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에서 이미지 발췌
"너는, 내가 좋아한다고 하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라는 제목의 책. 제목 한 번 길다!
고등학교 학원물. 농구부를 배경으로 했으나, 슬램덩크 같은 농구 덕후(응?)들의 이야기는 아니다. 제목을 보면 알겠지만, 철저히 농구는 그저 거들 뿐, 로맨스가 주를 이룬다. 뭐 뻔하디 뻔한 내용의 만화일 것 같은데, 내가 이 책을 산 이유는 리뷰에 적혀 있는 어떤 글 때문이었다. 시점이 남자 주인공이라는 것. 남자 주인공이 짝사랑이라는 것을 하고, 오는 여자 막지 않고 가는 여자 막지 않는, 학교의 인기인이자 그것을 꽤 즐기는, 바람둥이 날라리 이미지가 있는? 남자 주인공의 시점이라는데 너무, 매우 궁금했다!! 게다가 이 잘난 남자가 심장을 울리는 짝사랑을 하는 상대가 남자!(물론 알고 보니 여자)
오호 이런 남장여자 스타일, 게다가 스포츠와 얽힌 매우 유명한 만화("아름다운 그대에게"를 비롯하여)들이 많아서 참신하지 않았음에도 단 3권 완결이기에 궁금함을 못 참고 질렀다! 만화책 구매는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하는 편인데, 이번에는 처음으로 내용 검색도 많이 안 해보고 지른 것.
남자 주인공이 인기가 너무 많다고 하는데, 버뜨!! 실제 작품에서 그런 장면이 많이 나오진 않는다. 바람둥이니 날라리니 하는 말은 여자 주인공이 남자 주인공에게 하는 말일 뿐이다. 학교의 인기인인 남자 주인공에 대한 여자 주인공의 편견 아닌 편견이라고 해야 할까? 왜냐! 주변의 여자 아이들이 남자 주인공에게 말을 걸고 하는 장면이-흔한 인기 많은 남자 주인공의 뻔한 그런 장면들- 몇 장면 있지만, 읽는 독자가 느끼기에 "얘가 그렇게 바람둥이야?"라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는다. 길거리에서 여자들이 "어머"하며 돌아본다거나 고깃집에서 말을 건다거나 하는 식의 몇 장면들이 있긴 했지만, 주가 되는 학교에서 여자 아이들이 남자 주인공에게 엉기며 "놀자"고 한다거나 하는 그런 뻔한 장면들이 많지 않다. 그게 좋았다.
남자 주인공 시점이라서 그럴까? 표지 모두 남자 주인공만. ㅋㅋㅋㅋㅋ
더불어 자신이 짝사랑하게 된 상대가 남자임에도 자신의 마음을 받아 들이고자 할 때, 다행히(?) 그 아이가 여자란 것을 알게 되고, 그 후부터 그 상대가 자기를 좋아해주길 바라는 순정남의 전형을 보여준다. 전개가 무척 빠르다는 말이다. 단 3권뿐이어서 그런지, 앞에서도 말했지만 남자 주인공이 인기인이라는 설정도 여자 주인공의 말과 1권의 첫 장면 정도로 매우 간략하게 보여준다.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을 좋아하게 되고 그것을 고민하는 과정도 꽤 빠르게 지나가며 여자 주인공이 여자라는 것을(남자로 변장했다는 것) 알게 되는 것까지가 1권의 중반부 전에 다 보여준다. 이렇게 시원시원한 이야기 전개, 매우 바람직해~!
게다가 여자 주인공이 꽤 위험한 순간에 왕자님처럼 나타나 구해주는데(뭐 장밋꽃이 휘날린다거나 하는 그런 효과음 같은 것 없다. 아~주 현실적이야~! ㅋㅋㅋ), 오히려 여자 주인공에게 핀잔을 듣는 코믹 반전 장면들도 너무 재미있다. 생각하지 못한 재미가 있다고 할까? 여자 주인공이 농구부 주장을 위해 농구부의 힘이 되기 위해 농구를 시작했다는 말을 듣고, 결국 본인도 농구부에 들어가는 설정까지 이야기가 군더더기 없이 흘러간다. 그런 이유로 남장을 한 것!(그래도 어떻게 여자가?라는 생각이 들 텐데, 그것의 반전은 3권인가? 2권에 나옴. ㅋㅋ)
철저히 짝사랑하는 남자 주인공의 시점이라서 신선했다. 결국 좋아한다고 고백했으나 자신을 피하는 여자 주인공을 보며(좋아한다고 고백하고 키스까지 함. 그리고 여자 주인공에게 따귀 맞음) 남자 주인공은 자기가 억지로 키스한 것을 진심으로 사과한다. 그러나 좋아하는 마음은 진심이라고 다시 한 번 고백한다. 그리고 날 좋아하게 만들겠다고 말하는 남자 주인공. 오~!!
그 방법도 아주 바람직하다. 여자 주인공이 농구부 주장을 위해, 농구부를 위해 애쓴다는 것을 알기에 자신도 농구를 통해 어필하는 것. 강압도 없고, 스토커 같은 짓도 없다. 그리고 정말 농구를 잘 한다!!
전개가 정말 너무 좋다. 쓸데없이 상대를 위한답시고 자기가 뱉은 말을 취소한다거나 하는 식의 필요없는 갈등을 만든다거나 오해한다거나 하는 그런 짜증나는 장면 단 하나도 없다(너무 깔끔해서 내용을 좀더 추가하면 좋을 텐데,라는 생각조차 들 정도. 갈등 유발 내용을 만들라는 말이 아니라, 좀 더 풍성하게 만들 수 있는 내용들이 뼈대만 그리고 후다다다다닥 전개된 후 끝난 느낌이다. 이것은 매우 아쉽다!!). 남자 주인공은 오직 여자 주인공을 향해 직진이다. 자기 마음을 표현하는 것 역시 눈치 보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은 여자 주인공이 여자란 것을 모르는 상태이기에 일명 남남 커플이 되는 것으로 보였을 텐데도, 그런 것에 신경 쓰지 않는다. 여자 주인공 역시 남자 주인공을 향한 마음이 동경하던 농구부 주장과는 다른 마음인 것을 알아채고 고백한다. 시원시원해~!!
순정 만화에서 흔하지 않은 남자 주인공의 시점이라,
그런 것을 좀더 내용에 살렸으면 좋았을 텐데...
조금 아쉬웠다.
여자와는 "다른" 남자들의 마음? ㅋㅋㅋ
이 두 주인공의 성격, 정말 닮고 싶다. 특히 남자 주인공의 성격, 너무 좋아!!
간만에 유쾌하게 읽은 만화라 너무 좋았다. 가끔 심심할 때 꺼내보면 좋을 것 같다. 꼬이고 얽힌 관계의 내용에 지친 사람들은 이 작품을 꼭 보시길! :) 내용도 짧은데다 풋풋한 귀여움이 있다. 동심으로 떠난 느낌이기도 하고~ 크크크
제목
프리스타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