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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부터 '알라딘' '겨울왕국2'까지... 2019년 전세계 영화시장을 점령한 '디즈니'의 성공 키워드
등록날짜 [ 2019년12월23일 09시43분 ]
 작성자 : 애니포스트 신은서 기자(ses@anypost.co.kr)

 

올해 국내 영화계에는 큰 이변이 일어났다.

 

지난 2003년 부터 2017년까지 15년간 국내 영화 관객 점유율 1위를 놓친적이 없던 CJ E&M이 외국 영화사에 1위를 내어준 것. 15년간 1위를 유지하던 CJ E&M을 밀어낸 그 회사는 바로 다름 아닌 '디즈니'다.

 

최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디즈니는 1~11월 전체 영화 배급사 별 관객 점유율(상영작 기준)에서 1위를 차지했다. 지금까지 흥행작 개봉에 따라서 일시적으로 해외 영화사가 관객 점유율 1위에 오른 적은 있지만 월 별 관객 수를 합한 통합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

 

 

지난 15일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19년 11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디즈니는 11월 개봉한 '겨울왕국 2'의 기록적인 흥행에 힘입어 1월 부터 11월까지 매출 4,722억 원, 관객 점유율 26.9%를 기록해 매출 4,048억 원, 관객 점유율 23.3%를 기록한 CJ E&M을 밀어내고 관객 점유율 순위 1위에 올랐다.

 

특히 이는 12월 중순이 넘어서도 극장가 예매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겨울왕국 2의 일부 기록만 반영된 것으로 겨울왕국 2의 12월 스코어까지 합산한다면 2위와 더 큰 차이가 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영화시장에서 디즈니의 영향력은 검색어 순위에서도 나타난다. 구글이 발표한 대한민국의 2019년 인기 검색어 통계 자료에 따르면 한국에서 제일 많이 검색한 영화 4위와 5위에는 각각 '어벤져스: 엔드게임'과 '캡틴 마블'이 이름을 올렸다. 특이한 점은 국내 종합 검색어 순위에서는 어벤져스 시리즈의 최종 빌런 '타노스'가 1위를 차지했다는 것. 영화에 대한 관심 못지 않게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에 대한 관심이 그 만큼 높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사실 2000년대 초반부터 중반까지 영화사 디즈니는 긴 침체기를 겪었다. '타잔' 이후 '릴로 & 스티치'를 제외하고 뚜렷한 성과를 낸 작품이 없었고 애니메이션 쪽에서는 본가인 디즈니 보다 자회사인 픽사가 '토이 스토리', '몬스터 주식회사' 시리즈 등으로 더 좋은 평가를 받고 있었다.

 

또한, 외적으로는 드림웍스, 일루미네이션즈 등 강력한 라이벌들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업계 1위 디즈니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흐름을 읽지 못한 크기만 크고 느린 공룡의 이미지를 가지게 됐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 '마블'을 인수하며 디즈니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는다. 시대의 변화를 못 따라가는 기업이 아니라 오히려 트렌드를 주도하는 트렌드 리더로 바뀐 것. 그리고 10여년이 지난 2019년의 디즈니는 음악, 애니메이션, 영화, 게임 등 문화 콘텐츠는 물론 완구, 잡화, 패션 등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콘텐츠 산업을 좌지우지하는 문화 콘텐츠 공룡으로 우뚝 서 있다.

 

2019년 전 세계 문화 콘텐츠 리더로 우뚝 선 디즈니의 성공 키워드는 무엇이었는지 살펴봤다.

 

뉴트로(New-tro)
복고(Retro)적인 콘텐츠에 현대적인 감각을 새롭게(New) 적용해 새로운 스타일로 완성시키고 즐기는 경향을 나타내는 신조어 뉴트로는 2019년 국내를 관통한 키워드라고 할 수 있다.

 

게임 계에서는 90년대 게임을 재해석한 모바일게임이 연이어 성공했으며 방송에서도 중장년층의 음악이라 불리는 트로트를 재해석한 '미스트롯'과 '놀면 뭐하니 – 뽕포유' 등이 성공했으며, 방송사들은 유튜브를 통해 90년대 방송을 스트리밍해 큰 사랑을 받았다.

 

물론 90년대 히트 IP를 다수 보유한 디즈니 또한 이 뉴트로 열풍의 큰 수혜를 본 당사자이기도 하다.

 

디즈니는 90년대 유행한 자사 클래식 IP를 그대로 내놓는 것이 아니라 현대적인 감성에 맞게 재디자인해 선보이는 그야말로 전형적인 뉴트로 스타일을 잘 반영한 실사 영화를 선보였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알라딘'이다. 디즈니 클래식 IP 중에서 '뮬란'과 함께 가장 이국적인 작품인 알라딘은 그 유명세만큼 스토리의 전개와 결말 음악 등을 모르는 사람이 드물 정도로 유명한 작품이다.

 

2019년 개봉한 알라딘은 흥행에 대한 우려가 많았던 작품이다. 무명에 가까운 주연 배우들은 물론 로빈 윌리암스로 기억되는 알라딘의 대표 캐릭터 지니를 윌 스미스가 연기한다는 것에 대한 관객들의 생소함도 상당했기 때문.

 

하지만 디즈니는 이런 우려를 영화의 재해석을 통해 날려버렸다.

 

먼저 디즈니는 음악과 영상미 그리고 윌 스미스의 연기력으로 지니에 대한 기존 우려와 걱정을 정면 돌파했다.

 

디즈니는 먼저 지니의 노래를 기존과는 달리 힙합 요소를 더해 편곡하는 과감한 선택을 내렸다. 이를 통해 흥겹기는 하지만 다소 올드한 느낌이 들 수 있는 지니의 음악을 세련된 느낌으로 바꾸었으며 여기에 가수로도 활동한 바 있는 윌 스미스의 힙한 댄스까지 더해져 기존과는 다른 윌 스미스만의 힙한 느낌이 강한 지니를 탄생시켰다.

 

 

또한 디즈니는 요즘 젊은 층의 여성 등을 중심으로 관심이 높아진 젠더 이슈에 대한 달라진 시선을 알라딘을 통해 보여줬다. 원작 애니메이션 알라딘은 여성의 인권이 낮은 중동 지역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는 작품이었다. 이 때문에 자스민은 능동적이기 보다는 운명과 다른 사람들의 결정과 행동에 반 강제적으로 순응하는 캐릭터였다.

 

하지만 2019년에 등장한 자스민은 원작보다 더 능동적으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려는 진취적인 여성으로 바뀌었다. 자파의 반정에 무능력했던 원작과는 달리 가만히 있거나 침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전 세계적으로 히트한 'Speechless'라는 주제곡을 통해 드러냈으며, 카리스마적인 모습으로 술탄인 자파에게 억지로 순응하고 있는 장수들이 자신의 말을 따르도록 했다.

 

결정적으로 자스민은 원작에서는 불가능했던 여자 술탄으로까지 등극하면서 과거와는 달라진 여성에 대한 위상과 시선을 담아냈다.

 

물론 디즈니의 젠더 및 인종에 대한 관점을 작품에 녹여내는데에 대한 시선은 다양한 방식으로 존재하고 일부 작품에서는 원작의 캐릭터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거나 작품의 흐름을 끊기도 해 비판 여론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클래식 IP를 그대로 가져오기 보다는 현대적인 시선을 담아 재해석한 디즈니의 선택은 결과적으로는 성공한 셈이다.

 

 

소셜(Social)
올해 영화계에서는 의외의 여러 작품이 성공했는데 그 성공의 뒤에는 SNS가 존재했다. 올해 국내 첫 천만 영화인 '극한직업'과 900만 관객을 돌파한 '엑시트'는 개봉 전에는 기대작이 아니었으나 관람객들이 영화를 본 후 SNS 등을 통해 자발적으로 영화의 재미를 알리면서 관람객들이 모인 케이스이다.

 

특히 최근 영화의 주 소비층이 SNS에 익숙하고 재관람을 즐기는 20대로 넘어오면서 영화계에서 SNS의 중요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데 디즈니 또한 이 혜택을 크게 누렸다.

 

 

디즈니와 마블의 영화는 평균보다 높은 재관람률을 자랑하는 작품으로 CGV 리서치 센터가 발표한 최근 3년간 개봉한 50만 관람객 이상의 영화 중 재관람률이 높은 영화 순위 Top 10에 따르면 1위는 '어벤져스: 엔드게임', 2위 '보헤미안 랩소디', 3위 '알라딘', 4위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5위 '극한직업'이었다. 자그마치 5개 중 3개가 디즈니 영화.

 

2014년 개봉해 순위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겨울왕국 시리즈 또한 재관람률이 높은 작품으로 손꼽힌다. 이런 결과는 디즈니 작품 특유의 작품성과 스토리가 관객들로 하여금 재관람을 유도하고 있기 때문. 또한, SNS를 통해 관람객들이 영화의 내용과 숨겨진 재미를 꾸준히 공개하면서 관람하지 않았던 관객들까지 극장으로 불러 모으고 있다.

 

특히 디즈니는 이런 관람객들의 재관람을 독려하기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알라딘, 겨울왕국 등 뮤지컬 적인 요소가 높은 작품들은 관람객들이 노래를 같이 따라 부를 수 있는 싱어롱 버전을 개봉하는 등 같은 영화를 다시 보더라도 색다른 방식으로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마블(Marvel)
디즈니의 영화계 영향력이 커진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마블 엔터테인먼트의 인수라고 할 수 있다.

 

마블 코믹스는 훌륭한 IP는 많이 보유하고 있었지만 자본의 문제로 영화를 직접 제작하는 대신 IP를 판매해 회사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디즈니의 인수 후 마블 엔터테인먼트는 마블 코믹스를 바탕으로 한 영화를 직접 제작하기 시작했고 이는 21세기 전 세계적으로 가장 대중적인 인지도를 보유한 영화 시리즈인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낳는 결과를 만들었다.

 

2008년 '아이언맨1'을 시작으로 2019년 페이즈1을 완전히 마무리하는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까지 개봉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누적 수입 200억 달러를 돌파한 박스오피스 1위의 영화 프랜차이즈로 기네스북에 기록됐다.

 

2019년 개봉한 마블의 '캡틴 마블', '어벤져스: 엔드 게임',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은 전부 11억 달러의 수익을 돌파했으며 세 영화를 다 합쳐 50억 달러를 돌파해 전 세계 최고의 영화 프랜차이즈라는 명성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2020년 마블은 이제 인피니티 사가를 마무리하고 세계관을 우주 중심으로 더 확장하고 더 다양한 영웅을 등장시켜 본인들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할 예정이다. 또한, 디즈니는 픽사, 루카스필름의 자회사에 최근 21세기 폭스까지 인수하며 더욱 우수한 원천 IP를 보유하게 됐다.

 

 

변화(Change)
디즈니는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를 시작으로 자사 마스코트를 활용한 테마파크를 만들고 방송국을 직접 운영해 본격적인 TV 방송 시대를 열기도 했으며 애니메이션을 넘어 영화 제작에도 참여하는 등 지속적인 변화를 통해 자신들의 왕국을 탄탄하게 만들어왔다.

 

그리고 디즈니는 올해 새로운 OTT(Over The Top: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TV 서비스) 채널 '디즈니+'를 공개해 또 다른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7,500편 이상의 TV 시리즈와 500편 이상의 영화를 포함해 디즈니 플러스에서만 볼 수 있는 오리지널 서비스를 선보이는 디즈니+.

 

디즈니+는 지난 11월 12일 미국, 캐나다, 네덜란드에 가장 먼저 론칭됐으며 11월 19일에는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푸에르토리코에 론칭되었다. 특히 일부 국가에만 오픈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디즈니+는 정식 론칭 하루 만에 구독자가 1,000만 명을 돌파하며 디즈니 IP의 영향력을 또 한번 입증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대한민국 콘텐츠산업 2019년 결산과 2020년 전망 세미나' 발표에 따르면, '옥자' 공개 후 국내에서 넷플릭스 가입자가 3배 이상 증가했으며, '킹덤' 공개 후에는 넷플릭스 유료 가입자가 3배가 확대됐다. 바야흐로 국내도 본격적인 OTT의 시대에 접어들었으며 OTT의 성공은 오리지널 콘텐츠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것.

 

물론 디즈니도 디즈니, 픽사, 루카스필름, 마블 등 자회사의 인기 시리즈의 스핀오프작과 내셔널지오그래픽의 다큐멘터리 등 디즈니+만의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이거나 제작 중이다. 

 

특히 2020년에는 서비스 국가도 더 많아지고 본격적으로 마블 유니버스와 스타워즈 등을 소재로 한 드라마의 공개도 앞두고 있어 디즈니+의 구독자 수는 더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내는 번역 등의 현지화 작업으로 인해 2021년 서비스가 예상되고 있어 국내 팬들의 아쉬움을 사고 있다.

 

 

2020년에도 디즈니는 '블랙위도우', '뮬란' 등 강력한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두 개의 작품과 안젤리나 졸리와 마동석이 합류해 눈길을 끈 '이터널스' 등의 굵직한 작품을 국내에 선보일 계획이다.

 

과연, 디즈니가 2020년에는 어떤 콘텐츠를 통해 전 세계 문화 산업을 이끌어 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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