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공식 홈페이지에서 이미지 발췌
"붉은 달 푸른 해"는 아동 학대 문제를 다룬 스릴러 드라마다. 완전 내 취향~ ㅎㅎ
한울 센터에서 아동 심리 전문가 차우경(김선아 분)은 딸과 남편과 뱃속의 아이를 둔 행복한 여자"였다". 그런 그녀에게 차 사고가 일어나고, 그 후로 그녀의 삶은 완전히 바뀐다. 차사고로 한 아이가 죽은 것. 아동 심리 전문가로, 아이를 학대하는 부모에게 분노를 느끼는 그녀가 자신이 한 아이를 죽였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것은 당연지사. 거기다 그 충격에 곧 태어날 아이까지 뱃속에서 죽고 만다. 이래저래 힘든 일을 겪은 그녀.
그렇지만 그 사고가 일방적인 그녀의 잘못이 아니었기에 그녀는 어떤 벌도 받지 않는다. 그것이 더욱 그녀를 힘들게 한다. 자신은 살인을 했음에도 벌을 받지 않은 것. 차 사고는 자동차 전용 도로에 아이가 갑자기 나타나, 그것을 피하지 못한 차우경의 차가 아이를 치어 사망에 이르게 한 것. 음주를 한 것도, 과속을 한 것도 아니기에 차우경은 벌을 받지 않은 것이다.
범인일까 의심되는 부분이 몇 있는 의뭉스러운 연기, 정말 좋았다.
처음부터 집중해서 쭈욱 보면 차우경이 범인이라는 생각은 안 드는데 본방송일 때 어쩌다 보면 꼭 범인처럼 느껴졌던 것. ㅋㅋ
아이를 잃고, 아이를 죽이고, 남편의 외도를 보고, 이혼을 하고, 동생의 존재, 새엄마의 정체 등
상당히 복잡하고 힘든 심리를 꽤 잘 표현했다.
그 후부터 차우경에게 녹색 옷을 입은 소녀가 환영처럼 나타난다. 물론 진짜 환영이다. 그 소녀는 차우경의 눈에만 보인다. 그 소녀가 나타나면 아동학대와 관련한 살인 사건이 있다. 처음에는 그것을 인지하지 못했고, 자신이 어떻게 된 것은 아닐까 생각했지만 녹색 소녀가 자신에게 아동학대와 관련한 범죄를 알려준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나는지는 모르지만.
자신의 아이를 잃었고, 다른 아이를 죽였다는 사실에서 점점 벗어나고자 노력하나(녹색 소녀가 보인다는 말도 안 보인다고 거짓말을 한다) 남편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된 그녀는 결국 이혼한다. 이후 제대로 그 녹색 소녀의 정체와 자신이 치어죽인 아이의 가족을 밝히려고(아이와 관련된 그 어떤 사람도 나타나지 않았다) 애쓴다.
그러다 강력계 형사(경위) 강지헌(이이경 분)과 알게 되면서(남편이 외도한 상대가 강지헌의 옛애인이었음. 이외에도 차우경이 참고인 조사 등을 하면서 알게 됨) 함께 아동 학대 범죄를 밝혀나간다. 같이 공조를 한다기 보다는 차우경에게 나타나는 녹색 소녀의 환영을 강지헌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고 받아들이며 긍정적으로 본다. (로맨스와 관련된 느낌은 없다. 혹여 그런 것을 바란다면 실망할 것이고, 없어서 좋아한다면 좋아할 테고~ ㅋㅋ)
분위기 있고 원리원칙에 따른 뚝심 있는 형사 역이 의외로 잘 어울려서 놀랐다.
기존에 했던 역과는 달라서 우려했었는데 차우경 역의 김선아와도 꽤 잘 어울렸고(그래서 로맨스가 1이라도 있길 바랐던 건가?ㅋ)
웃음끼 싼 뺀 형사 연기도 너무 좋았다~
다만 언뜻언뜻 보이는 예전의 가벼운 연기가 살짝 아쉬웠지만. ㅎㅎ
앞으로 이런 연기도 많이 하면서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면 좋겠다. 요새 눈 여겨 보는 배우~ 크크크
아동학대 범죄가 차우경 주변에서 일어나면서 강지헌은 차우경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차우경 역시 자신도 모르게 도움을 주면서 범인에 다가가게 된 것. 그렇다고 차우경이 혼자서 범인을 밝혀낸다거나 강지헌이 차우경에게 경찰과 같은 권한을 준다거나 하는 것은 없다. 각자 자기의 일에서 사건에 가까이 가게 되는 과정이 참 좋았다. 차우경은 어디까지나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경찰을 돕고, 강지헌 역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범위 내에서만 사건 해결에 관한 도움을 받은 것.
물론 차우경 주변에서 일어나고, 차우경이 녹색 소녀를 보고 그 녹색 소녀가 범죄 장소 등을 알려준다거나 하는 사실을 모르는 강지헌의 후배인 강력계 형사(경사) 전수영(남규리 분)은 차우경을 용의자로 생각하고 경계한다. 하긴 나도 처음에는 혹시 차우경이 범인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잠깐 했을 정도로 연출과 스토리가 좋았다. 누구나 범인인 것 같은 분위기를 준다. 게다가 점점 밝혀지는 이야기 중에 녹색 소녀의 정체와 그녀의 새엄마에 대한 이야기도 꽤 충격이었다! 헐~!
의뭉스러워 보이는 첫 등장과 달리 무표정하고 비사교적인 것이 단지 그녀의 성격일 뿐이다.
아쉬운 것은 이 역할을 한 남규리의 연기 변신은 좋았으나 이 역 자체가 크지 않았다는 점.
앞으로도 기존과 다른 역을 해서(이번보다 더 비중 있는) 연기도 잘 한다는 말을 들었으면 좋겠다. ㅋㅋ(뭐 못한 건 아니었지만~)
"시가 있는 죽음엔 항상 아이가 있다"는 차우경의 말을 신경 쓰며, 각각의 사건이 연쇄살인인 것을 직감한 강지헌은 범인을 찾아나서고, 차우경 역시 그를 인지하고 강지헌을 돕는다. 로맨스 1도 없다.
그리고 실제 찾아낸 범인. 아닌 줄 알았는데, 정말?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다. 게다가 더 반전은 혼자가 아니었다는 것. 그 부분은 마지막에 어느 정도 유추가 가능하도록 연출해서 좀 김이 새긴 했지만, 일부러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하는 수사 스릴러 드라마는 의외로 적은 편이기에 이 드라마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정말 몰입해서 한 번에 쭈욱 봤을 정도로 몰입감도 최고였다. (한 번에 보겠다며 끝날 때까지 기다려서 봤다. ㅜㅜ 8주가 길었지만 확실히 한 번에 보니 좋다. 그렇게 보면 이 드라마가 정말 내용이나 구성, 연출이 좋은지 아닌지 알 수 있다)
아동 학대의 피해자가 가해자가 된 케이스.
안타깝고 불쌍하다. 정말 인성이 나쁜 사람이라면 동정의 여지도 없겠지만,
짠한 느낌을 주는 범인이라는 게 이 드라마를 보고 더 생각할 거리를 준 것 같아 드라마 작품으로 보면 좋았다.
캐릭터로 보면 매우 아쉬웠지만.
이 드라마를 수준 높다고 생각하는 이유에는 첫째, 묵직한 주제 하나를 두고 내용이 곁다리로 새지 않는다. 아동 학대를 주제로 그와 관련한 사건들이 일어나고 아동 학대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 일으킨다. 여러 수사물 드라마들이 있었지만 이렇게 하나의 소재와 주제로 이야기를 끌고 나간 것은 없었는데, 그 점이 너무 좋았다.
둘째는 이야기의 짜임이 촘촘하다. 사건이 등장하는 방식이나 해결 방식이 어설프지 않고, 아동학대 문제를 제대로 다루었으며 이를 밝혀내는 과정 또한 지루하거나 지리멸렬하지 않았다. 우연에 의한 범인 찾기라거나, 조력자가 사건을 해결한다거나 하는 식이 아니라 경찰이 증거를 토대로 하나씩 하나씩 범인에 다가간다. 물론, 차우경이 보는 녹색 소녀를 통해 사건이 드러나거나(차우경이 녹색 소녀가 가리키는 곳을 가 보니 시체가 있었다) 하는 부분이 있지만, 녹색 소녀가 범인을 밝혀내거나 하진 않는다.
차우경이 범인을 잡겠다고 설치는 것도 아니고, 강지헌이 경찰의 일이라면서 차우경의 이야기를 외면하지도 않는다. 적절한 선을 지키면서 스토리가 흘러가는데, 그게 참 좋았다. 그래서일까? 사실 이런 드라마에 로맨스 없이 묵직하게 사건만 쫓는 이야기를 선호하기는 하지만 이 드라마에서는 조금이나마 아주 살짝이라도 강지헌과 차우경이 서로 호감을 느끼는 부분만이라도 나오면 어땠을까 생각했다. 뭔가 드라마 자체의 분위기가 어둡고 긴장감이 계속 있는 것은 좋았지만 계속 무겁게 이어지다 보니 약간의 여유도 좀 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아주 살짝 양념 같이 들어가면 더 재미있지 않았을까? 싶은... ㅋㅋㅋ
수사물 좋아하고, 그 수사물이 스릴러적인 느낌이 풍기며 분위기가 무겁고 어두운 드라마를 좋아한다면 이 드라마 정말 강추다! 특히 주제인 메시지를 처음부터 끝까지 중심에 맞춰 잘 다루는 작품을 좋아한다면, 더더욱 보시길!!
제목
프리스타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