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라는 스포츠와 규칙을 슬램덩크로 배웠다면 4번타자 왕종훈은 야구라는 스포츠와 규칙을 알려준 만화다. 거기다 슬램덩크의 강백호처럼 야구를 잘 아는 아이가 아니다. 그렇다고 강백호가 농구의 농자도 모르는 상태에서 예쁜 소녀에게 한눈에 반해 농구를 알게 되고 배우면서 점점 그 농구 자체를 즐기고 좋아하게 되는 것처럼 4번타자 왕종훈도 비슷한 패턴으로 이어지느냐 하면 그건 또 아니다.
어떻게 보면 왕종훈은 강백호보다 더 열악한 환경에서 끈기의 의지, 노력으로 우뚝 일어서는 주인공이다. 강백호는 최소한 키라도 컸지만, 왕종훈은 키도 굉장히 작다. 농구선수처럼 야구 선수도 키가 작으면 잘 못 할 것이라는 편견(어느 정도는 맞는 편견??)에 따르면 왕종훈은 야구선수는 절대 못할 체격이다. 키도 작고 체격도 작은, 야구선수라고 믿기지 않을 이미지의 주인공인 것.
명문 고등학교의 야구부 감독은 중학교 때 천재 소리를 듣는 야구 선수를 자기 학교로 추천해 데리고 온다. 거기서 큰 실수가 생긴다. 비슷한 이름의 다른 아이를 데리고 온 것! 이렇게 왕종훈은 뜻하지 않게 야구 선수가 된다. 놀란 감독은 어떻게 해서든 왕종훈을 쫓아내려고(튀나지 않게, 직접적으론 못하니) 심하고 고된 훈련을 마구 시킨다. 스스로 나가게끔 만들기 위해서.
그런데 전혀 야구 선수답지 않은 체격과 야구에 대한 재능도 없어보이던 왕종훈이 그 힘든 훈련을 모두 이겨내면서 야구부 정식 부원도 되고 결국 야구선수의 꽃, 에이스라 할 수 있는 4번 타자로 성장한다.
정말 오직 아버지가 말해준 99%의 노력과 1%의 재능으로 이뤄진다는 것을 몸과 마음으로 보여준 왕종훈은 그래서 더욱 지금처럼 올드한 어른이 된 후에도 기억에 오래 남아 있다. 이 만화를 보면서 느꼈던 감동은 그냥 그것으로 끝나버려서 지금 이렇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포츠 만화는 재미없다는 생각을 깨게 한 4번타자 왕종훈. 4번타자 왕종훈 내용 중 유난히 기억에 남는 장면이 하나 있다. 사실은 다른 건 다 대부분 잊어버린 상태지만 이 장면은 이상하게 또렷하게 남아 있는 것. 왕종훈이 공을 치려고 시합 중에 야구장 바닥에 각도 계산을 하는 장면. 보면서도 오~~~했었던 것 같다. ㅋㅋ
지금도 노력과 끈기, 의지로 4번이 될 수 있을까? 새삼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4번까지는 아니더라도 내가 내 인생을 살면서 내 인생인데도 노력과 의지, 끈기로 무엇인가를 제대로 이룬 적이 있던가... 하는 생각에 마음이 조금 무거워진다.
이미지는 yes24에서 발췌
지금 이 만화는 서점에서도 이북이나 중고샵에서밖에 볼 수 없지만, 그렇게라도 한 번쯤은 꼭 읽어볼만 하다. 슬램덩크처럼 애장판으로 나오지 않았지만(52권이 완결이라서? ㅋㅋ)... ^^
제목
왕종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