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주말 드라마 "미스 마 복수의 여신" 원작이 "아가사 크리스티 : 미스 마플" 시리즈라는 것을 알고, 그 원작 드라마가 궁금해졌다.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건지,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 중 미스 마플이 나오는 것들만 추려서 원작으로 했는지 모르겠는데 아마 전자이지 않을까?
아가사 크리스티 작품은 거의 다 보아서(신기하게 답을 아는 상황에서도 셜록 홈즈 시리즈랑 아가사 크리스티 작품들은 여러 번 읽어도 재미있다) 원작 드라마로 어떻게 표현될까 궁금해서 찾아보았는데, 어라~ 이거 전에 봤던 거다. 시즌 1인가 2까지만 보았던 터라(6시즌으로 종료) 반가운 마음에 나머지 시즌까지 쭉 달렸다. 정작 "미스 마 복수의 여신"은 한 편도 안 봄. ㅋㅋㅋ;
2004년에 영국 ITV에서 4부작으로 처음 시작한(4부작이지만 한 사건마다 2편씩 나누어져 있어 시즌마다 총 8편이다) 이 영드는 14년 전이어서 그런지 화질이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옷이나 배경은 원작을 따라가야 하니 당연히 지금과 다른 거야 그렇다 치지만), 지금은 유명 영국 배우들의 어릴 적(?) 모습을 볼 수 있는 또 다른 재미가 있어 좋았다. 베네딕트 컴버배치를 비롯하여 댄 스티븐스, 매튜 맥퍼딘, 조셉 챈들러, 에디 레디메인, 마틴 맥커친 등등 이름은 몰라도 어?! 저 배우 어디서 많이 봤는데?하는 배우들이 정말 많이 나온다. ㅋㅋㅋㅋ 범인이든 마플을 돕는 역할이든. 영드를 많이 본 사람들은 익숙한 배우들을 더 많이 볼 테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영화 좀 보는 분들은) 눈에 띄는 유명 배우들이 나온다.
시즌 5 포스터에는 왜 출연하지도 않은 제랄딘 매큐언이 있는지 모르겠다.
포스터만 보고 단 한 편이라도 출연하는 줄 알고 순간 기대를~
미스 마플 역을 한 제랄딘 매큐언은 아쉽게도 몸이 안 좋아 시즌 1~3(시즌 2는 2006년, 시즌 3은 2007년에 방송했다)까지만 나왔다. 4~6 시즌은(시즌 4는 2009년, 시즌 5는 2010년, 시즌 6은 2013년) 줄리아 맥켄지로 교체해서 방송했다. 두 마플은 느낌이 많이 다른데, 제랄딘 매큐언의 마플은 상냥하고 사랑스러우며 능청스럽다. ㅋㅋㅋ 반면에 줄리아 맥켄지의 마플은 예의를 잘 차리고(전의 마플이 그렇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지만~) 친절하지만 일정한 선은 넘지 않는 스타일의 마플이라고 할까? 경찰에게 능청스럽게 말하는 부분이나 범인을 밝힐 때의 부산스러움(? 가방에서 물건을 계속 꺼낸다든가 하는 식의 행동들. ㅋㅋㅋ 그리고 꼭 뜨개질감을 들고 다니고)이 4~6 시즌에서는 확실히 없어졌지만 범인을 밝히는 과정이 좀 더 체계화되고(앉아서 뜨개질을 하기 보다 사건 현장에 찾아가는 등의) 극적이 된 느낌이 더 강하게 들었다.
원작이 있으니 체계화 되었다는 표현이 맞지 않는 듯하나, 탐정이라는 느낌은 줄리아 맥켄지가, 원작의 느낌은 제랄딘이 많이 준 듯. 어떤 배우가 더 좋니 아니니 나누는 것은 아닌 듯 싶지만, 제랄딘 매큐언이 원작 느낌을 더 많이 주기에 조금 아쉬운 감은 있었다. ㅎㅎㅎ 줄리아 맥켄지는 마지막 시즌인 6에서는 5와 달리 너무 늙어서 마음이 아팠다. ㅜㅜ 줄리아 맥켄지도 나름의 귀여움이 있어 좋았는데, 제랄딘 매큐언의 첫 인상이 워낙 강했기에 4~6 시즌을 보면서 비교 아닌 비교가 되는 부분이 있긴 했다.
"미스 마플"에서 재미있는 점은 원작에서 미스 마플이 나오지 않은 편도 미스 마플이 나오는 것으로 수정해서 방송이 되었다는 것이다. 원작을 크게 해치지 않으면서도 미스 마플을 자연스럽게 넣은 점이 정말 좋았다. 어색함 1도 없었다. ㅋㅋㅋ 예를 들자면 시즌 3의 "누명", "0시를 향하여", 시즌 5의 "창백한 말"이나 시즌 6의 "끝없는 밤"이 그렇다. 이외에도 더 있을 것 같지만 기억나는 것은 이 정도다. 아가사 크리스티 전집이 70권 정도 되는데, 그걸 모두 기억하지 못하는 내 기억력~ ㅎㅎ 아, 참고로 시즌 3의 마지막 편인 네메시스는 아가사 크리스티가 마지막으로 쓴 작품이다. 전집에서도 마지막 권이다. 이걸 제랄딘 매큐언의 미스 마플 마지막 편에 나왔다는 것은 꽤 의의가 있는 것 같다. "미스 마플"을 시즌 3으로 끝내려 했던 걸까? ㅋㅋㅋ
아가사 크리스티를 좋아하거나 미스 마플을 좋아하거나 영드를 좋아하거나 시대물을 좋아하거나(20세기 초의 세계대전이 뒷배경에 깔려 있다. 극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나... 아가사 크리스티가 살던 시대가 그대로 나온다고 보면 될 듯) 추리극을 좋아한다면 꼬옥 보길 추천한다!! 내용이 빨리빨리 전개되어서 범인이 똬악~ 밝혀지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재미있다!! 과연 누가 범인일까? 그 심리를 생각하며 보는 즐거움이란~(포와로도 비슷!!)
제목
프리스타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