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공식 홈페이지에서 이미지 발췌
2013년 9월에 16부작으로 방송했던 드라마 '비밀'은 그때도 재미있게 봤었는데, 다시 보니 더 재미 있었다. 황정음이 오랜만에 나온 '훈민정음'이라는 드라마를 보고(드라마 자체가 뭔가 좀 부족한... 남궁민과 황정음이 아쉬운!! 시나리오가 정말 너무 아쉬운... 뭐 그래도 나름 열심히 보았다) 그녀가 나온, 정말 두근거리면서 봤던 드라마들이 생각이 나서 열심히 찾아봤다. 나는 개인적으로 '그녀는 예뻤다'(아, 이것도 정말 다시 봐도 재미나!!)와 '비밀', '킬미힐미'(비밀 이후 지성하고 다시 나온 드라마. 이 드라마도 정말 수작이다!!) 이 세 개의 드라마를 꼽는데, 그중에서 '비밀'이 가장 기존의 황정음 이미지와 다른 드라마다. 밝고 통통튀는 스타일의 연기로 굳어진 느낌? 그렇지만 '비밀'과 비슷한 드라마를 연기자로 전향하고 찍었으니(윽, 제목이 생각 안 난다!! 정치물이라고 해야 할까? 암튼 그 드라마로 연기를 인정받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하도 예전이라 기억이 가물가물!) 완전 그녀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긴 할 듯!
아무튼 '비밀'은 정통 멜로 드라마라고 해야 할까? 스릴러는 아니지만, 제목에서 암시하는 것처럼 숨겨진 비밀이 드러나며 진행되는, 밝고 통통 튀는 드라마는 아니다. 이런 드라마는 특히 연기력이 뛰어나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보면서 황정음의 연기가 어색하거나 이상하다고 느끼지 않았으니 잘한 거 아닌가? 지성의 연기야 말해서 무엇하리!!
강유정(황정음)은 오래 사귄 애인(안도훈 - 배수빈)이 드디어 사법고시에 합격하고 검사가 되어(뻔한 공식! 뒷바라지 한 애인!), 은근히 프로포즈를 바라고 있다. 그 후의 전개가 뻔할 것 같지? 뻔하긴 한데, 또 뻔하지 않은 게 이 비밀의 재미다. 배신하지 않고, 유정에게 프로포즈 이벤트를 하는 도훈! 그 전에 강유정은 애인의 뒷바라지를 위해 대리 기사 알바를 하던 중에 안하무인 재벌 2세 조민혁(지성)을 만난다. 악연 시작! 민혁은 사랑하는 애인이 자신을 버리고 사라져버리자 그녀를 찾아다니며 개망나니 짓을 하는 중이다. (당연히 재별 2세이니 집안에서 반대한 여자라는 설정!)
프로포즈 후에 행복한 유정과 도훈 커플은 집에 돌아오는 길에(배경은 비가 퍼붓고 있다! 벌써 예상이 된다. ㅋㅋㅋㅋㅋ 뭔가 분명 일어날 거야!!) 어떤 트럭과 사고날 위험을 피하고 겨우 공사 현장에서 차를 멈춘다. 그런데 도훈의 차가 누구를 쳤다?! 도훈은 확인하러 갔다가 여자가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한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 신고하지 않고, 유정에게는 아무 일도 없다면서 그대로 집에 간 것.
띠리리~~ 이 쓰러져 결국 죽은 여자는 바로 민혁의 애인이었다! 결국 빗길에 방치되어 죽은 민혁의 애인. 형사들은 범인을 쫓다가 유정을 범인으로 몰고, 그때까지 뺑소를 했다는 사실을 몰랐던 유정은 놀란다. 그러나 이제 갓 검사가 된 애인을 위해 자신이 죄를 뒤집어쓰고(권력을 갖고 있는-돈이 곧 권력 아니겠음?-민혁이 유정이 절대 쉽게 풀려날 수 없도록 압박하고 이 사건을 맡게 된 도훈은 결국 유정을 자신이 직접 구형한다), 교도소에 간다. 거기서 도훈의 아이를 낳기까지 했으나 결국 빼앗기고(모범수로 가석방 될 기회가 있었으나 누군가의 모함으로 아이까지 빼앗기고 가석방도 되지 못한다), 5년 만기 출소한다. 출소하는 그녀를 기다린 도훈. 이를 지켜보고 있는 민혁.
내용이 심각하고 어두운데, 심장은 은근히 쫄깃쫄깃하다. 도대체 언제 밝혀질까, 민혁이가 유정이를 좋아하게 되나? 도훈이란 넘, 알고 보니 진짜 쓰레기였네!! 등등. 점점 밝혀지는 비밀들이 생각보다 더 재미있다. 내용들이 촘촘히 유기적으로 잘 이어져서 이런 스타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지만, 끝까지 몰입해서(주말 내내! ㅋㅋㅋ) 보았다. (푹TV 영원하라. ㅋㅋㅋㅋㅋ) 크으~! 그리고 자신의 애인을 죽인 사람이 유정이라 철썩 같이 믿고 끝까지 복수하려던 민혁이가 그녀를 점점 알아가면서, 그녀가 범인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근접해가는 내용도 애타게 재미있었다. 아니, 확신하지 못하면서도 그녀에게 마음이 향해가는 민혁이의 모습이라니! 중간에 민혁이를 오해하기도 하는 유정이지만, 사실은 정말 쓰레기는 도훈이었다는 것을 알고 복수를 다짐하는 유정!!
이외에 도훈이의 약혼자 신세연(이다희)가 드라마에 더욱 긴장감을 준다. 사실 이런 캐릭터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 역은 이 '비밀'이라는 드라마에 정말 빠질 수 없었던 것 같다. 집안끼리의 약혼이고, 어렸을 적부터 소꿉친구라 민혁은 세연을 전혀 좋아하지 않지만 세연이는 사실 민혁이를 사랑하고 있었다. 그것을 드러내지 않고 도도하게 굴면서 집안끼리의 혼인을 강조하는 역이다. 도훈과 알게 되면서 도훈이 신세연을 좋아하게 되지만, 그의 마음을 끝내 받아주지 않는다. 나중에 결국 민혁과 결혼까지 한다. 민혁이의 마음이 유정이에게 있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유정과 민혁 사이만을 놓고 볼 때 악역이라면 악역일 수 있는데, 또 어떻게 보면 악역은 아니다. 뭐, 민혁이를 사장 자리에서 쫓아내기도 하는 등의 일을 하지만.
만약 이 드라마를 보지 않은 사람들은 뭐야, 해피엔딩 아니야? 할 수도 있을 듯!! ㅋㅋㅋㅋ
민혁은 유정의 착한 마음씨에 실제 범인을 다시 유추하고 그가 도훈이라는 사실을 알아낸다. 그러면서 유정을 향한 마음을 멈추지 않고, 유정도 점점 다가오는 민혁이에 대한 마음을 느끼고. 그렇지만 유정은 민혁이가 세연이와 결혼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을 알기에(집 안 문제, 회사 문제 등등... 있는 사람들은 갖고 있는 것들 때문에 참~ 어렵다!) 헤어질 결심을 하고.
유정은 도훈은 끝내 용서하지 못하고(유정이 도훈에 대해 분노하게 된 이유가 처음에는 아버지 일, 두 번째는 아이 일 때문이다, 특히 아버지 일은 용서할 수가 없는 범죄라고 할까?) 도훈을 법정에 세우고자 한다. 그러다 유정은 죽은 줄 알았던 아이가 사실은 살아서 다른 집에 입양되어 너무나 행복하게 살고 있는 것을 알게 된다. 자신이 데려오고자 하지만, 지금 엄마를 친엄마로 알고 살아가는 아이를 보며 차마 밝히지 못한다. (아, 나 이 부분 진짜 너무 마음 아팠음!!! 진짜 이럴 땐 무엇이 옳은지... 그렇게 사랑한 아이를 결국 포기-아마 이해할 나이가 되면 왕래를 하지 않을까?)
도훈이는 결국 재판을 받고(봤는데도 긴가민가한 것이 뺑소니에 대한 부분도 재판에서 다뤄지진 않았던 것 같다. 그럼 유정이는 교도소 다녀온 사람으로 살아가게 되는 거 아닌가?! 이 부분이 지금 너무 확실하지 않다. 재심 장면은 안 나온 것 같은데, 언급도 없었고;;), 교도소에 들어간다.
그리고 유정과 민혁이는? 해피엔딩이다!! 어떻게?! 크크크크크. 마지막 장면, 진짜 당시 공중파에서 나오기엔 꺅! 소리 날 만큼 은근 야하다! 키스하며 끝나는데, 키스 자체가 야하다기 보다 암튼! 난 그렇게 느꼈엉~! ㅋㅋㅋㅋㅋ
이 드라마, 재미있다. 잘 만들었다. 답답하고 짜증나는 고구마 전개도 아니고 비밀이 밝혀지는 부분들이나 로맨스 부분도 짜증나지 않게, 속도 조절 잘 하며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봐도 정말 좋았다. 여운이 많이 남는다. 유정이가 허구헌날 우는 모습이 많이 나오지만, 역할이 그러니 어쩔 수 없는 데다가 그게 아, 짜증나!!라는 생각은 안 든다. ㅋㅋ
혹시 아직 안 본 분들 있다면, 믿고 보는 지성! 한 명만 보고 보기 시작해도 전혀 후회 안 할 것이다!! 이 드라마를 보고 느낀 것은 뺑소니는 절대 안 된다는 것과(솔직히 이것도 정확히는 뺑소가 아니었다. -_- 그때 제대로 신고하고 조사를 했으면 유정과 도훈은 다른 미래를 살았을 것이다. 뭐, 그랬다면 민혁이와 유정이가 사랑하지 못했을 테니... 결국 뭐 누군가의 잘못된 한 순간의 선택이 만나야 할 사람들을 만나게, 헤어질 사람들은 헤어지게 한 것일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는 솔직해야 한다는 것. 민혁과 유정은 그런 점에서는 꽤나 솔직했다. 나중에 자신을 괴롭히는 민혁이가 누구인지, 왜 자신을 괴롭히는지 알게 된 유정이가 그의 그런 괴롭힘을 받아들이면서. 민혁은 그걸 알면서도 받아주는 유정을 보면서. 어떻게 보면 아픈 관계지만(유정은 자신이 저지르지 않았어도 그것을 몰랐던 것에 대한 마음의 죄가 컸다), 그런 관계에서 사랑이 생긴다는 것이(드라마여서 그럴지라도) 오히려 그런 관계이기에 사랑이 생길 수 있던 거 아닐까 싶다. 도훈은 그런 점에서, 사고를 비밀로 한 것에서부터, 자신의 죄를 뒤집어쓴다는 유정을 끝까지 말리지 않은 것에서부터, 용서받지 못할 사람이 되어 버렸다.
꼭꼭 보시랏!!
제목
프리스타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