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영화 정보에서 이미지 발췌
10월 9일에 시작해서 11월 28일, 16회를 끝으로 종영한 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의 첫느낌은 나쁘지 않아,였다.
돈도 없고, 자기 집도 없는 윤지호(전소민)는 남세희(이민기)의 집에 월세로 들어가게 된다(동생과 함께 살던 집은 동생의 여자 친구가 임신하고 급한 결혼을 함으로써 같이 못 지내게 된 것). 처음엔 서로 만날 일 없고, 이름으로 서로의 성별을 오해하기도 해서 각자 자기 성과 같은 사람과 지내는 것으로 인지한다.
그렇게 지내다가 집주인이, 세입자가 서로 다른 성이란 것을 알게 된다. 더군다가 서로 다시 만날 일 없을 거란 생각에 우연히 만난 사람에게 뽀뽀까지 한 윤지호는 그 상대가 집주인이란 것을 알고 기함한다. ㅋㅋㅋ
이 드라마에서 좋았던 것은 꽤 심금을 울리는 대사들이다.
"고양이는 인간과 다르게 신피질이 없죠.
그래서 매일 똑같은 사료를 먹고 매일 똑같은 집에서 매일 똑같은 일상을 보내도 우울하거나 지루해하지 않아요.
그 친구에게 시간이라는 건 현재밖에 없는 거니까.
스무 살이니까, 서른이라서, 곧 마흔인데... 시간이라는 걸 그렇게 분초로 나누어서 자신을 가두는 종족은 지구상에 인간밖에 없습니다.
오직 인간만이 나이라는 약점을 공략해서 돈을 쓰고 감정을 소비하게 만들죠.
그게 인간이 진화의 대가로 얻은 신피질의 재앙이에요.
서른도 마흔도 고양이에겐 똑같은 오늘일 뿐입니다."
대사가 너무 좋아서 적어놓기까지 했다.
집주인 남세희는 무척 심플한 삶을 살아간다. 사람에게 큰 정을 주지 않고, 오로지 고양이에게만 큰 애정을 준다. 또한 월세를 받아 집 대출을 전부 갚고자 하는 것만이 목표다. 엄마의 결혼 성황에 세입자 윤지호에게 계약 결혼을 제안한다. 그대신 월세비를 갂아주는 것으로.
세입자 윤지호는 약간 돌아이 기질이 있는 드라마 보조작가로, 남세희의 계약 결혼 조건을 받아 들인다. 갈 곳 없는 서러움을 격하게 겪고는, 서로에게 관심이 없으니 괜찮다면서 사랑 없는 계약 결혼을 한다. 정말 똘끼가 많은 것 같다. -_- 엉뚱을 넘어서서 똘끼!!
뻔한 결론이겠지만, 서로에게 마음이 생기고 그러면서 계약 결혼이 아닌 사랑으로 엮인 진정한 결혼을 하고 윤지호의 친구들도 모두 각자의 상대방과 해피엔딩이다.
윤지호의 친구 중 대기업에 다니는 똑부러진 우수지(이솜)는 남자에게 얽매이지 않고 원나잇만 한다. 그렇다고 문란한 것은 아니고 연애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 그러다 남세희의 친구이자 남세희의 회사 대표인 마상구(박병은)를 만나고 자신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하는데, 이 드라마에 세 커플이 나오는데 그 중 이 커플이 가장 좋다. ㅋㅋㅋ
특히, 마상구는 정말 너무 멋진 캐릭터라서 현실에 이런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우수지에게 지극 정성인데, 그게 못나보이지 않고 멋지다. 새삼 이 배우를 다시 보기까지!!
어렸을 적부터 일찍 결혼하고 싶었던 친구 양호랑(김가은)은 오래 사귄 남자친구 심원석(김민석)이 있지만, 자꾸 불안하다. 남자친구가 결혼을 하고 싶어하는 호랑이의 마음을 알아주지 못하고 결혼하고 싶다고 말했는데도 그것에 확신을 가지지 못해서. 심원석은 자신의 입장(모은 돈도 없고, 직장도 후반에 마상구의 회사에 들어갔지만 그 전에는 웹 개발한 회사를 운영?했음)과 결혼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 채 호랑이에게 확답을 주지 못하다가 결국 헤어진다. 헤어진 그들이지만, 결국 다시 만나 결혼에 이른다.
처음에는 좋았던 이 드라마가 점점 불편해진 것은 마치 결혼 지상주의를 내보내는 것 같아서였다. 결혼이라는 것에 큰 방점을 두고 드라마가 만들어진 느낌이 든달까? 결혼하지 않는 것은 마치 혼자서만 빨간 코트를 입는 것 같다는(혼자 튄다는 의미) 호랑이의 대사가 있었는데, 그때는 솔직히 불쾌했다. 그리고 빨간 코트가 왜, 어때서?!
아무튼 후반부로 갈수록 자꾸 여러 책이 등장하고(마치 그 책을 보여주기 위해 이야기를 만든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세 커플 모두 결국 결혼이라는 것으로 결말이 나는 것에 식상함을 느끼고 말았다. 우수지와 마상구 커플은 결혼을 했는지 안 했는지 정확히 나오지 않았지만, 결혼에 관심이 없는 우수지가 마상구에게 결혼에 뜻이 있다는 식으로 밝혔으니 아마 하지 않았을까?
해피엔딩을 좋아하지만, 결혼이라는 것이 해피엔딩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내 가치관은 이 드라마에 적잖이 실망하고 말았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나의 의견이니까~ ㅎㅎㅎ
제목
프리스타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