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우연히 본 드라마의 내용이 천족, 익족, 호족 등으로 나뉘어진 세계를 배경으로 한 것이었다. 인간계도 따로 있지만, 인간을 넘어선 종족은 다르나 익족을 제외하고 천족이나 호족 등은 신선의 등급 등으로 나뉘어 서로를 예우한다.
아주 오랜만에 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열심히 쉬지 않고 달린 드라마다. 더구나 현대물만 계속 봐왔던 터라 이런 신이 나오는 배경의 드라마가 신선하게 느껴졌던 것도 같다. 드라마의 내용도 좋았고.
그래서였을까? 갑자기 어렸을 적에 무척 좋아했던 만화가 생각났다. 내가 그렇게나 좋아했던 작가 이미라의 '은비가 내리는 나라'라는 만화가. 햐! 대단하다. 아직도 잊지 않고 이름을 기억하고 있다니. ㅋㅋ
솔직히 말하면, 이 만화를 소장하고 있음에도 어른이 된 후에는 거의 안 본 것 같다. 그래서 지금 '은비가 내리는 나라'의 결말이 해피였는지 아닌지 조차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분명히 해피엔딩이었을 것 같다. 예전에 정말 열심히 보고 너무너무 좋아했던 만화들 중 결말의 기억이 또렷하게 생각나지 않는 경우, 대다수가 해피엔딩이었다. 슬픈 결말은 해피가 아니라는 그 충격 때문에 기억에서 잘 잊히지 않는 듯하다. 뭐 그중에는 아예 그 작품 자체를 기억에서 싹 지우는 경우도 있다. ㅋㅋ
알라딘에서 살펴보면 2000년에 총 7권 완결로 나왔고, 이후 2003년에 애장판으로 총 4권 완결로 다시 출간되었다. 물론 지금은 모두 절판이다. 안타깝게도 책으로 보려면 중고를 통해서 구하거나 웹에서 볼 수 있다. 나는 고지식해서인지 책은 종이로 보는 것을 선호해서, 갖고 싶은 것은 중고로 어떡해서든 구하려 하는데, 중고가 너~~~~무 비싸다! 인간적으로. ㅡ,.ㅡ 이게 희귀템을 갖고 있는 자의 여유인가?
각설하고, 왜 그 드라마를 보고 이 만화가 생각났느냐면 바로 이 드라마가 그런 세계를 다루기 때문이다. 아, 신족이니 구미호니 하는 세계가 아니다. 엄밀히 말하면 드라마 '도깨비'와 가깝다. 내용이 아니고 캐릭터 설정에만 국한하면.
그렇다. 이 만화는 도깨비 만화다. 주인공 '이슬비'는 인간의 아이인데 우연찮게 도깨비 나라(동도깨비-뿔이 두 개)의 왕이 배추밭(? 그런 곳으로 기억한다)에 있는 인간 아기를 우연히 발견하고 도깨비처럼 뿔 두개가 보이도록 하고 기른다. 그렇게 길러진 이슬비는 당연히 자기가 도깨비라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다른 도깨비들에 비해 능력이나 여러 부분에서 도깨비가 보여야 할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아, 또래 도깨비들에게 놀림을 당한다.
그러던 중 옆 나라(서도깨비-뿔이 한 개) 왕자인 시리우스가 말 실수를 하여 이슬비를 곤란하게 만들고(아마 그랬던 것 같다. 인간이라는 것을 눈치챘던가, 아니던가. -_-;), 동도깨비 왕은 이제 이슬비를 도깨비로 키울 수 없다는 생각에 인간 나라로 보낸다. 너는 사실은 도깨비가 아니고, 인간이야,라고 말해주고. 아마 그랬을 거다. 하하하하.
애장판 표지
인간 세계로 온 이슬비는 사고인가 뭔가를 당하고(아닌가? 동도깨비 왕에게 기억을 잃었나? 암튼) 자란 세계를 잊고 인간으로 살아간다. 시리우스는 자기 때문에 이슬비가 인간 세계로 가서 인간으로 살게 된 게 마음이 쓰여 이슬비를 따라 인간 세계에서 살아간다. 이슬비가 인간 세계로 오기 전에 청혼을 했다가 당연히(?) 거절당했는데도 불구하고. ㅋㅋㅋ
이슬비는 당연히 계속 시리우스를 무시해주시고(도깨비 때의 성격도 그대로라서... ㅋㅋㅋ), 그 와중에 옆집에 사는 남자애(이름이 기억 안 난다. ㅋㅋㅋㅋ)가 이슬비를 좋아하게 된다. 처음에는 완전 별로였는데, 어쩌다 관심을 가지면서 좋아하게 된 것이다. 가물가물한 기억력이지만 이슬비를 두고 시리우스와 한빛의 신경전이 재미있었던 것 같다. 물론 어렸을 적에 어린이 시각으로 본 것이라, 지금 보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ㅋㅋㅋㅋ 정작 이슬비는 이 둘에게 별 관심이 없고.
동도깨비 왕은 인간 세계로 보낸 이슬비가 걱정되어 몰래 이슬비를 보러 오기도 하는 등, 암튼 이런 배경에 알고보니 이슬비가 도깨비이기도 했고, 동도깨비 왕의 아이였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동도깨비 왕이 인간과 사랑에 빠졌는데, 이뤄지지 못하고 자기에게 아이가 있었다는 사실도 몰랐던 것. 동도깨비 왕 너무 좋은데, 은근히 슬픈 캐릭터다. 물론 자기의 아이였던 이슬비를 늦게나마 찾을 수 있었지만. 그리고 어쨌든 아이였을 때부터 키워왔으니... 그나마 괜찮았던 건가?
아마, 시리우스와 함께 도깨비 나라로 와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나지 않았을까? ㅋㅋㅋㅋ(관련하여 검색해보니 내 추측이 맞았다!! 캬캬캬캬캬캬)
내용으로 볼 땐, 드라마 '도깨비'보다 내가 최근에 본 그 드라마가 더 설정 부분이 비슷해서 이 만화가 기억 났던 것 같다. 그 드라마도 남주가 여주에게 완전 직진남이고, 여주가 원래 신선인데 기억을 잃고 인간계로 가기도 했고. 등등. ㅋㅋㅋ
어린 나이에 시리우스를 보며 너무 좋아했던 것 같다. 이슬비는 시리우스의 마음을 알아주지 못해서 마냥 좋아하지 않았던 것도 같고. ㅎㅎ 다시 읽어보고 싶다. 다만, 지금 다시 보고는 실망할까봐 그게 걱정이랄까? 이미라 작가의 그림은 워낙 좋아했으니 예전에 열심히 좋아했던 마음이 다시 되살아날 것도 같고. ㅋㅋ
제목
프리스타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