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에서 이미지 발췌
2001년에 국내에서 출간하여 2003년에 6권으로 완결 종료한 '미운 오리 왕자님'은 예전에 만화 좀 안다는 사람들은 알만한 '타로 이야기'의 작가 모리나가 아이의 작품이다. 현재는 절판 상태라 중고 서점이나 만화 카페를 통해 볼 수 있다.
뛰어난 미모의 누나 세 명을 두고 있는 레이이치는 집에서도 폭탄으로 통한다. 3등신의 작은 키에 헬맷 같은 큰 머리, 뱅뱅 돌아가는 안경에 소심하고 오타쿠적인 면 때문에 더욱 못생긴 중3이다. 집에서뿐만 아니라(엄마나 아빠는 물론 드러내놓고 구박하지 않지만 누나들 3명은 레이이치를 놀리기 바쁘다) 학교에서는 왕따를 당하고 있는, 어찌보면 불쌍한 소년(?)이다. 소심하지만 착한 마음씨를 지니고 있는데다 원예부원으로 식물을 굉장히 잘 키운다.
괴로운 학교를 생활을 보내는 이 소년에게도 좋아하는 소녀가 있었으니, 바로 유미코다. 누구도 레이이치와 대화하기조차 꺼리는데 유미코는 레이이치가 키우는 식물에 관심도 가지고 레이이치를 귀엽다고 생각한다. 다른 학생들과 달리 자기에게 잘해주는 유미코를 좋아하게 된 레이이치는 사실 유미코가 키우는 개와 비슷하게 닮아서 잘 해주었다는 것을 알고(일부는 맞고 일부는 오해~) 상처를 받는다.
레이이치와 미스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워낙 큰 충격에(태어나서 처음으로 느낀 감정이기에~) 학교도 안 나가다가 누나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다 나간 학교에서 유미코가 미국으로 간다는 사실을 알게 된 레이이치. 그래도 자기에게 유일하게 잘해준 친구를 보고 싶어서 유미코를 찾아간 레이이치는 마침 없어진 개를(개의 이름은 '미스터'다) 찾고 있는 유미코와 만나 함께 미스터를 찾는다. 그러던 중에 발견한 미스터(진짜 비슷하다. ㅋㅋ)가 차에 치일 위기에 미스터를 구하고 레이이치는 교통 사고를 당한다. 그 순간 미스터는 자기는 원래 먼 옛날 어느 왕국의 왕자였는데 나쁜 마법사에게 마법에 걸려 개로 변한 후, 지금까지 개로 살아왔다며 레이이치가 불쌍해서 소원하나를 들어준다고 한다. 레이이치는 자기는 죽어도 꽃미남으로 살고 싶다고 소원을 말한다.
그리고 깨어난 레이이치. 알고 보니 1년이나 지난 후였다. 그동안 의식이 깨어나지 않았던 레이이치는 마법에 의해(물론 1년 동안 누워 있으면서 성장했다고 가족들은 생각했다. ㅋㅋㅋ) 키도 자라고 머리도 꽃미남과 같은 찰랑헤어에 외모도 완전 꽃미남으로 변했다. 안경도 안 쓴다!! 가족들이 알리 없는 이 모습은 뻣뻣해서 어찌할 수 없던 헬맷 머리도 사고 충격으로 변할 수 있다는(눈 건강도 마찬가지) 의사에 말을 믿고, 성형수술로(사고 당시 레이이치는 얼굴부터 차의 앞유리에... 윽; -_-) 꽃미남을 만들어준 의사에게 가족들은 엄청난 고마움을 느낀다. 의사는 자기는 별로 한 게 없는데...라는 독백이... ㅋㅋㅋㅋㅋ
이런 마법이라뉘~~!!!
그렇다!! 이 만화가 순정이냐? 애매모호하다. 순정이라기 보다는 코믹물에 더 가깝다!! 갑자기 꽃미남으로 변신한 레이이치를 위해 가족들은 전의 레이이치를 전혀 알 리 없는 곳으로 이사를 가고, 누나들은 레이이치를 외모에 걸맞는 남자로 만들기 위한 특훈을 시작한다. 몸에 배어 있는 소심함과 오타쿠 성향을 없애려한 것. ㅋㅋㅋ
그렇게 몇 달이 흐르고 레이이치는 고등학교 1학년으로 입학한다. 사고 때문에 중학교를 제대로 졸업하지 못했지만 성실한 학생이었기에 출석일수가 모자르지 않아, 무사히 중학교 졸업과 고등학교 입학이 가능했던 것. 물론 1년의 시간이 흘렀기에 원래대로면 2학년으로 들어가야 하지만 1학년으로 시작한 레이이치. 새롭게 자신의 인생을 즐기려 하는데, 똬악!! 입학식 때 자기의 첫사랑 유미코를 만난다!!!
1년 만에 미국에서 다시 돌아와 학교 생활을 하고 있던 유미코를 만난 레이이치는 다시 마음이 두근두근한다. 게다가 이젠 잘생긴 모습이다!! 그렇지만 성격이 어디 가겠는가~ 소심한 데다가 학년도 달라 적극적으로 유미코에게 자기 마음을 전하지 못하는 레이이치. 재미있는 것은 유미코가 있는 동아리가 원예부! 레이이치도 당연하게 원예부로 들어간다.
이렇게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유미코를 따라다니는 개 미스터를 만난 레이이치는 실제 미스터 덕분에 자기가 마법으로 잘생겨진 것을 알고 고마워하지만, 미스터를 구하기 위해 자기가 사고를 당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구하겠다는 마음에 붕 날았지만, 그냥 혼자 달리는 차와 사고가 난 것. ㅋㅋㅋㅋㅋ;;
개이지만 사실은 인간이기에 유미코를 좋아하는 미스터는 레이이치를 경계하지만 둘은 나중에 의기투합하여 둘의 공동의 적(?)을 물리치기 위해 마음을 합하기도 하는 등, 둘의 관계가 너무 재미있다.
미스터는 자기를 개로 만든 타카무라 선생님(전생에 엘리어스라는 이름의 마법사)을 만나지만 엘리어스가 자기는 이제 마법을 쓰는 법을 잊었다며 전생만 기억난다고 하여 좌절한다. 마법을 건 사람만이 마법을 풀 수 있기에. 처음에는 엘리어스가 악역인가 했지만(미스터와 레이이치의 얘기를 알고, 유미코에게 관심을 가지는 모습을 보여서) 나중에는 결국 이들을 돕는다. 전생에 미스터의 약혼자였으나 엘리어스와 인연을 맺는 블랑슈(오쿠무라라는 이름으로 얘도 환생했다고 볼 수 있다)까지 학생으로 등장하여 더 큰 재미를 준다. ㅋㅋㅋ 여자를 좋아하지만 결국에는 블랑슈에게 꼼짝 못하는 엘리어스도 꽤 귀엽다. 이 두 사람 덕분(?)에 이야기가 더욱 재미있다. 물론 마법을 잘못 쓰는 바람에 미스터나 레이이치의 삶은 조금 더 괴로워지기는 하지만~ ㅋㅋㅋ
암튼~ 미스터의 불완전한 마법 덕분에 레이이치는 유미코와 잘해보려 하지만 유미코와 신체적 접촉만 해도 예전의 그 폭탄으로 돌아간다. 몸까지 작아지기에 헐렁한 옷 속에 덩그라니 있는 모습이 진짜 웃기다!! ㅋㅋ 레이이치에게는 불행한 일이지만! 레이이치는 미스터에게 고쳐달라고 하지만 마법 실력이 그리 좋지 못한 데다 개로 오래 살아와서 못 돌린다고 하는 미스터.
결국 유미코와 가까워지려고만 하면 다치고, 손끝 하나 닿으면 폭탄으로 가는 등 레이이치의 사랑 고백은 험난하다. 이런 사정 때문에 유미코와 가까워지지 못한 레이이치는 자신처럼 폭탄으로 통하는 원예부 오오마에 선배의 오해를 받고 사귀게 된다. 남의 말을 잘 듣지 않는 오오마에였다. ㅋㅋㅋ 레이이치의 뜻은 아니었지만, 자기의 폭탄 시절이 생각나 오오마에 선배가 상처 입을까, 솔직한 마음을 전하지 못한 것.
그렇게 오오마에 선배와 잘해볼까 생각하는 레이이치지만 유미코를 향한 마음을 어쩔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그런 자기 마음을 얘기하다가 미스터와 엘리어스 앞에서 이야기 하는데 그것을 우연히 오오마에 선배가 듣는다. 뚱뚱하고 돼지코였으나 눈만은 예뻤던(뱅뱅이 안경을 쓰고 있어 다른 학생들은 몰랐다!) 오오마에는 상처를 받았음에도 레이이치가 사고를 당할 뻔한 순간에 레이이치를 구해주고 본인이 다친다.
그후 살을 빼고 코 성형수술을 통해 엄청난 미인으로 거듭난 오오마에는 레이이치를 포기하고 유미코와 잘 되도록 도와주려 하지만 레이이치의 소심함에 혀를 찬다. ㅋㅋㅋ 엄청 잘생긴 남자친구까지 생긴 오오마에다!
이런 이야기 중, 레이이치와 둘째 누나와이 사이에 말도 안 되는 사건이 생기는데, 누나들 중 특히 무술 유단자인 란 누나를 무서워했던 레이이치에게는 엄청나게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꽃미남으로 변한데다 여전히 따뜻한 마음씨에 레이이치를 좋아하게 된(으응?!) 란 누나는 레이치의 순결을 뺏는 사건이 벌어지는 것!!(코믹물이라지만 이건 좀... -_-;; 막 야하게 그린 것은 아니지만 이런 설정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레이이치가 사실은 엄마가 데려온 아이였다면서. 그러니까 레이이치는 아빠의 친아들이 아니었던 것. 엄마와 아빠가 재혼이었다는 것. 이런 사실을 알았는데도 레이이치는 생각보다 충격을 받지 않는다. 다만 자기가 그래서 혼자만 못생겼다는 사실을 납득하고, 오로지 란 누나에게 당했다는 생각만으로 충격을 받을 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떻게 보면 강철 멘탈이냐? ㅋㅋ
란 누나를 피해 집에 들어가지 않거나 하는 등, 란 누나와 선을 그으려는 레이이치를 란 누나는 적극적으로 대쉬한다. 악역이 없는 만화라 쉽게 보던 중에 기분이 나빠질랑 말랑 하던 캐릭터가 란 누나였다. 피가 섞이건 아니건 가족 아닌가? 일본 만화에는 이런 스토리가 많은 것 같다.
어쨌든~~ 마법을 다시 찾은 엘리어스 덕에(엘리어스가 아니라 블랑슈가 한 줄 안다. 엘리어스는 만화 끝날 때까지 자기가 마법을 찾은 사실을 숨긴다. ㅋㅋㅋ) 다시 사람으로 변한 미스터, 아니 에드워드! 완전 꽃미남!!
유미코를 위해 사람이 되고자 했는데, 정작 사람이 되자 유미코가 아닌 란 누나와 눈이 맞은 에드워드! 란 누나도 그렇게 레이이치를 좋아한다고 하더니 에드워드에게 마음이 가버린다.
이렇게 드디어 유미코와 레이이치가 드디어 마음을 확인하게 되나 싶은데(유미코는 실제로 폭탄이었던 레이이치를 좋아했고, 1학년 레이이치-그 레이이치인 줄은 모른다!-를 볼 때마다 그 레이이치가 생각나 이상하게 여긴다. 그러다 레이이치 같은 성향의 1학년 후배와 사귀게 되지만 그 후배를 통해 레이이치를 보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후배에게 솔직히 얘기하고 헤어진다. 적어도 레이이치가 오오마에를 대한 면보다는 더욱 정직하다!) 폭탄만 보면 눈에 하트가 생기는 유미코를 보며 레이이치가 자길 다시 폭탄으로 만들어달라며 만화가 끝난다. ㅋㅋㅋ
로맨스 만화를 생각하여 달달하다거나 해피엔딩을 생각하고 본다면 실망할 것이다. 그냥 푸하하하 웃고 싶다면 봐도 된다. 결말 생각 없이. 다시 개가 된 에드워드는 란 누나와 뽀뽀를 해야 인간이 될 수 있는데(유미코와 미스터로써 제대로 헤어지고 싶어서 개로 한 번 다시 돌아가겠다고 했는데, 이것이 미스였다! ㅋㅋㅋ) 란 누나는 에드워드가 개인줄 모르고 질색팔색한다.
이 두 커플 모두 웃음만 남기고 끝난 것. 로맨스로만 볼 때는 분명히 열린 결말이라서 향후 어떻게 되었을지는 모르겠지만~ ㅋㅋㅋㅋ
분명 코믹물이지만, 그 안에 사람의 외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야 하나 잠깐이나마 생각하게 된다. 독특한 취향을 가졌다고 말하는 유미코의 주변 사람들과 그런 유미코에게 사랑 받기 위해 다시 예전의 폭탄으로 돌아가겠다고 하는(이건 마지막 장면의 코믹 장면이었지만, 실제로 정말 돌아갔을까?) 레이이치. 그런데 왜 레이이치는 자기가 사고로 수술을 받았고, 어쩌고 했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을까? 만화 끝까지 밝히지 않는다. 과연 나중에라도 밝힐지 모르겠지만, 그것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모르겠다.
외모만으로 사람을 평가하여 반 친구를 왕따시키는 친구들과 그런 외모에 연연하지 않는 유미코. 사람들은 유미코를 취향이 독특하다고 평하고, 레이이치 역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갈 기회가 있었지만 지금의 꽃미남으로 남겠다고 한다. 과거 외모 때문에 너무 큰 괴로움을 당했고, 꽃미남의 외모로 유미코와 잘 되고 싶다는 마음도 있을 터.
얼핏 생각하면 유미코가 이상하고 레이이치가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외모만으로 왕따를 시킨다거나 괴롭히는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지만, 사람을 외모로 평가하는 것 자체를 은연 중에 사람들은 당연하게 생각하니까. 마음보다 외모를 따지는 것을 욕하면서도 나 역시 스스로 그런 것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에 씁쓸하다.
만화는 '외모지상주의'가 판치는 세상에 대한 그 무엇도 논하지 않는다. 철학적으로 따지지도 않는다. 만화를 보는 독자들도 굳이 그런 것을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그렇지만 하나만은 생각해볼만한 일이기는 하다. 최소한 사람을 외모로 보고 괴롭히거나 왕따를 하는 일은 없어야하지 않을까?! 그 부분만큼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이 만화가 나온 게 2001년이다. 벌써 20여년(과장하여) 전의 이야기인데 지금 봐도 여전히 공감이 되는 것은 이런 부분들이 여전하다는 것일 터다.
뭐 아무튼 생각 없이 보기에 딱 좋은 만화다! 보고 한 번 정도 생각하기에도 좋을 만화다. ㅋㅋㅋㅋ
제목
프리스타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