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영화 정보에서 이미지 발췌
근래에 본 애니메이션 중 가장 감명 깊었고, 생각할 거리를 많이 만들어준 것이 바로 "목소리의 형태"였다. 원작이 있는지 몰랐는데, 왠지 원작이 있다고 하니 더 감동적인 것은 왜인지? -_-;;
초등학생 이시다 쇼야는(10살? 11살? 12살인 것 같은데, 나이를 정확히 모르겠다. 나왔었나? -_-;) 같은 반 친한 친구 두 명과 어울려 삼총사로 놀러다니는 개구쟁이 소년이다.
그런 어느 날 교실에 전학생이 왔다. 니시미야 쇼코라는 그 아이는 귀가 들리지 않아 보청기를 끼고 아이들의 싫은 말에도 생글생글 웃기만 한다. 쇼야를 좋아하는 듯한 여자애(이름 기억 안 남;;)가 나중에는 쇼코를 은근히 따돌린다. 그래도 쇼코는 웃는다.
쇼야는 그런 쇼코가 짜증나고, 점점 쇼코를 괴롭히기 시작한다. 은근히 따돌리던 애들이 쇼야가 쇼코를 괴롭히니까 덜 한다(나는 그렇게 이해했다). 솔직히 이 부분은 지금도 애매하다. 쇼야가 여자애들에게 은따(은근히 따돌림)를 당하는 쇼코를 처음 인지하고부터 자기가 나서서 대놓고 괴롭히기 시작한 부분이 말이다. 여자애들의 은따에도 웃는 모습이 짜증났는지, 자기가 괴롭히는데도 웃는 것에 짜증이 나서 점점 더 심하게 괴롭힌 것인지, 이 부분의 쇼야에 대한 마음을 잘 모르겠다. 다시 봐야 하려나...
결국 쇼코의 엄마가 자꾸만 보청기를 잃어버리고 오는 쇼코가 괴롭힘을 당하는 것은 아닌지 선생님에게 말하고, 선생님은 쇼코를 괴롭히는 아이가 누구인지 애들에게 묻는다. 모든 아이들이 쇼야를 말하고, 쇼야가 믿었던 친한 친구 두 명은 물론 쇼야를 좋아하는 것처럼 보였던 여자애들 역시 쇼야를 비난한다. 쇼야는 억울하다. 자기만 괴롭힌 게 아닌데 말이다.
그렇게 쇼야가 쇼코를 괴롭힌 주범이 되고(뭐 가장 심하게 괴롭힌 게 맞긴 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아이들이 쇼코를 괴롭히지 않은 건 아니긴 했다. 은근히 따돌리는 것도 나쁜 거 아닌가?), 아이들은 쇼야를 따돌린다. 쇼코는 전학을 가고.
쇼야는 그후로 6년이 흘러 고등학생이 된다. 고등학교에서는 자기 스스로가 반 아이들과 말을 하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쇼야에게 반 아이들은 모두 X표시로 보인다. 그렇게 쇼야는 힘든 학창 생활을 이어갔고, 죽을 생각을 한다.
죽기 전에 쇼코에게 용서를 구하려는 쇼야. 쇼코를 만난다. 그런데 용서를 구하던 쇼야가 쇼코를 좋아하게 되고, 이야기의 본격적인 내용이 펼쳐진다. 둘의 마음이 하나가 되는 과정도 참 좋았다. 특별한 사건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지만,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려고 애쓰면서 친해지는 과정들이 말이다. 잔잔히 흐르는 내용인데도 의외의 반전까지 있다. 자기를 괴롭힌 아이란 것을 알면서도 쇼코 역시 쇼야를 좋아하게 되나, 쇼코는 마음의 상처 때문에 죽으려 하고 그것을 쇼코가 구하면서 쇼코는 의식 불명 상태가 되는 것.
이외에도 쇼야의 반 친구들 이야기들도 같이 엮이면서 쇼야와 쇼코 모두 어렸을 적의 상처로부터 점점 치유된다. 어렸던 아이들이, 어른에 가까운 고등학생이 되었어도 정작 크지 못한 정신이 커가는 것을 보면 '저렇게 어른이 되어가는 것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이라는 것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지만, '어른'이라는 여러 의미 중, 좋은 부분만을 보았을 때.
수작이라는 말을 듣는 여러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았는데(초속 5센치미터, 언어의 정원, 너의 이름은 등등) 그 중에서 이 애니메이션이 가장 뭉클했다. 뭐, "너의 이름은"도 눈물까지 흘리면서 보았지만, 뒤에 남는 감동과 여운, 깨달음? 뭐 그런 것들은 이 애니메이션이 더욱 강했다.
아직 안 본 분들이 있다면 정말 강추한다!! 목소리라는 형태가 어떤 식으로 드러나고 어떻게 삶과 엮이고 어떻게 나를 자유롭게, 또는 구속하는지 등을 느낄 수 있으며 장애를 가진 친구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그런 내 자신의 모습도 생각할 수 있다. 목소리가 나오지 않고,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 불완전하다거나 친구를 가질 수 없다거나 삶의 의미가 없는 것은 분명 아니다. 알면서도 남들과 같지 않으면(똑같다는 의미도 사실 다수가 같다는 것을 지칭하는데, 다수가 똑같다고 그것이 진리라거나 정답은 아니기에) 나는 모자라고 살아가는 데에 의미가 없다고 느끼거나, 그런 느낌을 주게 되는 것 같다. 나도 모르게. 그렇게 다수라는 것에 길들여져서.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애니메이션이다.
단, 잔잔한 드라마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이 애니메이션이 아무리 감동적이라도 자신에게는 별로일 수 있다. 개인의 취향은 각기 다르니까. ㅎㅎ
제목
프리스타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