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에서 이미지 발췌(애장판 1권)
박희정. 어렸을 적에 좋아했던 작가 중 한 명이었다. 솔직히 어렸을 적에 좋아했던 만화 작가들 중 지금까지 활동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이 아쉽다.
1995년에 처음 나온 "호텔 아프리카" 단행본 1권, 완결편인 5권이 1998년에 나왔다. 이후 애장판이 총 4권으로 2005년에 나와서 5권 완결편을 구하지 못한 사람들은 애장판으로 살 수 있다. 다행히 아직도 판매 중이다. 품절이 아니라규!!! ㅜ_ㅠ 감동이야!!
확실히 애장판이 뒤에 나와서일까?
훨씬 더 깔끔한 느낌이다.
박희정의 그림체는 정말 깔끔 그 자체다. 게다가 "호텔 아프리카"는 내용도 따뜻하고 애잔한 것이, 어렸을 적에 봤음에도 이 만화를 생각하면 따뜻함이 떠오른다.
주인공 엘비스가 어린 시절에 지냈던 호텔 아프리카의 이야기를 회상하면서 현재 어른이 된 엘비스와 어린이 엘비스의 이야기가 교차되어 나온다. 어린이 엘비스. ㅋㅋㅋ 진짜 너무 귀엽다!! 호텔 아프리카에 머무는 손님들의 이야기가 에피소드 식으로 진행되는데, 다 너무 따뜻한 내용들이다.
주인공 엘비스다! 어렸을 때 모습이 정말 귀요미! ㅋㅋ
엘비스, 백인 엄마 아델과 흑인 아빠 트란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이다. 호텔 아프리카에는 백인과 이민족 노동자의 사랑, 동성과 동성의 사랑, 나이를 초월한 사랑, 가족 간의 사랑 등등, 모든 사랑 이야기가 나온다. 그 모든 이야기가 차별이나 편견의 시선은 단 1도 없다. 그들의 사랑을 담담히 보여줄 뿐이다. 그게 모두 엘비스의 회상으로 진행되는데, 그 엘비스가 회상하면서 읖조리는 내레이션(독백)도 너무 좋다. 여백의 미라고 해야 할까? 한 페이지에 가득가득한 독백이나 대사가 아니라 그림과 그 여백에 잠깐 머무는 듯한 그 독백의 여운이 참 좋은 만화다(KISS도 그렇고, 이런 만화가 오래 기억에 남는다).
특히, 엘비스의 엄마와 아빠의 사랑 이야기는 가슴이 찡하다. 이 둘의 사랑은 결국 이어지지 못하고(이어진다는 의미가 결혼을 말할 때), 아델은 엘비스를 낳고 키운다. 미혼모라는 이름으로. 그러나 너무 당당한 엄마. 진짜 이 만화에서 아델이 너무 멋지다.(사실 엄마가 멋져서일까? 엘비스 역시 참 멋진 어른으로 자랐다. 외모만을 말하는 게 아니고, 심성이나 성격, 가치관 등이 나도 배우고 싶은 어른으로. 난 지금 어른인데도 엘비스와 같은 사람으로 못 컸다. ㅜㅜ
당시 처음 이 만화가 연재할 때가 1990년 대 초반이니 어떻게 보면 굉장히 파격적인 내용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읽는 내내 거부감은 들지 않았다. 어쩌면 미성숙한 상태여서 거부감이 덜했을 지도 모를 일이지만, 지금도 이 만화를 명작이라 칭하는 사람들을 보면 내가 성숙한 상태에서 봤어도 거부감이 없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만큼 내용이 좋고, 그림이 좋고, 스토리를 표현하는 연출이 좋다.
박희정의 그림은 예술이닷!! ㅜ_ㅜ 이런 그림을 요새 볼 수 없다는 게 아쉽다. 이상하다, 요즘 만화들은. 너무 쉽다. 그림도 내용도. 연출은 난잡한 경우도 많고. 그림에만 힘을 쏟아 내용이나 연출이 어색한 경우도 있고. 물론 아닌 만화들도 많이 있지만.
뭐, 지금은 마냥 쉽고 복잡하지 않은 내용만이 관심과 흥미를 끄는 것일까?
호텔 아프리카는 대사들도 너무 좋다. 가슴이 찡해지는 글들이 많다. 요새 그런 글귀들로 충만한 에세이가 많은데, 사실 박희정의 호텔 아프리카에 나온 글들만 뽑아서 에세이집으로 만든다면 훨씬 내용적인 퀄리티가 높을 것이다!!라고 생각함! ㅋㅋ
정말 호텔 아프리카 안 보신 분들은 꼭 보셨으면 좋겠다!! ㅎㅎ
구판 표지
제목
프리스타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