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매드독' 공식 홈페이지에서 이미지 발췌
2017년 10월부터 11월까지 KBS 수목 드라마로 방송한 '매드독'은 방송이 끝난 후, 거의 1년이 가까워오는데도 내 기억에 오래 남아 있다. 보험조사원이라는 직업에 대해(알고 있기는 했지만)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었고 사람들이 보험사기를 어느 정도까지 하는지, 기업은 얼마나 사기를 치는지 알 수 있어서 더 재미있었달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험사에 대한 불신은 여전하지만, 사기쳐서 남의 돈 가져 가는 사람들은 더 싫다!)
태양 생명 보험 조사원 최강우 팀장(유지태)은 별명이 '미친개'다. 한 번 그에게 물린(걸린! ㅋㅋ) 보험 사기꾼들은 모두 잡히기 때문이다. 이번에 그는 엄청난 것을 물었다. 그의 가족이 탄 비행기가 추락하고 항공사와 자기가 속했던(사고 후 그는 회사글 그만뒀다) 보험사의 보험 사기 정황을 포착, 그것을 세상에 밝혀 죄를 묻기로 한 것이다.
단순히 항공사 파일럿의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 비행이 아닌(그렇게 조사 결과가 발표되었다!) 더 검은 속내가 그 안에 있었고, 그 검은 속내에 얽힌 여러 이권들의 물리고 물린 관계를 최강우를 비롯한 '매드독'이 캐고캐고 캐내어서 드디어 세상에 그 진실을 모두 드러낼 수 있었다. 그리고 최강우는 자신이 모든 죄를 뒤집어 쓰고(결국 도청 등의 여러 혐의) 감옥에 간다.
매드독은 보험사를 나온 최강우가 법의 테두리 안에서 해결할 수 없는 보험 사기꾼들을 약간의 불법과 편법을 이용하여(도청과 해킹 등은 그 목적이 의를 위한다고 해도 불법이니까...) 법의 테두리로 보내는 팀이다. 그들 앞에 김민준(우도환)이 나타나고, 초기의 갈등이 시작한다. 김민준은 바로 사고기를 운전한 파일럿, 자살 비행이라 알려진 파일럿의 동생이었다. 최강우에게 그는 가해자였다. 비록 그의 잘못이 아님을 나중에 깨닫고 마음으로 받아들이고(물론, 실제로 그의 형이 자살 비행을 한 게 아니긴 했지만...) 함께 자살 비행으로 몰아간 정황과 부실 기체를 띄운 항공사와 보험사의 검은 뒷거래 등을 밝히게 되지만, 그 전까지 최강우에게 김민준은 상종도 못할 놈이었고(게다가 형의 자살 비행으로 김민준은 어마어마한 돈을 보험료를 받았던 것. 34억 원인가, 36억 원인가. 아무튼 저런 금액이었다), 피해자 앞에 나타나면 안 되는 가해자일 뿐인데 이 놈이 뻔뻔스럽게 자신 앞에 나타나 도발을 해댄다.
김민준을 통해 최강우와 매드독 팀원들은 커다란 인명 피해를 남긴 비행기 사고에 대해 다시 제대로 조사를 시작한 것. 그렇게 알아낸 사실은 충격적이었다. 김민준의 형이 자살 비행을 한 것이 아니었고, 부실한 기체를 어떡하든 정상 운행하려 노력했다는 것과 부실인 줄 알면서 기체를 운행하도록 한 항공사 주현기 대표(최원영)와 부실 기체를 운행할 것이란 사실을 알면서도 보험을 갱신하고(국토부 조사를 통해 운행하면 안 된다는 보고서까지 봤으면서도) 모르쇠로 일관한 태양 생명 차홍주 상무(홍수현)의 죄를 모두 알게 된 것. 거기에 태양 생명 차준규 대표(정보석) 역시 이 모든 것을 덮기 위해 검찰까지 동원했고(왜 늘 돈 많은 사람들, 기업의 대표라는 사람들과 검찰은 한통속이 될까? 늘늘!!), 자기의 수족인 변호사를 청부 살인자로 만들기도 했다. 그는 차준규의 말에 따라 사람을 죽였다. 변호사란 인간이 사람 참 잘 죽이더라!
그들은 죄가 없는 파일럿에게 모든 죄를 뒤집어 씌우기 위해 그가 한 보험약관까지 조작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블랙박스 음성의 조작은 말할 것도 없고.
비행기 사고라는 극단적인 사건이 드라마의 주 소재였지만(이런 일은 일어나선 안 되는 일이고 드라마의 극적인 장치지만) 세월호 사고 같이 일어나선 안 되는 일이 실제 일어난 것을 알기에 허무맹랑하게 느껴지지 않고 더욱 사실적으로 여겨져 마음이 아팠다. 아, 저런 비행기 사고가 우리나라에서만 일어나지 않았을뿐 실제 일어나기도 하고, 국내 항공기가 국외에서 추락한 경우도 있고... 현실감이 더해졌기에 더욱 몰입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을 밝혀내는 과정 역시 내 기억으로는 꽤나 촘촘하게 엮어져 허무맹랑하지 않았다. 그들의 두뇌 싸움(매드독 팀과 주현기 대표, 태양 생명 차준규 대효와 차홍주 상무)을 보는 재미로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갈 정도였다. 이런 드라마의 경우 뒤로 갈수록 뒷심이 딸린다고 해야 하나? 이야기가 결론을 향해 가는 과정이 늘어지거나 긴장감이 떨어지거나 말이 안 되거나 하는 식으로 중반 이후부터는 결론을 보기 위해 드라마를 본다는 말이 나오는 드라마들이 적지 않은데, 매드독은 16화까지 긴장감을 계속 끌고 갔다. 허술한 마무리가 아니었다. 통쾌했고, 마지막까지 이들이 그들의 죄를 어떻게 밝힐 것인지 몰입하며 봤다.
최근에 본 '마녀의 법정'이 용두사미 드라마의 대표적이라고 할까?(최근에 봤기에 가장 기억이 생생한 까닭으로. ㅋㅋㅋㅋ) 죄를 지은 놈은 벌을 받고, 그들을 단죄한 이들은 해피엔딩이었지만 하아, 마지막이 너무 허술했다. 이건 아니잖아, 란 말이 절로 나온... 아쉬운 드라마였다.
애니웨이~! 매드독은 정말 잘 만들었다. 연기 구멍도 없었고, 극본도 좋았고, 연출도 좋았다. 뭐, 극본이 완전무결하다고 할 순 없지만 수작이었다! 정말 매우매우 강추한다. 안 본 분들은 꼭꼭,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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