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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는 권력이다', 그렇다면 키가 작은 사람은 루저인가
등록날짜 [ 2016년05월30일 16시15분 ]
 
몇 년 전 KBS의 프로그램 '미녀들의 수다'에서 나왔던 "남자의 키가 최소 180cm 안되면 loser"라는 발언은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180cm, loser 라는 명확하고 신선한 표현 덕분인지 루저 발언자가 집중 조명되었지만, 방송 전체로 봤을때 한국 출연진들의 의견은 비슷했습니다. 키 작은 남자가 폭력 남자보다 인기가 없다는 설문조사가 제시되었고, 결혼에 필요한 모든 조건이 갖춰진 남자여도 키 작으면 싫다, 그것이 장동건 정도의 외모를 갖춘 남자라도 키 작으면 안된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남자 패널도 자기보다 키 큰 여자는 병적으로 싫어한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남자와 여자의 조합에 있어서, 키가 큰 쪽은 당연히 남자여야 한다는 것이 사회 통념이라는 것을 재확인하는 방송이었습니다. 키는 중요하며, 루저 발언자의 말대로 굉장한 경쟁력이 됩니다. 키가 그렇게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면,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민감하게 받아들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저자 니콜라 에르팽은 큰 키의 프리미엄을 이야기합니다. 큰 키의 프리미엄을 가질 수 있는 사람들은 바로 남자들입니다. 키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여자들은 13%정도가 자신의 키를 속인 반면, 남자들은 27%정도가 자신의 키를 속였습니다.

예를 들어 168cm이나 169cm의 남자들은 자신의 키를 170cm이라고 높게 잡았습니다. 여자들에게 있어서 남자의 큰 키는 취향의 문제, 즉 상대적으로 부차적인 요소로 평가될 수 있는 신체의 특징은 아닙니다. 큰 키는 남성성의 중요한 특성입니다. 키가 작은 남자는 키가 큰 남자에 비해 덜 성숙하고, 더 수동적이고, 더 소심하고, 더 억눌려 있고, 덜 개방적이고, 능력이 모자라고, 믿음이 덜 가고, 덜 남성적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설문조사에서 여자 응답자의 84%는 자신보다 최소한 7.6cm이상 큰 배우자를 선호하며, 여자 응답자의 30%는 자신의 이상형 남자는 자신보다 키가 15.2cm 더 큰 남자라고 말합니다.

키 큰 남자에 대한 선호는, 가정이나 학교, 생활에서의 경험 전체를 통해 이해하고 적용된 남녀의 사회적 차이가 내면화된 평가에 근거합니다. 키에 있어서 중요한 점은, 성년 때에 키가 큰 것만으로는 큰 키의 혜택을 누리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큰 키의 혜택은, 청소년기에, 특히 16세 즈음에서 키가 커야 합니다.

청소년기 내내 루저였다가 19세, 20세에 이르러서 갑자기 큰 경우는 키의 혜택을 충분히 받지 못합니다. 중학교, 고등학교때의 큰 키는 동성친구들간의 관계에 있어서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하고, 이성관계에 있어서 경쟁자들을 물리치는 효과를 지닙니다. 남자의 키가 작을수록 첫 데이트 시기는 늦어집니다. 키가 큰 소년은 더 예쁜 소녀와 데이트를 할 수 있고, 더 자신감있게 자랍니다. 그 결과 성인이 되서도 다른 경쟁자들보다 앞서 나갈 수 있는 중요한 원동력이 됩니다.

키와 관련해 생물학적으로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것은 미래의 키가 아니라 잠재적인 키다. 생활환경, 건강상태, 영양상태, 노동의 강도에 따라 각자 체질에 입력된 키만큼 완전히 클 수도 있고, 또는 덜 클 수도 있다. 물질적으로 풍족한 가정의 자녀는 자신들의 잠재적 키에 가장 근접한다. - p.35
여자들이 키 큰 남자들을 선호하는 것은 그들의 좋은 유전자 때문만이 아니라, 키 큰 남자들이 일터에서 보수를 더 잘 받고, 경력에서 성공할 확률이 더 높고, 부모로서 투자를 키가 작은 남자들보다 더 잘 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사회생활에서 키, 피부색, 외모는 중요합니다. 키 큰 사람의 리더십이 더 뛰어나다는 편견은, 신상 정보의 부족 혹은 더 나은 방법이 없어서 채택된 고정관념에 불과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키 큰 사람이 실제로 능력을 가졌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평가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상적이게도, 큰 키의 특권은 사기업에서는 잘 작동하지만 공기업에서는 관찰되지 않습니다. 민간분야에선 익명의 원칙이 작게 작용하고, 고용주의 개인적 편견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큰 키에서 얻을 수 있는 프리미엄은 여자에게도 작용합니다. 즉 키 큰 사람은 키 작은 사람보다 지배적인 위치에 있다는 평가를 여자도 받을 수 있습니다. 조사 결과 남자들은 절반 가량이 자기보다 키가 큰 여자와 사는것을 거부하며, 여자들은 70%가량이 자기보다 키 작은 남자와 사는 것을 거부합니다. 키 큰 남자와 키 작은 여자라는 구도를 더 기피하는 것은 여자들입니다.

키가 큰 여자는, 자신의 키가 크기 때문에 키가 큰 남자를 원하고, 키가 작은 여자는, 자신의 키가 작기 때문에 키가 큰 남자를 원합니다. 키가 큰 여자들은 키가 작은 남자들을 강하게 거부합니다. 이는 키 큰 여자들은 큰 키 때문에 자신이 배우자를 지배한다는 평가를 거부하고, 결국 다른 여자들과 마찬가지로 지배 받을 권리를 요구하는 것입니다. 이런 생각은 남자주부와 외벌이 하는 여자의 구도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여자가 분명히 집안의 주도권을 지닌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남자의 눈치를 보는 것입니다.

남자가 위축될지 모른다는 것이 여자들이 하는 걱정거리 중 하나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여성의 지위를 정하는 것은 남성의 우위다. 남자와 여자 사이에서 체격의 뒤바뀜을 여자들이 받아들인다는 것은 여자들로 하여금 지배하는 쪽이 자신이라는 생각을 들게 하고 이는 사회적으로 자신의 품위를 떨어뜨린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격하된 남자와 함께 있게 되면, 여자들은 자신 또한 격하된 것으로 느끼게 된다는 말이다. - p.71
키가 가진 권력적 요소는 개인과 개인간의 관계 뿐만 아니라 사회에서, 국가 규모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키는 한 사회 내에서 권력층과 비권력층을 나누는 기준이 될 수 있고, 잘 사는 나라와 못 사는 나라의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1인당 국민소득은 성인남녀의 평균 신장과 긍정적인 관계가 있으며, 불평등이 심한 사회에서는 사회계층 간에 키 차이가 심하게 나타납니다.

한 개인이 자신의 키 성장잠재치에 이르지 못한다는 사실은 벌어들일 수 있는 수입이 상당히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부모들이 받는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이 아이들에게 재생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키는 유전적 특징과 환경에 의해서 결정되는데, 남한과 북한의 키 차이를 보면 사회의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일정 소득 이상을 충족하고, 더 평등한 건강 시스템을 갖춘, 소득 재분배가 잘 되는 나라일수록 시민들의 키 성장 잠재치를 최대로 끌어올립니다.

니콜라 에르팽은 키의 편견은 명백히 차별적이라고 말합니다. 정여울이 '그림자 여행'에서 지적한 것처럼, 어렸을 때 앉은 키가 크다는 사실, 즉 숏다리라는 사실은 한 사람에게 수치심으로 작용합니다. 루저 발언에서 많은 사람들이 분노한 것도, 자신의 의지로 해결하지 못하는 요소인 키 때문에 차별받았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키가 180cm이 넘는 남자의 비율은 10%대에 불과합니다. 피부 색이나 종교, 성적 취향을 이유로 사람을 차별할 수 없는 것처럼, 키로 인한 차별도 허용해선 안 된다고 니콜라 에르팽은 주장합니다. 키의 차별에 대한 저항은, 빈부격차에 대한 도전이며, 사회의 미적 기준에 대한 도전이고, 사람들의 의식에 대한 도전입니다. 키의 특권이 사기업과 공기업에서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것처럼, 기준의 변화는 분명히 차별의 강도를 낮출 수 있습니다. 키가 작은 사람들, 루저들이 단결하고 투쟁한다면, 그들은 더 이상 루저가 아닐 수 있습니다.


글 제공 : 착선의 독서실(http://newidea.egloos.com/2181684)

* 본문의 내용은 애니포스트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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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국현(blogsu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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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작품들 중에서 그렇지 않은 영화도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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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길동 봐야하는데!!
키 크다고 돈을 더 잘 벌 수 있다는 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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