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에서 이미지 발췌
최근(아니 근 1년 정도의 사이에)에 읽은 추리소설(이라고 말하고 싶다. 범인이 있고, 그를 쫓는 경찰이 나오는)들이 거의 모두 실망스러웠기에 스테디셀러니(아니 스테디셀러면 조금은 혹한다) 어디어디서 무슨 상을 받았다느니 몇 개국 번역이 됐다느니 하는 홍보성 글에 휘둘리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꼭 사기 전에 서점에서 조금이나마 읽어볼 것!(사실 조금 읽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런 종류의 책은 분위기도 중요하지만, 사건이 일어나고 그것을 풀어내는 과정, 범인의 결말 등이 아주 중요하기에, 전체적인 맥락이 이야기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할까?)
그러다 이 책을 서점에서 봤고, 궁금했다. 그렇지만 책 고른 전적(?)이 너무 나빠 망설였다. 서점에서 조금 살펴봤지만 아리송했다(위에도 적었듯이...). 그러던 차에 눈에 띈 서점에 붙어 있는 스테디셀러 상위권에(베스트가 아니고 스테디라니?! 아니 잠깐. 베스트였나?) 이 책의 이름이 있었고, 살까말까 더욱 망설였다. 결국 샀지만, 읽지 않고 있다가(사놓고도 실망할까봐 책 읽기를 미루고 있었다) 결정적으로 카페에서 어떤 사람이 이 책을 읽는 것을 보고,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ㅋㅋㅋ 나 뭐임? ㅋㅋㅋ
그 전에 읽은 실망한 책들 보다는 나았지만, 역시 '내 마음'에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딱 중반까지만 좋았다. 나는 주인공이 좋다. 주인공이 정의로워야 하고, 범인을 잘 잡아야 한다(정의의 개념이 조금씩 다를지라도).
이 책은 주인공이 불쌍했다. 그의 행동(자신도 예측할 수 없었던)이 그를 나쁜 사람으로 몰았다. 흑과 백으로만 구분 짓는 경찰들(그들은 그래야 하나?). 읽으면서 '이 신입 마음에 안 드는군'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에 대한 예상이 맞은 것도 불편했다.
왜 작가는 이렇게밖에 쓸 수 없었을까? 너무 드라마틱했다. 나는 이런 장르의 소설에서 드라마를 원하지 않는다. 내 취향에 맞지 않았고, 마지막 챕터 전의 20페이지 정도는 정독하지 않고 휘리리릭 넘겼다. 대략 어떤 식으로 진행하는지만 파악하면서. 원래 책 이렇게 읽지 않는데!! 자세하게 꼼꼼히 내용을 파악하며 읽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쓸모 없는 페이지였다(내가 느끼기엔!).
드라마는 그런 장르에 맞는 내용이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 음, 나야말로 흑과 백으로 보나? ㅋㅋ
봉제인형 살인사건, 시작이 이것이긴 했으나 이를 풀어내는 방법도, 범인이 왜 봉제 인형처럼 만들었는지도 나와 있지 않았다. 마지막에 드러난 범인이 사실 너무 시시했다. 주인공 캐릭터를 부각시켜서 시리즈로 만들었어도 충분히 좋았을 텐데. 하긴 그렇기에는 '울프'라는 캐릭터가 몰개성적이기는 했다. 무언가 애매모호. 능력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울프에게 할애하는 페이지도 중간부터 확 줄어들고. 쓸데없이 페이지만 많은 느낌.
캐릭터들에게 시선이 분산된 것은 나쁘지 않았으나(그게 어느 누가 범인일까? 의심하는 용도로는 아쉬웠지만) 갑자기 주인공의 분량이 줄어든 것은 범인을 밝히기 위한 과정이라고 이해하려 해도 그 방법이 별로였다. 결국 마지막이 되기 전에 의심을 하도록 만들었고, 그가 그 덫을 빠져나가지 못한 게 마음에 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흡족하지 못한 소설이었다. 아쉽다. 많이 아쉬웠다.
아, 드라마가 포함된 추리소설은 애거서크리스티의 작품들이 훨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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