테니까.
결국 썸머에게 톰은 톰이 늘 말하던 운명적인 사랑이 아니었던 것. 관계는 그렇게 어긋나는 것 아닐까. 서로 같이 운명을 느끼는 경우가 정말 많을지는 알 수 없다. 오히려 흔하지 않기에 운명적인 사랑, 운명적인 사랑, 노래를 부르는 것일 수도~ 소설에서든 영화에서든, 노래에서든, 드라마에서든~
제목
썸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