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영화 정보에서 이미지 발췌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셜록 홈즈를 통해 처음 안 배우였다. 워낙 좋아하는 캐릭터가 셜록 홈즈다 보니 당연히 영국에서 드라마로 반영되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는, 배우가 누구건 상관하지 않고 무조건 보겠다고 생각했었다. 당연히 모르는 배우였고. ㅋㅋㅋ 이 배우가 유명하지 않다기 보다는 영화광이 아닌, 일상적으로 유명하다 하는 영화 정도만 보는 나에게 헐리우드의 유명 배우가 아닌 이상은 모르는 배우였다. 그만큼 나는 다른 나라 배우들에게 무지하다. 영화에 무지한 건가? ㅎㅎ
애니웨이~!! 너무나 좋아하는 캐릭터를 이토록 "완벽"하게 만들어진 배우의 팬이 되었고, 그가 나온 영화들을 찾아보게 되었다. 그다지 끌리지 않았으나 볼까 말까 고민하던 영화에 주연도 아닌 조연으로 그 배우가 나왔다고 챙겨볼 정도였으니까. ㅋㅋㅋ 그러나 실망했다. "그래, 그는 이런 배역도 참 잘하는구나."라고 스스로 자기 최면을 걸었을 정도. -_-
그리고 마블 세계관도 잘 모르면서 언젠가부터 마블 영화라면(아이언맨만 나온다면) 챙겨보게 된 나에게 그가 나온다고 한 영화가 개봉했다. 마블의 히어로가 아닌, 그 배우였기에 더욱 기대를 했던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다. 그런 캐릭터가 있는지도 몰랐고, 무슨 내용인지도 잘 몰랐다. 그저 그가 마법사?라는 정도로만 인지하고 개봉하기만을 기다려, 드디어 본 영화.
"오호, 오호!"하면서 푹빠져서 봤다. 정말 재미있었다. 그래픽도 좋았고, 그의 파란만장한 인생사도 공감이 갔다. 1편이라 서사적인 부분이 많아, 내용 전개가 빠르지 않다고 누군가는 말했지만 나는 재미있게 보아서 불만이 없었다. 오히려 마블의 세계관이니 영웅 이야기를 몰랐기에 더 좋았을 수도 있겠지만. 에이션트 원의 캐릭터가 왜곡이라는 둥, 말도 많은 후기들을 접하면서도.
실력 있고, 그 실력에 자존심과 자만심이 하늘을 찌르던 외과 의사가 사고로(그 사고도 엄밀히 말하면 그의 부주의였다. 과속은 위험해~~) 외과 의사로서는 치명적인 손부상을 당하고 폐인으로 살다, 네팔의 어딘가에서 신비한 힘으로 사람들을 치료해준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곳으로 향한다.
그가 만난 에인션트 원은 그의 의사로서의 삶을 주는 게 아니라 세상을 구할 삶을 준다. 뜻밖에, 원치 않던 삶 앞에서 저항하고 거부하던 그가 차츰 자기의 운명(?)을 자각하고 세상을 구하기 위한 히어로서의 인생을 살고자 한다. 그 이야기가 설득력 있게 그려져서 좋았다. 자신이 최고라고 자부했던 일을 원치 않게 뺏기고(자신의 잘못이라 해도) 그 일을 다시 찾기 위한 마지막 목표로 향한 곳에서 그가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전부라 생각했던 그 일이 아니었으니, 좌절하지 않을 수 있을까? 게다가 냉정하고 냉철한 그가 허무맹랑하게 느껴지는, 이 세상의 것이 아닌 듯한 힘을 보고 그것을 자신이 써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과연 "와우! 내가 마법사라니!"라고 좋아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그런 과정들이 "그"라는 배우가 그렸기에 그럴 수밖에 없다는 운명까지 자연스럽게 납득하게 되었달까?(아하하하. 나는 컴버배치 왕팬~!! ㅋㅋ 다른 리뷰에서는 너무 쉽게 마법을 믿는다고 되어 있었다. ㅜㅜ)
따지면 그는 결국 히어로로 선택 받은 인간이 아니던가. 망토가 그를 선택한 것이나 에인션트 원이 다른 제자가 아닌 그에게 다른 제자들에게 하지 않는 이야기를 한 것이나 등등. 그의 사고나 그가 에인션트 원을 만나게 된 모든 것이 운명이지 않았을까? 이렇게 주인공이 주인공일 수밖에 없는(히어로일 수밖에 없는) 그 이야기가 거부감 없이 그려진 것이 좋았다. "뭐야? 췟. 주인공이니까 결국 히어로로 되는 건 당연한데, 너무 뻔하잖아?"라는 설득력과 개연성 없는, 운명만을 강조하는 스토리가 아니었기에.
게다가 그의 자기만 알던 이기적인 성격이 히어로로 자각하고 세상을 구하기 위한 일을 시작하면서 변해간 것(그의 성장이라고 해야 할까?)도 좋았다. 히어로가 무조건 정의롭고 올곧고 바른 사람이어야 한다는 법은 없지만(마블의 그 많은 히어로를 봐도 개성들이 모두 충만하니까. 물론 그렇다고 우리가 히어로에게 은연중에 요구하는 당연한 정의감이나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이타심이 없다는 말은 아니다) 그가 의사였을 때의 성격으로 히어로가 되었다면 분명 거부감이 들었을 것 같다.
그렇기에 나는 스토리가 너무 좋아서 완전히 몰입해서 보았다. 왜 그가 히어로가 되는 과정이 영화의 상당 부분에 할애되어 나왔는지 알 것 같았다. 아마 이 이야기를 잘 알고 있는 팬들은 그런 부분 때문에 지루하게 느껴졌을 것 같지만, 나는 설득되었고 앞으로 그가 펼칠 활약이 너무 궁금하고 보고 싶어서 좀이 쑤실 지경이 되었다.
그 누군가의 말처럼 닥터 스트레인지 1편(1편이라 써 있진 않았지만, 당연히 시리즈로 제작될 것이니~)은 긴 이야기의 서론 부분에만 해당할 것이었다. 그러다보니 미흡하게 느껴질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고. 나 역시 만족했으나 부족함을 느낀 것은 후속편이 빨리 나오지 못할 것이란 사실이었다. 한 편으로 끝나지 않는 시리즈는 이래서 아쉽고 부족하다.
보기 전에는 현대 사회의 마법사라~ 약간의 의구심도 있었다. 배우 하나와 마블이라는 타이틀로 기대하긴 했었지만 내용에는 크게 관심을 갖지 못했다. 그런 나에게 내용(서론에 해당한다는!)에도 빠져들게 만들었다면, 성공한 거 아닐까? ㅋㅋ
제목
프리스타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