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에서 이미지 발췌
캐나다 배경의 추리소설은 이 책이 처음이었다. 루이즈 페니라는 여성 작가가 쓴 "스틸라이프"는 아르망 가마슈 경감 시리즈라고도 한다. 캐나다에서도 퀘백주에 위치한 지도에도 나와 있지 않은 아주 작은 마을 "쓰리파인즈"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강력반 아르망 경감과 그 팀이 파견되어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다.
아르망 가마슈 경감 시리즈는 아르망 경감이 계속 등장하여 사건을 해결하기 때문인데, 스틸라이프 외에도 우리나라에는 6권이 번역되어 판매 중이다. 아르망 가마슈 경감 시리즈는 10편 이상 나왔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 언제 모두 번역 출판될지 궁금하다.
이 스틸라이프는 영국추리작가협회 신인상, 캐나다추리작가협회 신인상, 영미추리소설협회 신인상, 앤서니상, 배리 신인상 5관왕을 받았을 정도의 작품이라는 말을 먼저 보고 궁금증이 생긴 작품이다. 작가인 루이즈 페니는 이 스틸라이프가 처음 쓴 작품이라고 하니 더욱 대단하다. 이후 쓴 아르망 가마슈 시리즈는 나올 때마다 상을 받았을 정도다.
아르망 가마슈 시리즈는 쓰리파인즈 시리즈라고도 부르고 싶다. 왜냐하면 6편 모두 쓰리파인즈 또는 그곳에 사는 사람과 연관된 살인사건이 계속 생겨나고 그것을 아르망 가마슈가 해결하기 때문이다.
스틸라이프는 마을에서 일어난 살인사건 해결 과정에서 아르망 가마슈 경감에 대한 이야기, 그들의 팀원들 이야기도 중요하게 다뤄진다. 거의 대부분은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지만, 아르망 가마슈와 갈등을 겪는 팀원(외국의 경찰 체계는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 잘 모르겠지만 강력반에 들어가고 싶은, 니콜이라는 형사의 등장은 확실히 스트레스를 불러일으킨다!!)의 이야기(희한하게 아르망 가마슈를 아버지처럼 사랑하는-내색하지는 않지만- 바로 아래 부하직원-이름이~~!!!-은 큰 비중을 두지 않고 니콜이라는 형사에 심리와 환경 등에 많은 페이지를 할애해서 처음 읽을 때는 니콜과 가마슈 경감의 콤비 플레이가 시작되려나 생각했다)가 사건 해결 과정에서 불끈불끈 솟아난다.
왜 싸가지 없는 니콜에 대해 많은 페이지를 할애했는지, 게다가 마지막에 착해지는 것도 아니고(두 번째 이야기에도 나와서 완전 짜증이었는데, 그때 역시 싸가지는 여전!) 아르망 가마슈조차 포기한 그녀를 자꾸 다루는 작가의 마음을 잘 모르겠다.
이 스틸라이프보다 두 번째 작품인 치명적인 은총을 보면 아르망 가마슈에 대한 음모라고 해야 할까? 머 그런 게 진행 중인 것을 알 수 있어서 서로 연결된 작품은 아니지만 스틸라이프와 치명적인 은총을 함께 보는 걸 추천한다.
굳이 말하자면 국내에 나와 있는 아르망 가마슈 시리즈를 처음부터 6번째까지 쭈욱 읽는 게 더 낫다. 5번째와 6번째 이야기는 확실히 사건이 연결되지만, 첫 번째와 네 번째 책은 그렇지 않음에도 아르망 가마슈에 관한 이야기(음모)가 점점 구체적으로 드러나기에 그렇다.
하나하나의 사건들이 모두 다르지만 그 배경에 커다란 음모가 있는 드라마 같은 느낌이랄까? 그 음모란 것이 머 국제적이고 어마무시하게 큰 위험한 요소는 아닐지라도 아르망 가마슈라는 인물에 국한되어서 그를 파괴할 수도 있는 것이기에 다음이 궁금하고 아르망 가마슈를 응원하게 된다.
그래서 솔직히 각 사건 해결보다 아르망 가마슈와 얽힌 그 음모가 더 궁금해서 다음 권을 자꾸 찾게 된다.
스틸라이프는 쓰리파인즈에서 계속 살아온, 남에게 해코지 받을 일 없이 선하게 살아온 제인이라는 할머니의 죽음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사고사라고 결론날 뻔한 제인의 죽음이 살인으로 드러나고, 그들 중의 한 명인 것으로 밝혀졌을 때 마을 사람 모두 충격을 받았지만 그의 가장 친한 친구가 가장 큰 충격을 받는다.
재미있는 것은 끊임없이 마을 사람들 시선(특히 클라라라는 화가의 시선)에서 많은 부분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범인이 누구인지 떠들어대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정말 나도 범인이 밝혀졌을 때 놀랐다. 이 사람이 범인이었어? 깜놀.
끝에 가서야 밝혀지는 스타일은 전형적인 추리소설 스타일인데 나는 이런 것을 좋아한다. 그렇지만 말이 너무 많은 것은 싫다. 내가 말이 많다는 것은 배경 설명에 너무 많은 것을 할애한다는 것(클라라의 시점에서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가 끊임 없이 진행되는 그런 것. 그들의 행동이나 대화에서 범인을 찾기 위한 단서가 많이 드러나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말이 많다고 표현한 것).
내 개인적으로는 처음부터 끝까지 탐정의 시각에서 범인을 밝혀내는 과정을 좋아한다. 홈즈, 엘러리 퀸, 애거서 크리스티의 추리소설들 등등등. 그렇기에 가뜩이나 두꺼운 책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면 이 책은 여러 번에 걸쳐 읽었다. 니콜도 짜증나고. ㅋㅋㅋ
그에 반해 두 번째 책인 "치명적인 은총"은 조금 더 수월하게 읽을 수 있었다. 처음 부분에 니콜이 나오지 않았고(나중에 나왔지만 비중이 크지 않았음!!), 니콜이 나온 이후부터는 아르망 가마슈에 대한 어떤 음모가 진행 중인 듯한 내용이 뒷배경으로 깔려서 그게 궁금해서 쭈쭉 읽었던 것 같다.
스틸라이프나 치명적인 은총 모두 의외의 사람이 범인인 것과 퀘백이라는 도시의 특이한 것도 알 수 있어서(문화적인 부분이나 사람들이 생각하는 부분이나 등등. 대단히 신기했음!) 그런 점은 좋았다. 프랑스계는 영국계를 엄청 무시하는 등의 그런 문화라고 해야 할지, 한편에 치우친 관점인지 잘 모르겠지만. ㅋㅋ 아무튼 퀘백이 작은 프랑스로 불린다는 것을 조금은 이해했다고 할까?
치명적인 은총의 범인은 스틸라이프보다는 꽤 추리할 수 있어서 좋았다. 마을 사람들의 각 다양한 시점도 그다지 나쁘지 않았고. 그 과정에서 이 사람일까, 저 사람일까? 하면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집중해서 읽으면 범인 찾기가 그다지 어렵지는 않은데, 의외의 반전을 놓고 있는 점이 매력이었다.
추리소설이 한 사건에 관해 다양한 사람들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을 좋아한다면 이 시리즈는 적극 추천이다! 그리고 아르망 가마슈 경감은 정말 따르고 싶은 인물이기에 이 캐릭터 하나만 보고도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다.
이런 류의 어떤 한 명의 형사가 계속해서 사건을 풀어가는 시리즈의 경우, 완벽하기 보다는 어딘지 따뜻한 마음이 들기는 힘든 캐릭터인 경우가 많았는데, 아르망 가마슈는 그렇지 않아서 좋았다. 그렇다고 그가 완벽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너무나 따뜻하고 똑똑하고 유머도 있고 가정적인 형사여서 매우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이런 캐릭터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겟지만. ㅋㅋㅋㅋㅋ
"백설공주에게 죽음을"로 유명한 독일 작가 넬레 노이하우스의 추리소설과 자꾸만 비교하는 나. ㅋㅋㅋㅋ 많이 비슷하다. 작가가 여자라는 점이나 화자가 계속 변화하는 것, 한 마을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계속 해결하는 것 등등. 물론 넬레 노이하우스의 책에 나오는 보덴슈타인 경감은 부하직원인 피아 형사와 콤비 플레이로 사건을 해결하는 게 다르지만, 가정적인 것이나 인간적인 부분은 아르망 가마슈 경감과 많이 닮았다. 그러나 아르망 가마슈 경감 뒤의 음모 같은 것은 없다. 분위기도 많이 다르고. ㅋㅋㅋ
추리 소설을 좋아한다면 이 두 작가의 책을 꼭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제목
루이즈페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