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에서 이미지 발췌
이 책은 서울문화사에서 2003년에 출간했고, 2006년에 완결인 7권이 나왔다. 지금은 살 수 없다. 전자책으로도 볼 수 없는 안타까움.
"사랑해, 베이비"라는 제목을 처음 보고 어렸을 적에 무척 좋아했던 "아기와 나"와 같은 스타일의 만화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예상했던 것과 비슷하면서도 달랐지만, 재미있었다. 다만, 로맨스를 기대하고 본다면 비추다. 아기와 나와 같은, 형의 동생을 향한 무한한 애정과 너무 귀여운 아기, 단 둘만 있어서 더욱 애틋하고 측은한 가족애 등등, 거기서 오는 따뜻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원한다면 역시 비추다.
그렇다고 이 만화의 이야기가 감동적이지 않다거나 따뜻한 면은 없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기와 나와는 확실히 그 결이 다르다. "아기와 나"에서 보여주는 그 끈끈한 형제애와 가족애는 없다고 할 수 있다. 뭐, 같은 감동을 준다면 그것 또한 재미없을 거다.
그렇지만 "사랑해 베이비"는 그만의 재미와 감동이 있다. 가족애도 분명 있고.
친척이 맡긴 다섯 살짜리 여자아이 유즈유를 갑자기 전담하게 된 킷페이. 평범한 고등학생인 킷페이는 다만 여자를 좋아하는 바람둥이다. 질 나쁜 바람둥이 스타일은 아니고(그래도 순정만화의 주인공인데, 그런 스타일은 아니다. ㅋㅋㅋ), 자기 좋다는 여자들을 쉽게 내치지 못하는 그런 스타일? 뭐 하여튼 그렇기에 휴일이건 수업이 끝난 후건 늘 바쁘다. 가족들은 그런 킷페이에게 어린 아이 유즈유를 맡겨버린 것. 바람둥이니까 여자의 심리를 잘 알 거라면서. 으응? ㅋㅋㅋ 다섯 살도 여자긴 하니까.
난데없이 어린아이를 돌보게 된 킷페이(생각보다 심한 반항 없이 거부하지 않는다. 바람둥이라고 모두 나쁜 녀석은 아니고, 마음이 따뜻하지 않지는 않다는 뜻? ㅋㅋㅋㅋ)의 생활도 달라진다. 밖에 나가기 바쁜 킷페이가 유즈유를 돌보면서 나가지 않게 되고, 덩달아 주변의 여자애들도 점차 줄어간다.
음, 어쩌면 유즈유를 통해 킷페이가 제대로(?) 성장하게 되었다고도 할 수 있을까? 어라? 그렇다고 호옥시나~ 유즈유가 커서 나중에 킷페이와? 같은 상상은 마시랏! 순정만화지만 그런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나는 그렇기에 이 만화가 더욱 좋았지만. ㅎㅎ 스포일러 마구 뿌리는~! ㅋㅋ
가족에 대한 사랑 이야기도 나오고, 킷페이가 점점 유즈유를 제대로 돌보면서 느끼는 이야기도 꽤나 따뜻하다. 그 과정 중에서 바람둥이 킷페이가 한 여학생과 진지하게 사귀게 되는데, 그 여자애의 이름은 코코로. 킷페이가 유즈유 때문에 데이트를 잘 못하거나 데이트 때 유즈유를 데리고 나와도 불만을 드러낸다거나 질투를 하거나 하지도 않는다. 왜? 주인공이니까? ㅋㅋㅋㅋ
나는 코코로 때문에라도 나중에 커서 괜히 유즈유와 킷페이가 되는 어이 없는 결말이 되지 않기를 바랐다. 내용에서도 5살에서 초등학교, 중학교를 거치며 서로에게 감정의 변화가 생기는 그런 부분이 없었기에 만약 그렇게 되면 정말 어이 없는 결말이었던 거고, 그렇기에 그런 결말이 나올 리도 없겠지만 괜시리 불안했던 것. 그만큼 코코로가 너무 괜찮았다는 의미. 닮고 싶은 성격이랄까나? ㅎㅎ(아, 내가 그런 만화를 너무 봤나봐~!)
결론까지도 너무 좋았다. 세월이 흘러 고등학생 된 유즈유와 코코로와 결혼한 킷페이. 유즈유를 열심히 돌보다가 엄마 곁으로 가게 되었을 때 많이 섭섭해하고 슬퍼하던 킷페이였는데, 그후로도 계속 편지를 주고 받았던 것. (사실 돌본 시간이 그리 긴 것은 아니었음에도 한 번 든 정이란~ 후훗) 유즈유가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못 보고 편지만 주고 받았던 것. 맞나? 중간에 봤었나? 음. -_-;;
아무튼 잘 자란 유즈유와 킷페이의 행복한 결혼 생활을 보여주는 결말. 좋았다!!
막 뭉클한 감동을 마구마구 뿜어주는 만화는 아니었지만, 유즈유의 귀여운 모습과 킷페이가 어린 아이를 돌보며 겪는 여러 이야기들이 재미나다. 킷페이가 유즈유를 돌보며 겪는 여러 상황들이 때론 공감이 가기도 하고, 역시 아이를 돌보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을 느끼기도 하고. 가족, 그 가족 사이의 관계 등에 생각해보기도 하고.
괜찮은 만화다. 심각한 내용이 없기에 쉽게 쉽게 읽을 수 있다. 감동도 있고, 재미도 있다.
제목
프리스타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