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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월에 온라인 서점에서 구입하고(꼭 어딜 광고하는 듯 하지만, 거기 배송이 빨라서 좋아요) 올해 5월까지 잊고 살다가 6월 들어 읽고 있는 책입니다. 얇은 단편집이라 벌써 다 읽었어야 했는데, 아직도 읽고 있네요.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하지만 이 책이 좋은 것은 무라카미 하루키가 주변 인물들에게서 들은 실제의 이야기를 다루었기 때문이에요. 남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만큼 재미있는 것은 없으니까요. 책 자체가 워낙 얇기도 하지만, 9개의 단편들이 들어 있어서 각각의 이야기는 정말 짧습니다.
그 중, 진짜 이런 일이 있을수가 있어?라는 이야기도 있고, 이런 이야기도 이야기가 될 수 있구나, 싶은 것도 있지만 참 재미있습니다. 지금까지 7개의 단편들을 읽었는데 모두 재미있었어요.
평범한 듯한 이야기를 술술 재미있게 읽도록 만드는 게 무라카미 하루키의 능력인 것 같아요. 그래서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소설가겠지만 말이지요. 주변에 있을 듯한 이야기인데도 한 편을 단숨에 끝까지 읽게 만드는 힘이 있다고 할까요.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구토 1979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먹은 것을 모두 토해내는 증세에 걸린 남자 이야기인데, 구토를 시작한 날부터 낯선 남자가 전화를 걸어오는, 조금은 평범하지 않은 내용이에요. 그러다가 40여 일이 지난 후에 갑자기 시작했던 것처럼 갑자기 구토와 의문의 전화가 끊어졌다고 남자가 하루키에게 이야기하는 장면에서는 맥이 빠지면서도, 그렇구나.. 하고 너무나 쉽게 수긍이 갔어요. 신기하게도. 그 남자에게 전화를 건 낯선 남자의 신분도 구토가 시작한 원인이나 그친 이유도 모두 모른 채로 그냥 그렇게 되었다,라면서 이야기가 끝나는데 묘하게도 설득력이 있는 결말이었어요.
왠지 장마에 어울리는 책 같아서 씁니다.
한 번쯤 읽어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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