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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는 별책부록

2019-04-04 16:59:48

작성인

프리스타일

......

조회:3044 추천:530

tvN "로맨스는 별책부록" 공식 홈페이지에서 이미지 발췌

꺅꺅!!!!

진짜 간만에 가슴 두근거리게 하는 드라마를 만났다. 바로 "로맨스는 별책부록"이다!! 방송 시작 전부터 오랜만에 나오는 이나영의 복귀작이라는 것과 출판사를 배경으로 한다는 것에 기대를 갖고 있었다(출판사 배경의 드라마들 중 거의 대다수가 정말 "배경"뿐이었지만, 그럼에도 괜한 기대가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정말 제대로 "책"이란 것, "책 만드는 것"에 대해 조금이나마 보여주어서 너무 좋았다. 오히려 진짜 책 내용만 어마무시하게 나온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 ㅋㅋㅋㅋ). 그 기대감은 드라마를 다 본 후 설렘이 극대화가 되는, 심장에 안 좋은(>.<) 효과까지 안겨주었다.

연출이나 내용 모두 짜임새 있고 좋았지만, 특히 악역이 없는 게 너무 좋았다. 로맨스라는 장르에 흔히 등장하곤 하는 짜증 유발 캐릭터도 없었다. 한 마디로 삼각이니 사각 관계를 형성하면서 만들어지는 갈등에 따른 악역이 전혀 없었던 것. 그럼에도 내용은 쫄깃했고, 두근거렸으며 설렜다. 또한, 배우들의 연기력에 구멍이 없었다. 연기 못하는 배우가 나오는 드라마 보면 내용보다 그 배우만 자꾸 보게 되어서 짜증이 나곤 했는데(특히 내용이 짜증 유발이라면 그 짜증은 배가 된다. ㅋㅋ) 이 드라마에선 그런 부분이 전혀 없었다.

솔직히 최연소 편집장이자 겸임 교수이며 장르소설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한, 너무 잘 나가는 인물을 연기하는 이종석(차은호 역)에 대해서는 살짝 기대감을 내려놓았다. 특별히 싫어하는 배우도 아니고, "너들목"을 보고 그 역에 정말 딱이라는 생각을 하며 두근거리기도 했으니까. 그렇다고 연기를 못한다는 생각을 하지도 않았고(뭐, "w"를 통해 대상까지 받은 배우긴 하지만... 그 드라마를 안 봤으니 뭐라 말은 못하겠다. -_-;;) 나름 맡는 역에 잘 어울린다는 생각은 했었다. "당잠사"에서의 신임 검사 역도 "그.렇.게" 어색하지 않다고 느꼈고(근데 이상하게 무언가 2% 부족한 느낌은 들었다. 어깨에 힘이 좀 들어간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그럼에도 "너들목"에서의 풋풋한 고등학생 역이 최고였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너무나 잘난 역이라, 어깨에 힘이 더 들어간 차은호가 나오는 걸까 생각을 했고 큰 기대가 없었다.
그런데 말입니다!! 잘난 편집장이지만 그런 모습은 전혀 없었다. 자뻑의 느낌을 표현하는 부분이 없었다고 하는 게 맞을 거다(작가님의 그런 부분이 정말 좋았어요!!). 유명세에 시달리는 것도, 편집장이라고 거드름스런 모습을 보이는 것도 없다. 오히려 편집장이니까 신입 편집자에게 좀 강하게 혼을 낸다거나 하는 부분이 없는 게 아쉬울 정도!!(물론, 편집자와 잘 맞지 않아 보이는 신입에게 편집자에 대해 따로 말하는 부분이 있었지만-그 부분이나마 있어서 좋았다-"편집장"이라는 역에 대해서는 또 다른 주인공 강단이(이나영 분)의 업무지원팀 사원이라는 일보다도 비중이 적은 느낌이 들었으니까)

게다가 강단이와의 케미가 어마무시하게 좋았다!! 극 중에서 강단이보다 5살 정도 어린 나이차로 나오는데, 둘의 비주얼로는 그렇게 보이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우선 힘을 뺀 역이(사실 차은호라는 역의 배경이 너무 잘나서, 캐릭터 자체가 힘이 들어가지 않은 게 아님에도)라 더욱 강단이와 잘 어울렸던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흔히 드라마에 많이 등장하는 그런 역의 남자 이미지를 생각하면 안 된다. 노놉!! 그렇다고 마냥 친구 같은 편안한 역도 아니다(회사나 학교 내에서는). 정말 "차은호=이종석"이라는 생각이 딱 들 정도였다. 그리고 난 이종석의 팬이 되었다. 연기를 이렇게 자연스럽게 했었어?!! -_-b

아아, 이종석 얘기는 그만하고. ㅋㅋㅋㅋ

"로맨스는 별책부록"은 바람나서 이혼을 요구하는 남편과 이혼 후, 위자료도 못 받은 채(거기다 남편은 사업이 부도가 나서 집도 넘어간 상황이라 몰래 곧 있으면 철거될 그 집에서 밤마다 잠을 잔다) 경단녀(경력단절)로 많은 면접을 보러 다니나 어디서도 받아주지 않는 강단이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수중에 돈은 없고, 유학 간 딸에겐 제대로 공부시키고 싶은 강단이의 어려움이 초반에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몰래 잠만 자던 집이 철거가 되고, 결국 어렸을 적부터 비밀 없이 친동생처럼 지낸 은호네 집에 몰래 숨어살다가 들켜 함께 살게 된다(은호는 자신에게 1년이나 그런 사실을 말하지 않고 힘겹게 지낸 강단이 때문에 마음 아파한다). 은호는 강단이를 어렸을 적부터 사랑했지만, 다른 남자를 사랑하고 그 사람과 결혼한 강단이 때문에 사랑을 믿지 않게 되었다. 그렇다고 그런 면이 막 심각하게 그려지는 것도 아니고, 단지 진지한 연애를 하지 않는 정도로 나온다. 나중에 강단이에게 자신의 마음을 들키고(사실 그 사실을 눈치 못채는 게 이상할 정도. 꺄악!) 강단이가 언제부터 자신을 좋아했냐고 물어볼 때 차은호가 한 대답이 정말 너무 좋았다. 여심 제대로 저격!! 계절이 언제 정확히 바뀌는지 모르듯이 자기도 그랬다며, 그동안 사랑에 목숨 걸지 않았다고 일도 열심히 하고, 글도 열심히 쓰고, 알다시피 연애도 몇 번 했다고 무겁게 생각하지 말라고 말하는 그 장면!! 최고임!! -_-b

암튼 강단이가 차은호가 편집장으로 있는 "겨루"라는 출판사에 고학력 스펙(대학 졸업 전에 대기업 광고 회사에 취직할 정도의 실력이 있던 카피라이터였다)을 고졸이라 속이고 계약직 "업무지원팀"에 입사하여 합격한 후, "겨루"를 통해 그녀의 일이나 책 만드는 일, 은호와의 관계 등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게 주 내용이다. 강단이는 계약직이나 꿈에 그리던 회사원이 된 것에 감격하며 열심히 일하며, 마케터로서의 능력도 보인다. 그렇지만 계약직이라는 한계에 부딪히기도 하고, 책을 만드는 과정을 통해 책의 소중함도 느끼는 등 그녀 자신의 생활이나 감정, 능력 부분들도 한결 성숙해진다.

우연히 만난 동네 사람 지서준(위하준 분. 신데렐라처럼 신발을 주워준 사람-알고보니 8살 어린 ㅋㅋ-)이 자신에게 호감을 느껴 한시적으로 만나보자는 말을 하자, 자신은 아직 안 죽었다며 좋아하는 강단이도, 또 그 모습을 보며 질투하는 차은호도 너무나 현실감 있게 느껴져서 보는 내내 웃으며 봤던 것 같다. 연하남이 현실감이 아니라, 그런 상황에 처했을 때 받아들이는 모습들이, 과하지 않았다는 것. 모든 이야기가 과하지 않고, 담담하고 담백하다. 그러면서도 달달하다. 삼각, 사각 관계가 되는 듯하나 깔끔하게 정리되는 그 모습들도 좋았다. 마음의 깊이 달라서가 아니라 방향이 달라서일 뿐...

질척질척하지 않은 짝사랑의 모습을 보여줘서 넘 좋았다.
그 사랑이 잘못된 게 아니고 방향이 달랐을 뿐이야.

출판사 내의 인물들에 대한 비중들도, 각자의 상황에 처한 이야기들도 꽤 재미있게 그려서 좋았다. 특히 그냥 취직했다는 신입 편집자가 성장하는 모습도 좋았고, 회사 내 안타까운 솔로 두 명이 커플로 된 것도 좋았다. 부부에서 부부가 아니게 된 커플의 이야기는 안타까웠는데, 끝까지 재결합하는 모습은 없어서, 처음에는 아쉬웠지만 그게 또 현실적인 것 같기도 했다.

출판사에서 책 만드는 일을 꽤 비중있게 다루었고, 책을 만드는 자세에 대해서도 표현을 잘 했기에 그런 부분도 너무 좋았다. 물론 책 한 권이 나오기까지의 시간이(드라마 후반부에 나온 시집 출판과 관련하여) 너무 짧게 보여진 것 같아 그런 부분은 아쉬웠다. 실제 그 정도의 시간이 지났음을 그 책의 출간으로 보여주려는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그런 느낌이 들지 않았음. ㅠㅠ), "시"라는 완성된 원고가 있다고 해도, 디자인 작업, 교정, 교열, 인쇄의 시간이 결코 짧지는 않기에...

우야둥둥, 출판사 RHK의 협찬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드라마에 나오는 거의 모든 책(특히 계속 등장하는 시집)이 RHK 책인 것은 아쉬웠다. 어쩔 수 없는 건가? ㅋㅋㅋㅋ 드라마에 나온 나태주 시인의 시집 "가장 예쁜 생각을 너에게 주고 싶다"를 사긴 했지만. ㅋㅋㅋㅋ 드라마에 계속 인용되는 시가 너무 좋아서, 안 살 수가 없었다!! 새삼 느낀 드라마 홍보의 효과!(전에 "이번 생은 처음이라"에서도 어떤 시집이 등장했고, 드라마 끝난 후로도 서점 베스트셀러에 랭크되었었다) 뭐, 당연히 시집이 좋으니까 효과가 더 배가 된 것! ㅋㅋㅋㅋ

정말 너무 재미있게 보았다. 결말은 당연히 해피엔딩이다. 거의 모든 커플이 해피엔딩이라고 할까? 아, 이런 퐌타쥐~! 넘 좋아!! ㅋㅋㅋㅋㅋㅋ 안 보신 분들 꼭, 꼬옥 보셨으면 좋겠다!! 로맨스 드라마의 진리가 될 것 같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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