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영화 정보에서 이미지 발췌
모든 리뷰는 편파적이다. 나 역시 매우, 무척, 내 주관에 따라 쓴다. 고로 지극히 내 감정에 충실한 글이다. ㅋㅋㅋㅋㅋㅋ
누군가 그랬다. 영화를 선택할 때, 배우가 아니라 영화 그 자체의 내용을 보라고. 이 영화를 보고 그 말이 옳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뼈저리게 느꼈다. 그리고 그 말을 흘려 들었음을 후회했다. 나와 같이 이 영화를 본 친구 역시. 그 친구는 배우 안성기 때문에, 나는 배우 박서준 때문에 이 영화 "사자"를 선택했었다. 크흑.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외치고 싶었다. "이건 꿈이야!!"
그렇지만 솔직히 영화를 고를 때, 영화의 내용보다는 배우에게 더 눈이 가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닐까? 영화의 내용에 흥미가 없더라도 배우 때문에 영화를 보게 되는 것, 이런 이유 때문에 영화 제작사에서 인기 배우를 캐스팅하는 거 아니겠는가! 말이다, 말이야~~!
뭐, 다른 이야기이긴 하지만 가수 윤아, 아니 이젠 당당히 배우 윤아라고 불러도 될 듯하다. 그 윤아가 주연인 영화 "엑시트"인 경우, 주변에서 윤아 때문에 영화 보기 꺼려진다는 사람이 많았는데(또 다른 주연이 배우 조정석임에도!!) 그 영화는 그런 우려를 말끔히 털어냈다. 윤아의 연기가 나쁘지 않았고(그 정도면 괜찮았다!) 내용이 우선 정말 신선했다. 스토리도 탄탄했다. 일반적인 재난 영화와는 그 결이 달랐다. 아, 물론 조정석의 연기는 정말 그 아니면 누가 할 수 있겠는가! 싶을 정도였지만.
다시 이야기로 돌아와서, 나는 같은 날 영화 "사자"와 "엑시트"를 봤고(더군다나 "사자"를 "엑시트" 본 후에 봤다! 이럴 순 없어!!) 그랬기에 더 "사자"에 분노를 넘어 자책감까지 들었다. "엑시트"는 순전히 평이 좋다는 소문에 선택했던 것. 천만다행이었지!! 역시 저 말은 진리였다!!!
퇴마물은 절대 안 보는 내가 올해 배우 때문에 드라마로는 "손 더 게스트"를, 영화로는 "사자"를 선택했는데, 올 초에 본 "손 더 게스트"가 나쁘지 않아서(무서워하며 봤음에도) 영화도 괜찮을 것이라 생각한 게 화근이었다. 차라리 같은 퇴마물이라면 "손 더 게스트"가 훨씬 낫다. 친구 역시 무서운 것은 안 보는데 그럼에도 영화 "검은사제들"은 보았다. ""검은사제들"이 훨씬, 훨~~씬 나아. 퇴마물인데도 질적 차이가 심하다."라면서 "사자"에 혹평을 쏟았다. 나는 그 영화를 안 봐서 모르지만(그런 공포 영화 안 보는데, 다른 의미로 역시 "사자"를 안 봤어야 했어!!) 제대로 만든 퇴마물인가보다. 새삼 감탄했다.
친구와 나, 단 둘의 평이기는 하나 결론은 퇴마물 "사자"는 드라마에게도, 다른 퇴마물 영화에게도 밀렸다는 소리! 특히, 퇴마와 관련한 영화라면 그 퇴마 자체에 굉장히 공을 들여야 하는 거 아닐까? 퇴마 의식할 때의 그 엄숙함이라거나 구마사제의 괴로움이나 힘듦 등(드라마 보니 그렇던데? ㅋㅋㅋ)을 제대로 보여줬어야 했던 거 아닐까? 악마와 싸우는 거잖아!!
그런 부분은 초반에 안신부(바티칸에서 온 구마사제. 안성기 분)가 퇴마를 할 때만 조금 보여준다. 그때까진 무서워하며 봤다. 그러다 세계적인 격투기 챔피언 용후(박서준 분)가 자다가 갑자기 손에 생긴 상처(아무리 치료를 해도 피가 끊임없이 흐르고 상처가 낫지 않는, 이상 증세를 보인다)로 악마를 퇴치하면서(얼결에. 그 후에는 안신부를 통해 그 상처가 신의 힘을 받은 것이라 듣고, 같이 행동한다) 공포 퇴마물이 아니고 어정쩡한 퇴마 판타지물이 되었고, 중반부터 종반까지는 헛웃음이 나오는 퇴마 판타지 코미디물이 되었다.
우선, 용후에게 그런 상처가 생기게 된 계기가 없다. 너무 뜬금 없이 나타났다. 물론, 악마들이 용후에게 접근하면서, 어렸을 때 돌아가신 용후의 아버지가 꿈에 나타나 용후를 인도했다,라는 식으로 서사가 진행되지만 그것 역시 뜬금 없었다. 아버지가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던 데다가 어른이 된 용후가 걱정이 되어, 악마에게 먹힐까 싶어 그런 상처를 꿈에서 만들어줬다,는 서사. 그래, 여기까지는 이해가 된다.
그런데 그 악마가 나타난 시점이 이상하다. 왜 갑자기 나타난 거야? 그 어떤 계기가 없었고(어린 용후는 간절한 기도는 들어준다고 했던 사제 말에 따라 사고를 당한 아버지가 깨어나길 기도했으나 결국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그 후부터 천주교를 믿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세계적인 격투기 선수가 안신부를 따라 바티칸을 가는 마지막도 이해되지 않았다. 자신의 힘을 이용하여 악마를 퇴치하기 위해서든, 사제가 되기 위해서든 어쨌든 바티칸을 간다는 것은 격투기 선수라는 직업을 버리는 것인데, 그것에 대한 어떤 이야기도 없다. 초반에 나온 격투 시합 장면도 박서준 몸매만 보여주다 끝난 것 같지만.
"와, 나 힘 생겼어. 그럼, 그 전에 하던 일은 이제 안녕. 난 새로운 일 할 거야." 뭐 이런 거임? 영화에는 이런 늬앙스조차 안 나오지만. -,.-
장황하게 얘기했는데, 문제는 영화의 서사가 너무나 약하다는 말이다. 가톨릭을 믿지 않는 용후가 안신부를 통해서, 자신에게 생긴 힘으로 악마들을 무찌르면서 조금씩 가톨릭을 증오했던 마음의 응어리가 풀어지는 것은 그럭저럭 나쁘지 않았다(이 서사도 너무 빠르게 진행되지만. 자신의 힘을 너무 쉽게 받아들인다). 설마 공포 영화에 서사는 필요 없다,는 생각은 아니시죠, 감독님?
긴장감도 덜하다. 안신부가 위험한 상황에 처하는데, 그 장면에서도 용후가 나타나서 손바닥을 펼쳐 악마에 빙의된 사람의 얼굴에 대고 악마를 쫓아내겠지,라고 예상이 되기에 무섭지 않았다. 그저 언제 나타나냐?라는 생각만 들고.
이것 외에 악마를 믿고 따르는 지신(우도환 분)은 그 역에 안 어울렸고(적인데, 그 이미지가 너무 약했다. 카리스마라든가 여러 면에서. 액션도 그렇고), 용후가 악마에 빙의된 사람들과 싸우는 마지막 부분에서는 실소가 나왔다. 지신과의 싸움도 그랬고. 아니, 격투기 선수잖아?! 그것도 세계적인 선수라며! 싸움을 정말 너~~~무 못했다. 그러다 마지막은 손바닥을 펼쳐 그 상처를 통해 악마 불태워 없애기.
최종 보스가 지신일 텐데, 그런 지신과의 싸움도 쓸데 없이 싸움 시간만 길고, 제대로 된 액션을 보여주지도 못했다. 그것도 지신과의 싸움에서 밀린 용후가 또다시 꿈에 나타난 아버지 덕분에 더 큰 힘을 얻고(손에서 불꽃이?!) 그 힘으로 최종 보스 지신 물리치기. 영화 끄읕!!
오로지 그 손의 불꽃을 이용해서 지신을 물리친, 이 영화는 퇴마물이 아니고 초능력 판타지물이었던가?! 그렇게 장르를 바꿔도 "사자"는 정말 실망 그 자체겠지만. 너무 다양한 것을 보여주려다 결국 한 가지도 제대로 얻지 못한 영화가 된 것은 아닌가 싶다.
그래도 용후와 안신부의 그 소소한 개그감 터지는 대화들은 나쁘지 않았다. 딱 그것만.
영화 "사자"를 통해 다시 한 번 느꼈다. 서사, 스토리의 힘. 화려한 CG와 액션으로 치장한 영화가 아니라면 더욱 중요하다는 것. 그런 영화도 기본적인 서사는 갖고 있다. "사자"는 그 서사가 "신을 믿지 않지만 신의 힘을 가진 자와 구마 사제의 악마 퇴치 이야기", 이 자체다. 이 문장 외의 이야기는 없다.
뭐, 앞으로도 공포 영화들이 이런 식으로 만들어진다면 내 공포 영화 공포증은 없어질 것 같다.
제목
프리스타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