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에서 이미지 발췌
2002년에 서울 문화사에서 나온 '맛있는 관계'는 2004년에 16권으로 완결되었다. 지금은 안타깝게 품절이지만 E-book으로 볼 수 있으니, 안 본 분들은 꼭 보셨으면 좋겠다.
예전 만화라 그림체가 세련된 맛은 없지만, 내용은 정말 따뜻하다. 여자주인공 모모에는 있는 집안 자식으로 부족한 것 없이, 다양한 음식들을 맛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미식가로 자란다. 그런 모모에의 아버지가 음식을 먹다가 급사하고(과식으로 인해 지방간이...) 갑자기 기울어진 집안 형편 때문에 학교를 그만두고 프랑스 음식점에 요리 보조로 취직한다. 거기 주방장 오다를 좋아하게 되는 모모에.
그러나 오다는 모모에게 관심이 1도 없다. 여자친구가 있기 때문이다. 순정만화이지만 모모에가 그런 남자 주인공 때문에 울고짜고 한다거나 하는 부분이 없다. 속상한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마인드로 밝게 지낸다. 16권이라는 압박이 있지만, 주인공 주변의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전개되기에 지루함도 없다. 각 인물들의 이야기들이 각기 전개되어서 마치 매번 다른 이야기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물론, 그 중심에는 모모에가 있다. 모모에가 정신적으로, 한 사람의 직업인으로 성장하며 어른이 되는(물론 어른이었으나, 보다 진정한 의미의 어른) 이야기는 감동적이다. 남자 주인공 오다는 천재적인 요리사이나 어렸을 적에 부모님이 자살한 트라우마를 갖고 있어, 냉소적이고 어두운 성격이다. 그런 사람이 밝고 긍정적이며 낙천적인 모모에 덕분에 조금씩 변해가는 것을 보면 흐뭇하다. 버뜨, 그런 부분이 정말 정말 너무 천천히 진행된다. ㅠㅠ 순정만화의 관점으로, 둘의 사랑이 과연 이뤄지긴 하는지 등으로, 로맨스 부분만 중심으로 보면 이 만화는 매우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모모에는 애인이 있는 오다를 잊으려고 하기도 하는 등, 둘의 사랑 이야기는 솔직히 고구마 백만 개 먹은 듯한 기분이 들지만,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와 모모에가 여러 사람들을 만나며 성장하는 모습이 참 좋았다. 명대사들도 굉장히 많다. 나도 누군가에게 인생에 도움이 되는 말을 해 줄 수 있었으면, 누군가가 나에게 그런 말을 해줬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모모에가 주인공이기는 하지만, 등장하는 인물들 각각의 모습 모두 우리에게 있는 부분들인 것 같아, 각각 감정이입이 되기도 한다. 싫어하는 사람의 모습조차 나에게 있는 모습이 보이기에. ㅋㅋ
이야기가 전체적으로 따뜻하다. 요리를 중심으로 해서일까? 냉소적인 남자 주인공이 나와도 전체적인 이야기는 따뜻하며, 흐뭇해진다. 거기다 다양한 음식들(특히 프랑스 요리들)이 나와서 눈으로 먹는 재미도 있다. ^^
모모에의 사랑은 과연 이룰 수 있을까? ㅋㅋㅋㅋ 결론은 해피긴 하다. 그러나 열린 결말의 느낌도 주는 것이~ 마지막까지 그 부분에선 좀 고구마 먹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렇지만 킬링타임용으로라도 소장용으로라도 한 번쯤 보시길. 권수의 압박은 있지만, 괜찮다. 그림체에 거부감이 생긴다면 어쩔 수 없지만~ ㅎㅎㅎ
제목
프리스타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