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에서 이미지 발췌
1775년, 영국 햄프셔 주 스티븐턴의 교구 목사의 8남매중 일곱째 딸로 태어난 제인 오스틴. 그녀는 1817년에 42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당시 대중의 인기를 끌 정도로 유명한 작품들을 세상에 내놓았다.
그중, 제인 오스틴의 가장 유명한 소설 "오만과 편견"은 영화, 드라마로도 많이 만들어진 작품이다. 그만큼 지금까지 많이 회자되는 "오만과 편견"은 제인 오스틴이 1813년에 출간한 작품으로(1797년에 쓴 "첫인상"이라는 작품을 개작한 것), 그녀의 다른 작품 "이성과 감성"과 함께 큰 인기를 얻기도 했다. 지금은 "이성과 감성" 보다 그녀의 대표작이라 하면 "오만과 편견"을 가장 먼저 떠올리고 그것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작품의 인기 순위가 변했지만 말이다.
나 역시 지금까지 살면서 "오만과 편견"을 책으로만 몇 번을 읽었는지 모른다. 거기에 드라마, 영화까지 꼬박꼬박 챙겨볼 정도였으니~ 단, "오만과 편견"은 1995년도에 방송한 BBC 드라마보다 2005년도에 개봉한 매튜 맥퍼딘과 키이라 나이틀리 주연의 영화가 더 좋았던 것 같다.
그녀의 작품으로는 이 두 소설 외에도 "레이디 수잔"(1793), "맨스필드 파크"(1814), "엠마"(1815), "노생거 사원" 등이 있다. "맨스필드 파크"와 "엠마" 역시 출간 당시 "이성과 감성", "오만과 편견"처럼 많은 인기를 얻어 매진 사례를 기록했다고 한다.
영국 BBC에서 제인 오스틴의 소설들을 드라마로 만들어서 방송했는데, 제인 오스틴의 팬이라면 아마 모두 보았을 듯싶다. 나 역시 모두 찾아서 보았는데, 소설과는 또다른 재미가 있었다. 아마 "오만과 편견" 외의 작품들은 드라마만 본 사람들도 꽤 많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드라마에 반해 소설을 찾아 읽었을 수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겠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제인 오스틴의 작품들은 모두 사람의 감성을 끄는 매력이 있다는 것.
뻔한 로맨스 소설 같은데, 그 유명한 할리퀸 로맨스 소설들과 같지 않은 점은 그녀가 뛰어난 작가이기 때문일까? 그녀의 작품들이 모두 비슷비슷한 스타일임에도(그것 때문에 제인 오스틴의 작품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긴 하다)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것은 각 상황에 따른 인물들의 개성이 뚜렷해서일지도 모르겠다.
특히 나는 "오만과 편견"을 가장 먼저 접했고, 제일 좋아하는 작품이기도 한데, "이성과 감성"은 "오만과 편견"과 비슷할 것이라는 선입견으로 아예 읽지도 않았었다. 그러다 BBC의 드라마를 보고 읽었다. "오만과 편견"과 비슷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지만 사랑에 "이성과 감성"이라는 부분을 놓고 이야기를 다룬 부분은 당시 제인 오스틴이 살던 시대를 생각할 때 놀랄 부분이기도 했다. (버뜨! 개인적으로 "오만과 편견"만큼의 재미는 없었다. 희한하게. ㅋㅋ "이성과 감성"은 여느 로맨스 소설의 느낌이 훨씬 강하게 든 작품이다. "오만과 편견" 다음으로 재미있는 그녀의 작품은 "엠마"다. ㅋㅋ)
"오만과 편견"은 제목 그대로 주인공 여자(엘리자베스)가 주인공 남자(다아시)를 첫 만남에 오만한 사람이라 판단한 후, 편견을 가지고 그를 대한다. 다아시 역시 엘리자베스를 아름답고 지성적이라고 호감을 갖지만 그녀의 천박한 집안을 좋지 않게 생각하고(역시 편견을 가지고) 그녀가 자신의 결혼 상대는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엘리자베스의 언니 제인과 다아시의 친구 빙리가 맺어지지 못한 것이 다아시의 충고 때문이라는 얘기에 더욱 그를 싫어하게 되는 엘리자베스. 어느 정도는 맞고 어느 정도는 틀린 사실이지만 이렇게 둘의 사이는 보이지 않는 깊은 강이 생긴다. 일방적으로 엘리자베스가 만든 강이기도 하지만.
당시 시대적 배경을 이 둘과 주변의 사람들을 통해 잘 드러냈다. 특히 엘리자베스의 어머니를 통해 당시 지방 중류층 사람들의 속물근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점이 흥미롭다. 어머니가 요즘 말로 암 유발자인데, 그녀의 캐릭터는 결국 당시의 여느 중류층, 그것도 아들이 없이 딸만 있는 집안의 엄마로써의 상황을 극적으로 잘 드러낸 것 같다. (하지만 막상 책을 읽다 보면 엄마가 너무 속물적이라 정이 안 간다. ㅋㅋ) 아버지 역시 너무 우유부단한 느낌이다. 그냥 속편하게 살고 싶어하는, 자식들이 자신의 마음에 차지 않는다고 무관심하다. 문제적 집안에 그래도 첫째 제인과 둘째 엘리자베스는 나름 바르게 자란 것을 보면 대단하다 싶은? ㅎㅎ 어쩌면 둘째까지는 아버지가 꽤 신경을 쓰고 키웠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다아시가 엘리자베스의 집안을 천박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솔직히 공감이 간다. 그는 엘리자베스가 생각했던 것만큼 상류 계층이라는 것에 따른 거만함은 없었고(엘리자베스의 편견과 오해가 상당 부분 있었다), 어느 정도의 오만함은 그가 상류 집안에서 살아왔기에 태생적으로 가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었으리라고 자꾸 다아시를 이해하는 마음이 생긴다. 그리고 엘리자베스 가족이 너무나 속물적이고 천박한 것은 사실이기도 했고. 정말 제인과 엘리자베스를 빼고는 아래 세 명의 여동생들과 엄마가 너~무나 불편할 테니까.
이런 둘의 상황에도 불구하고 자기 마음을 적극적으로 표현한 사람은 다아시였다. 그녀 집안의 천박함을 받아들일 수는 없지만 엘리자베스는 좋았던 것. 엘리자베스는 계급적이고 오만한 다아시의 고백을 거절하지만 그가 신경쓰인다. 이렇게 둘이 엇갈리나 싶었지만, 다아시가 엘리자베스의 동생 일을 도와주면서 엘리자베스는 그에 대해 갖고 있던 편견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다아시 역시 그녀의 천박한 집안 사람들까지도 엘리자베스를 좋아하는 마음 때문에 포용하게 된다. 대단하다, 다아시!! 그런 집안을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은데. ㅋㅋㅋ 물론 집안의 문제 여동생 리디아의(집안 내 가장 큰 문제를 일으키는!!) 남편 위컴은 엘리자베스와 다아시의 집에 올 수 없는 접근금지를 당했지만! 그럴 만한 놈이기에~
사람을 사랑하게 되면 이렇게 변하는 것일까? 누군가를 사랑하면서 변하게 되는 것 중에 가장 바람직한 변화가 아닐까 싶다. 뭐, 결말은 내가 좋아하는 해피엔딩이다! ㅋㅋㅋ 영화보다 책이 더 꽉꽉 닫힌 해피엔딩이라 더 좋다. 언니 제인과 빙리도 결혼했고~ 빙리 캐릭터는 솔직히 그다지 정이 가지 않았지만. 나쁜 사람은 아닌데 좀 유약한 느낌이라고 할까? 결국 제인을 선택하는 것을 보면 생각보다 유약하진 않은 것도 같고. ㅋㅋ
주인공은 엘리자베스이나 가족의 문제 등, 각 캐릭터들의 묘사들이 좋아서 읽는 재미가 있다. 상대적으로 셋째 딸이 존재감이 가장 떨어지긴 하지만... 제인 오스틴이 셋째 캐릭터에게 애정을 주지 않았나보다. ㅋㅋㅋㅋ 또한, 엘리자베스의 진취적인 모습이 보기 좋았다. 언니처럼 보수적이며 수동적이지도 않고, 동생들처럼 배려 없고 눈치 없이 잘난 척만 한다거나 남자만 밝히지 않으며, 자신의 주장을 제대로 드러내는 모습이 지금 시대의 여자들이 보기에도 진취적으로 느낄 정도니. ㅎㅎ
그렇다고 아예 시대를 벗어나진 못했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현재를 살아가는 여성들도 많은 부분에서 남성과 비슷한 위치로 상승했다고는 하나 아직도 남여차별적인 모습은 많이 있으니까. 서로의 다름은 인정하나, 다름이 아닌 단순한 '성적인' 차별이라면 문제다. 여성 상위 시대라는 말조차도 사실 불편하고. 이런 말조차 없어져야 남자건 여자건 사람이라는 '종' 아래 평등한 거 아닐까? 뭐, 이런저런 생각하지 않고 이야기 자체로만 보고 읽어도 충분히 매력있다. 1만 생각한 내용에 3, 4의 내용을 추측하고 확대해석하는 것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에. ㅋㅋㅋ
상당히 많은 내용에 책도 두껍고,(여러 출판사의 책으로 봤지만, 지금 최종적으로 갖고 있는 것은 펭귄클래식의 도서다. 568페이지로 정말 두껍다) 현대적인 문체도 아닌데 정말 후루루룩 읽힌다. 이게 제인 오스틴의 문장력일까? 스토리를 이끄는 힘일까? "오만과 편견"이 고전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다 이런 게 한몫 했을 것 같다. 지금 읽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것.
혹시 아직 책으로 읽어보지 못했다면 꼭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여담이지만 "작은 아씨들"에서도 둘째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주인공"인 것을 생각하면 예전 여성 작가들은 둘째를 좋아했나? ㅋㅋㅋ)
제목
프리스타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