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영화 정보에서 이미지 발췌
서치는 정말 입소문만으로 흥행한 영화다. (물론 누적 관객수가 3백만에 가까운 2백 구십 몇이긴 하지만, 그게 어딘가?)
본 사람들이 재미있다고 해서 나 역시 이야기 듣고 본 영화.
보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 영화!
주변에 있는 영화 좀 좋아한다는 분들이, 영화 좀 본다는 분들 중 대다수가 올해의 영화로 "서치"를 꼽을 정도로(마블 히어로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았는데도 희한하게 어벤저스보다 서치를 더 꼽았다. 히어로 영화는 작품성을 논하기 어렵다는 편견이 있기 때문일까?) 서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서치가 올 8월 29일에 개봉하여 한 달 정도 극장에 걸렸다고 볼 때(좀 더 걸렸었나? 내린 시점은 잘 모르겠다) 올해라는 기간이 몇 달은 더 남았는데도 불구하고 서치를 꼽은 것은 꽤 놀랄만한 일이었다. 개봉 예정작들에 대한 기대가 없었을 수도 있고, 개봉 예정작을 몰라서 그랬을 수도 있지만, 어쨌든 주변의 평이 좋아 나는 거의 막이 내려갈 즈음에 봤었다. 더 지체하면 극장에서 아예 못 볼 것 같은 조바심과 주변 평에 대한 호기심에 관심도 없다가 보게 된 영화가 바로 "서치"였다.
살면서 그렇게 본 영화가 몇 개 안 되는데, "서치"는 남들 의견을 다 듣고 봤어도 전혀 실망하지 않은 영화였다. 보고 싶은 영화는 평을 안 보는 편이고(들리는 말이야 어쩔 수 없는데다 보기로 결정한 것은 주변 평에 흔들리지 않는다), 볼까 말까 망설이는 영화는 평들 보고 정하는 편이라(관심 없는 영화는 평조차 찾아보지 않는데, 관심 없던 영화를 주변 사람들의 평 때문에 보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것도 극장에 보러 갈 정도의 행동력이 동반할 정도로. ㅋㅋ) 전혀 관심 밖의 영화였던 서치를 본 것 자체가 나에게는 꽤 놀랄 일이었다. 그 놀랄 일이 다행히 실망이 아닌 감탄으로 이어져서 나 역시 내 주변 사람들처럼 서치의 팬이 되었다.
이 영화는 아내가 죽은 후, 딸과 둘만 사는 남자와 그 딸의 이야기다. 아니 정확히는 그 딸이 남자가 자는 사이에 3번의 부재중 통화를 남긴 후 사라지고, 남자는 사라진 딸을 찾는 이야기다. "이런 내용의 영화는 많잖아?"라고 생각할 수 있다. 맞다. 이런 내용의 영화는 많고, 그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리암 니슨의 "테이큰"이 있다. 딸 찾는 이야기 중에 가장 유명한, 거의 그런 이야기에 있어 하나의 네임 밸류가 된 영화라고 하면 과장하는 걸까? ㅋㅋ
XP를 쓴다. ㅋㅋㅋㅋ 거의 10을 쓰지 않나?
그런 내용의 영화는 많은데, 이런 영화는 없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화면은 컴퓨터의 화면으로 보이는 모습만을 보여준다. 딸이 사라지기 전에 있었던 딸과의 대화(영상 통화, 채팅)라든가, 아내가 죽기 전의 모습 등, 모두 컴퓨터의 화면에 나타나는 모습만 보여주는 것이다. 데이빗(존 조)은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는 모르겠으나(왠지 IT 계열의 일을 하는 사람 같다. 아니라면 인터넷을 정말 100% 다 제대로 사용하는 사람이거나) 정보의 바다라는 인터넷을 일상 생활에서 완벽하게 사용한다. 딸과의 영상 통화도 컴퓨터를 통해 하고(영화에서는 페이스북 위주로 나왔던 것 같다. 페이스북 채팅 서비스나 페이스북 무료 영상 통화를 이용했던 듯! 대다수는 폰으로 하는 것을 이 사람은 컴퓨터로 하는 것. 뭐 나도 폰의 작은 화면보다는 컴퓨터의 큰 화면을 이용하는 것을 더 좋아하지만. ㅋㅋ) 사라진 딸을 찾는 것도 SNS나 딸이 즐겨 찾았던 사이트, 뉴스나 동영상 검색을 통해서다. 용의자를 찾아낸다거나 딸이 실제로 사라진 장소를 찾아낸다거나 하는 등, 형사보다 훨씬 유능한 모습을 보인다. 오직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이 영화를 보면서 인터넷이 정말 대단하다는 것과 우리가 알게 모르게 우리의 정보가 낱낱이 새어나가고 있다는 생각, 인터넷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오싹한 점은 관객의 입장에서, 컴퓨터 모니터 화면으로 보이는 등장인물들의 모습과 그들의 행동을 보는 거지만, 이게 실제 누군가가 우리가 사용하는 컴퓨터 모니터로 우리의 일상 모습을 모두 볼 수 있다고 가정할 때의 일이다. 이게 불가능한 것이 아니란 사실이 소름끼치게 만든다.
재미있었던 점은 미국 내 사이트에는 엑박(창 닫기 버튼 "X") 버튼이 왼쪽에 있다는 것(우리는 오른쪽에 있는데~). 혼자서 막 신기해했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우리가 컴퓨터 안쪽에서 컴퓨터 밖의 화면을 보는 거니까 반전인 건가? 거울의 안과 밖처럼 말이다. 엥? 아닌가? 옴마~ 헷갈린다. 사실 영화 전체 내용에서 중요한 부분은 아니지만, 나는 꽤나 신기해했었는데(사이트 디자인이 다른 것에!) 만약 반전의 모습이었다면 혼자 착각한 것. ㅋㅋㅋㅋ
영화는 인터넷의 여러 사이트들을(페이스북, 구글, 페이스타임 등등) 활용하여 딸을 찾는 아빠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딸을 찾지 못해 괴로워하는 모습, 뜻밖의 인물을 의심하여 몰래 카메라까지 설치하여 추궁하는 모습, 반전 범인의 모습까지! 그 과정들이 어색하지 않게 잘 이어져 있어서 몰입하여 보게 만들었다. 게다가 화면 프레임이 마치 누군가의 삶을 엿보는 것 같은 모습 같기도 해서(영화나 드라마라는 장르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이 영화는 그런 표현이 더 구체화된 것 같은 모습이었다) 더 몰입했던 것 같기도. 누군가 그랬던가? 우리 모두는 관음증 환자라고. -_-;;
제한적인 모습, 컴퓨터 배경 화면으로 보이는 인물들의 모습으로만 내용을 쫓아갈 수밖에 없는 제약적인 프레임 화면인데도(사실 이 영화의 홍보 영상을 보고 관심을 버린 이유가 그것 때문이었다. 왠지 영화 보는 내내 답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내가 미리 어림짐작했던 답답함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오히려 그런 구성이었기에 몰입감을 높였던 듯. 특히 인물의 표정이나 행동으로 보여주는 심리 표현이 아니라 메시지를 쓰는 과정(썼다 지웠다 하는 장면)이나 타자를 치는 속도, 마우스 커서의 움직임 등을 통해 내적인 갈등이나 생각을 표현한 점도 몰입감을 배가시켰다.
이 영화가 여러 영화제에서 수상하거나 노미네이트된 것도 몰랐었는데, 영화를 본 이후 검색해서 찾아보니(아~ 인터넷이여~~~) 역시~하는 생각이 들었더랬다. 솔직히 딸 찾는 "테이큰"보다 더 몰입도와 긴장감이 높았던 것 같기도 했고. 살짝 살짝 지루한 부분도 있었고, 범인의 범죄 이유가 좀 실망스럽기도 했지만 오히려 그게 더 사실적인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도 들었다(실제 일어나는 범죄가 모두 커다란 음모에 의해서 일어나는 게 아니니까). 게다가 살짝 살짝 지루했던 부분들도 사실(인터넷에서 계속 딸의 흔적을 쫓거나 담당 경찰에 대해 알아보는 그 모든 행위들) 범인을 찾아가는 초석을 단단히 다지는 과정이었던 것도 영화를 다 본 후에야 깨달을 수 있었고.
이 장면 역시도 영상 속의 모습이다.
정말 잘 만든 영화였다. 몇 번을 봐도 지루하지 않을 영화! 단지 별다른 홍보 없이 입소문만으로 흥행을 했어도, 영화의 제약적인 특성 때문에 모든 세대가 골고루 보지는 못했을 거라는 아쉬움이 들어 안타까웠다. 우선 60대 이상의 분들 중 컴퓨터와 친하지 않은 분들은 이 영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거고, 당연히 선택 또한 하지 않을 테니까. 그런 생각을 하니 나 역시 나이든 후에 이런 스타일(그때 내 나이에는 이해하지 못할 세대의 소재들)의 영화를 지금처럼 좋아하지 못할 것 같아 두렵다. 계속 변화되는 세상을 지속적으로 이해하고자 노력하면 괜찮을까? 뜬금없이 영화 얘기하다가 갑자기 슬퍼진다. -_-;
이 영화가 내용이나 구성을 비롯하여 한국인이라는 주관적인 점에서도 더 좋았던 점은 영화 속 가정이 미국 내 한국인 가정이고(김치를 제대로 "김치"라고 발음한다. ㅋㅋㅋ 깨알 같이 메신저 친구 목록 중에 한글로 엄마라고 써 있기도 하다), 주인공 존조를 비롯하여 삼촌으로 나오는 조셉 리도 한국계 미국인(세상에 드라마 "우리가 만난 기적"에 나왔었다니!!), 사라진 딸도 한국계 미국인(게다가 나이가 30대의 아이 엄마!! 얼마나 동안인 것이냐아!!), 병으로 일찍 죽어서 남편과 딸의 마음을 아프게 한 엄마도 한국계 미국인 사라손(정말 예쁘다,라고 생각했었는데 한국인이었다니. ㅋㅋㅋ 게다가 애프터스쿨의 전신인 "에스블러쉬"라는 걸그룹으로도 활동했었던!! 가희, 손담비와 함께. 와~! 센스8에도 출연하여 배두나와 함께 나왔었다고 한다)까지! 실제 한인으로 이루어진 한인 가정을 그렸기에 괜히 더 좋았다. 영화를 보고 난 후에 안 사실이었지만. ㅋㅋ
안 보신 분들은 꼭 보았으면 좋겠다. 진짜 후회하지 않을 영화다. 강추!!!
제목
프리스타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