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에서 이미지 발췌
서점에서 우연히 본 이 책 '좋은 아침 같은 소리 하고 있네'는 제목에 끌려 그 자리에서 바로 챕터 2까지 후루루룩 본 책이었다. (역시, 제목이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낀! 매대 위의 그 많은 책들 중에서-매대 위에 있지 못하는 책은 아쉽게도 선택 받기가 힘들다는 점에서 갑자기 짠한 마음이 들지만-) 그냥 휘리릭 스쳐 지나가다가 딱 눈에 띈 제목이었기에(에세이 매대는 휘리리릭 -_-;) 슬쩍 보고 말 줄 알았다. 제목이 중요하지만, 그렇기에 제목에만 낚인 적도 꽤 많은 현실. -_-+
이거이거, 재미있잖아? 서서 읽다가 의자에서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이 볼 테니 조심조심하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았다. (이런 책은 꼭 사게 되더라!) 이 '안노말'이라는 이름의 저자(분명 필명이겠지)의 글쓰는 솜씨에 놀라며 같은 직장인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해 '맞아, 맞아'를 연발하는 책 읽기를 시전했다.
책에서도 작가가 말하지만, 이 '좋은 아침 같은 소리 하고 있네'라는 책에는 퇴사하라거나, 직장은 다녀야 한다거나, 하는 식의 말은 없다. 작가가 10여 년 동안 회사를 다니면서 겪은 회사 생활이 재미있게 적혀 있는 글이다. 누구나 공감할 법한 에피소드들이 범상치 않은 글솜씨로 담담히 펼쳐져 있다. 자신이 겪는 일인데도 제3자인 것처럼 서술해서 오히려 그것에 더 재미를 느꼈다. 본인의 감정이 적극적으로 개입되어 있는 글이었다면 어쩌면 거부감이 들었을지도 모른다.
다행인지 나는 출근할 때 '안녕하세요'라는 말만 한다. '좋은 아침'이라는 말은 지금까지 직장 생활하면서 해 본적이 없다. 그 말은 왠지 나를 속이는 것 같아서 입밖으로 나오지 않더라. 그래서 저 제목이 눈에 번뜩 띄었는지도 모르겠다.
특히 공감가는 직장인 이야기로는 월급 명세서를 꼼꼼히 확인한 후, 받는만큼 일하라는 말을 하는 장면이었다. 책의 첫 번째 에피소드였던 것 같은데 읽으면서 풉,하고 웃었다. 책을 읽고 난 후, 나 역시 받는만큼 일하고 싶어서 멍하니 앉아 있고 싶은 행동력을 발휘하려 했으나 도저히 안 되더라. ㅋㅋㅋ
그리고 또 생각나는 것은 직장 다니면서 얻은 게 전문성도, 제2외국어도, 자기계발도 아닌 부분을 얘기하는 챕터였다. 나를 생각해보니 다르지 않았다. 나는 얻은 게 상사 성대모사나 표정 변하지 않는 구라(책에 있는 내용 ㅋㅋ)는 아니었고, 얼굴 주름과 욕이랄까?
10년이 훌쩍 넘은 회사 생활에서 내가 얻은 게 없다는 생각에 씁쓸해져서 나를 위한 자기계발 관련한 것들을 많이 생각하고 있다. 생각만 하고 실천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지만, 생각한다는 게 어디야?라는 쓸데없는 자기 위안만 하고 있는 중이다.
내가 이 책에서 느낀 것은 '글 참 잘 쓴다. 작가가 되고 싶다고 하더니, 작가가 될 수도 있겠는데?'라는 정도. '열심히 회사를 잘 다니자'라거나 '그래, 빨리 사표 쓰자! 내게 맞는 일이 어딘가에 있을 거야.'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그냥 '재미있는 글을 읽었다, 직장인들은 다 똑같네. 상사들은 어쩌면 하나 같이~!' 정도.
혹시 이 책에서 어떤 깨달음이나 진지한 성찰을 얻기를 원하는 분들이 있다면(없을 것 같지만. ㅋㅋㅋㅋㅋ) 읽지 마시기를. 그저 유쾌한 이야기, 직장인들끼리만 형성되는 공감대를 통해 재미를 느끼고 싶다면 강력 추천한다. 나의 주관적인 감상이다. 사람에 따라 깨달음이나 성찰을 얻을 수도 있으니까.
이 책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마지막 이야기 정도. 윗세대를 비난하지만, 그 자신도 그 윗세대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그냥 부탁도 하지 않는 게 낫지 않나?하는... ㅋㅋㅋㅋ
이 책은 '책을 읽고 싶은데, 어려운 책은 좀 곤란하다'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독서에 입문하기 좋은 책 같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쉽고 편하다. 잠시 머리를 편하게 하고 싶을 때 휴식 겸 읽으면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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