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에 선물 받아서 읽었던 '고슴도치의 우아함'
이름에 끌려서 읽다가 내용에 끌려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쭈욱 읽었던 기억이 난다.
이 '고슴도치의 우아함'이 표지도 싹 바뀌어서 나와 있는 것을 서점에서 본 순간 으잉?했다. 번역, 표지 등을 다시 하여 재출간했다고 하는데, 번역은 재출간된 것을 보지 않았으니 잘 모르겠지만 표지는 예전이 더 좋았던 것 같다. 더 따뜻한 느낌의 색상이었던 같은데 7년 전에 보고 책장 한 구석에 꽂혀 있는 터라~ ㅋㅋㅋ
사실 그래서 내용도 흐릿하다. 이렇게 나이가 들수록 기억력이 감퇴되는 것일까? ㅜㅠ
'고슴도치의 우아함'은 2006년에 프랑스에서 출간되었는데 출간된 당시 113주 연속 베스트셀러에 올랐을 정도다. 또한, 영국 '가디언'은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스웨덴, 네덜란드, 이탈리아, 중국의 출판통계를 바탕으로 2008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힌 작가의 명단을 발표했었다. 그때 해리 포터의 JK 롤링이 9위, 파울로 코엘료가 20위였는데, '고슴도치의 우아함'은 5위를 차지했다고 하니 우리에겐 낯설지 모를 작가이자 소설일지라도 전 세계적으로는 대단한 소설이자 작가인 것을 알 수 있다.
다른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저 출판통계에 일본도 아니고 중국이 들어가 있다니~ ㅋㅋㅋㅋ 중국 출판시장이 그리 넓고 컸나? 어쨌거나~~~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소설에서도 흔히 접할 수 없는 아파트 수위 아줌마 이야기다. 수위 아저씩 아니고 아줌마라고?! 그렇다. 수위 아. 줌. 마의 이야기다. 이 아줌마 아주아주 의심스럽다.
사실 알고 보면 무척 똑똑하고 교양도 넘친다. 우리가 흔히 가지고 있는 수위라는 직업의 편견에 따른 이미지의 사람은 아니다. 아니, 겉으로 보기엔 그렇다. 그렇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톨스토이와 스탕달, 17세기 네덜란드 회화부터 시작해서 음악, 영화 등 많은 분야의 지성과 교양 등을 갖추고 있는 것.
그런데 왜 이 르네 미셸, 파리 부자 동네의 그르넬 가 7번지 수위 아줌마는 자신의 이런 지식? 교양?을 갖춘 이 정체를 들키지 않도록 노력하는 걸까? 그녀는 자신이 추구하는 아름다움이나 예술, 지식 등을 수익이나 지위를 올리는데 사용하는 지적 허영이나 우월감과 확실한 선을 긋는다. 그녀가 장장 이곳에서 27년 동안이나 수위 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실제 모습을 들키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그녀 자신이 확실한 선을 긋는 지적 허영이나 우월감을 보이지 않도록 엄청난 노력을 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교양책을 읽을 때는 텔레비전을 크게 켜두고(이러기가 쉽지 않은데~ 집중해서 무언가를 볼 때 주변이 시끄러우면 집중하기 어려운 면이 있지 않나? 이것만 봐도 대단한 그녀!!) 사람들과 얘기해야 할 때는 일.부.러. 저속한 표현이나 어법에 맞지 않는 말만 골라한다. 게다가 먹는 식생활도 흔히 수위가 먹을 것이라 생각하는 그런 것들로만 위장하여 생활하는 것. 대다나다~~!!!
그녀는 이렇게 아주아주 전형적인 수위 아줌마로 보이는 노력을 하여, 아주 살갑지 않은 퉁명스러운 수위로 사람들과 일정한 거리 유지를 하며 사는 것에 성공한다. 가끔 그녀의 넘치는 지성과 교양이 그녀 자신도 모르게 불쑥 튀어나올 때도 있지만 이곳의 호화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그것조차 눈치 채지 못한다.
왜냐? 부르조아들은 겉으로는 수위하고도 스스럼없이 지낸다는 자기 만족에 빠져 살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위가 하는 말이나 행동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위선적이며 가식적인 사람들. 그렇기에 그녀는 가시를 세운 자신의 생활 방식을 잘 지켜나갈 수 있고, 잘 지켜나가려고 애쓴다.
이 호화 아파트 6층의 장관집 막내 딸이자 두뇌가 무척 뛰어난 12살의 천재 소녀 팔로마는 어린 나이에 벌써 가족의 가식과 위선을 알아채고 자살을 결심한다.
이 두 사람이 새로 이사온 일본인 신사에 의해 서로 같은 영혼을 가지고 있단 것을 알게 되며 둘의 만남이 잦아질수록 점점 생활의 균형이 깨진다. 팔로마는 자신의 자살 계획이, 르네는 자신이 무식한 수위일뿐이라는 위장이~
재미있다. 프랑스 사회의, 부르조아들의 단면을 볼 수 있으며 르네의 모습이나 팔로마의 모습이 사회고발적인 게 아니고 유쾌하게 다가온다. 왜 이 작품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 있었는지 여실히 느낄 수 있다. 꼭 읽어볼 만한 책이며, 죽기 전에 읽어볼 책 1001권에도 들어가 있다.
제목
고슴도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