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파크 예매 페이지에서 이미지 발췌
"안나 카레니나"는 명작 중의 명작이다.
세계의 대 문호라고 불리는 톨스토이가 쓴 작품으로 오페라, 영화, 연극 등 여러 분야에서 계속 재생산되고 있는 작품 중 하나기도 하다. 영화의 안네 카레니니나 역은 역대 예쁜 배우들이 맡았었다. 비비안리(1948년), 소피마르소(1997년), 키이라 나이틀리(2013년)! 키이라 나이틀리의 "안나 카레니나"는 알았는데, 소피마르소와 비비안리도 했었다니! 완전 궁금!!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도 역시 톨스토이의 소설을 원작으로, 당시의 러시아 겨울이며 작품 속 의상 등, 원작 그대로를 재현해냈다. 실제 스케이트장을 보여주는 듯한 무대 연출과(러시아 스케이터들이 참여한다) 2.5m의 거대한 기차 세트, 작품 속 19세기 러시아 귀족의 의상을 고증하여 200여 벌의 화려하고 고풍스러운 의상들 등등을 통해 눈으로 보는 19세기 러시아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는 러시아에서 흥행하고 있으며, "러시아 고전의 가장 러시아적 해석"이라는 평을 받으며 가장 원작과 가까운 해석으로 안나 카레니나의 삶을 통해 사랑, 운명, 행복 등 보편적인 인간의 삶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뮤지컬 "안나 카레니나" 홍보 내용에서 발췌).
소설 "안나 카레니나"는 톨스토이의 여러 작품들 중 최고의 작품이자, "완전무결한 소설"이라는 찬사를 받기까지 한, 19세기 근대 소설의 최고작이며 명작으로 불린다. 지금까지도 세계 여러 나라에서 번역되어 출간되고 있으며, 꼭 읽어야 할 명작 소설에 빠지지 않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워낙 유명한 소설이라, 작가와 작품은 알면서도 막상 이 소설을 읽은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는 점. ㅋㅋㅋ 어마무시한 장편이다보니 분량에 압도되어 포기하기 쉽다. 게다가 문체도 솔직히 말하면 쉽게 읽히지 않는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들도 그렇고(아, "죄와벌" -_-;;) 러시아 문호들의 작품들은 특히 이름에서 좌절이 온다. 이름들이 쉽게 기억되지 않는달까?
암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나 카레니나"는 150여 명이 넘는 등장인물을 통해서 인간의 삶의 여러 모습들, 특히 19세기 후반 러시아 귀족 사회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구현해내어 더욱 극찬을 받는 소설이다. 당시 귀족이라는 사람들의 사랑과 결혼, 가족 문제 등을 귀족이 아닌 사람들의 모습들과도 연결지어 인류 보편의 문제로 끌어올려 깊이 있게 묘사한 게 특히 대단하다 할 수 있다. 막상 읽기 시작하면 분량은 문제가 아니다. 이름들도 문제가 아니다. ㅋㅋㅋㅋ 문제는!! 비극이라는 점!!! -_-;
언젠가 한 번 들어봤을 법한 말이기도 한데, 바로 "안나 카레니나 법칙"이란 말. 이 말은 "모든 행복한 가정은 서로 엇비슷하나, 불행한 가정은 각기 다른 이유로 불행하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모든 것이 행복하려면 그에 따른 조건이 모두 충족되어야 하는데, 그 중 하나라도 부족하다면 불행하다는 뜻이다. 그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단 하나의 부족감이 사람을 불행하게 만든다는 말이다.
그렇기에 안나는 불행했고, 불행했다. -_ㅠ
뮤지컬 시놉시스는 이렇다.
"모두에게 사랑받을 만큼 우아함과 아름다움을 지닌 귀족 부인 안나 카레니나. 그녀는 라시아 정계 최고 정치가인 남편 카레닌과 8살 아들과 함께 겉으로 보기엔 행복하게 산다. 그러나 나이 차 많은 남편과 대화도 통하지 않고, 아들만 바라보며 관습적으로 결혼 생활을 하던 그녀 앞에 매력적인 외모의 젊은 장교 브론스키가 나타난다.
명예와 관습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남편 카레닌과는 달리 적극적이고 젠틀한, 여성들에게 인기 많은 브론스키가 안나에게 열정적인 구애를 하기 시작한다. 안나는 평생 느껴본 적 없던 감정을 느끼며 혼란스러워하지만 행복하기도 하다. 결국 브론스키와 사랑에 빠지고, 사교계의 비난에도 안나는 가정을 버리고 사랑과 자유를 선택한다.
안나의 이런 선택으로 그들 주변 사람들의 인생도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
뮤지컬 홍보 내용에는 여기까지 나와 있다. 실제 뮤지컬이 원작을 충실히 반영한다면 아마 안나의 죽음까지도 보여주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 원작의 마지막은 안나의 죽음이다. 앞에서 썼던 것처럼 아들도 버리고 사랑을 택한 안나지만, 왜 그런 그녀가 죽음을 선택했을까? 끝끝내 자신의 체면 때문에 이혼해주지 않는 남편과 볼 수 없는 아들, 사교계의 비난과 수군거림 모두를 안나는 브론스키의 사랑만 있다면 이겨낼 수 있었다. 그만큼 안나는 브론스키를 깊이 사랑했다.
다만, 브론스키의 마음이 안나와 같지 않았던 게 문제. 물론 브론스키도 원래 청혼하려던 여자가 있었음에도 안나를 보고 첫눈에 반해서 안나에게 열렬한 구애를 하고 그녀의 사랑을 얻었지만, 그는 기본적으로 자유롭다. (ㅡ,.ㅡ) 사교계를 들락날락하며 안나의 질투와 괴로움을 유발하는 브론스키. 브론스키도 나름의 괴로움은 있었겠지만, 안나만 했겠어?! 어쨌든, 이런 괴로움들이 결국 안나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사랑 하나에 빠져버린 안나는 그 사랑의 보답(? 이라는 표현은 좀 그렇지만)을 받지 못하는 괴로움에 결국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다.
누군가는 그랬다. "안나 카레니나"는 결국 불륜 내용 아니냐고. 뭐, 굳이 이것저것 다 빼고 요약하자면 그 내용이긴 하지만, 단순한 흥미 위주의 불륜 내용이 아닌 게 바로 톨스토이의 힘이 아닐까? 그 누군가는 꼭 끝까지 이 책을 읽기를~ 아니면 영화, 아니 뮤지컬이라도~ ㅋㅋㅋㅋ 그래도 원작을 그대로 재현해내지 못한 것이라면 원작 소설을 꼭 읽었으면 좋겠다.
우리가 명작이라 불리는 작품 중에 불륜을 소재로 다루는 게 꽤 많다. 불륜이라고 무조건 눈에 쌍심지 켜고 볼 게 아니라, 왜 그런 소재의 작품이 명작이라 불리는지를 보는 게 맞을 듯싶다. 불륜은 어떤 이야기를 보여주기 위한 장치이기도 하니까. (귀스타브 플로베르의 "보봐리 부인", 나다니엘 호손의 "주홍글씨",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 등등. 재미있는 것은 불륜이 생길 법하지만, 생기지 않은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이 생각났다는 점이다. 서로 사랑하면서도 남편을 끝까지 배신하지 않은 캐서린, 그런 그녀를 보며 미쳐가는 히스클리프를 보면 차라리 남편과 헤어지고 히스클리프와 살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캐서린이 히스클리프를 사랑하면서도 돈 많은 에드거의 청혼을 받아들인 것 자체가 한 번 배신을 한 것이긴 하지만, 뭐 두 번 배신은 왜 못하나? ㅋㅋㅋㅋㅋ 이상하게 "폭풍의 언덕"이 "보봐리 부인"보다 읽는데 더 불편했다)
각설하고,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는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오는 7월 14일까지 공연한다. 책 읽기가 너무 싫다면, 고전을 고증하여 재해석한 뮤지컬로 대체하여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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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스타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